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가운데 이은호 신임 대표이사가 올해 실적 성장세를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롯데손해보험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손해보험이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실적 턴어라운드는 대주주 변경 이후 2년 만에 이뤄낸 성과다. 이달 초 취임한 이은호 대표가 이러한 실적 반등세를 견인할 수 있을지 안팎의 관심이 집중될 전망이다.

◇ 롯데손보 지난해 흑자전환… 대주주 변경 2년만에 결실

롯데손보는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1,339억원·당기순이익 1,233억원을 기록해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같은 흑자전환은 대주주가 롯데에서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로 변경된 지 2년 만이다. 롯데손보는 2019년 JKL 파트너스에 인수된 직후, 적자 늪에 빠졌다. 2019년 817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한 롯데손보는 2020년도 645억원 순손실로 적자를 이어갔다. 2020년 부진엔 자동차보험 및 장기저축성보험 축소와 코로나19로 인한 투자자산 손상 반영 등이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난해부터는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세를 보여왔다. 롯데손보 측은 이 같은 실적 개선 배경에 대해 “그동안 강력하게 추진해온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의 성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회사의 설명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장기보장성보험 중심의 보험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지속하고, 자산 리밸런싱·리스크 관리 강화 등에 집중하면서 보험영업이익과 투자영업이익의 체질 개선을 꾀해왔다. 

특히 신계약가치와 내재가치가 우수한 장기보장성보험 매출을 늘리는데 집중해왔다. 그 결과, 지난 2019년 1조2,843억원이던 롯데손보의 장기보장성보험 매출은 2020년 1조5,009억원으로 전년 대비 16.8% 성장했다. 지난해 장기보장성보험 매출은 1조6,890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5% 늘어났다. 같은 기간 손해율은 87.5%로 2019년 말 96.5%에 비해 9.0%포인트 낮아졌다. 

건전성 지표인 지급여력(RBC) 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180.3%를 기록했다. 대주주 변경 직후인 2019년 말의 171.3% 그쳤던 점과 비교하면 9.0%포인트 개선된 수준이다. 

다만 지난해 3 분기 204.8% 대비 다소 하락한 수준이다. 이에 대해 롯데손보 측은 “충분한 자본 적정성을 보유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만기가 도래한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하지 않기로 한 결정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이외에 지난해 말 퇴직연금 사업 확대 차원에서 적립금을 7조3,000억원에서 9조6,000억원으로 높인 것도 RBC 비율 하락의 배경으로 거론됐다. 

롯데손보는 올해도 중장기적 내재가치 증대를 통해 ‘본업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이러한 경영 과제는 최근 새 선장이 된 이은호 대표가 이어받을 전망이다. 이은호 대표는 지난 4일 롯데손보의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이 대표는 이명재 전 대표이사의 후임으로 지난해 12월 말 대표이사로 깜짝 내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져 업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 대표이사 깜짝 교체한 롯데손보… 이은호 대표 ‘경영능력’ 입증 과제 

전임인 이명재 전 대표는 취임 9개월여 만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명재 전 대표는 알리안츠생명 대표이사 등을 지내며 선진보험 경영기법을 익힌 보험산업전문가로 지난해 4월 실적 부진에 빠진 롯데손보에 구원투수 격으로 영입된 인사다. 이후 회사의 실적과 건전성 지표를 빠르게 안정화시키면서 턴어라운드의 기반을 마련했다. 이에 좋은 경영 성과를 내오던 이명재 전 대표가 깜짝 사퇴하자 안팎에선 그 배경을 놓고 의구심이 증폭되기도 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사임 배경은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일신상의 사유”라는 입장만을 전했다. 이러한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이은호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부터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수행하며 경영 공백을 메워왔으며, 이달 초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정식으로 대표이사에 선임됐다.

그의 어깨는 무거울 전망이다. 일각에선 이 대표의 전문성을 놓고 다소 의문 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1974년생인 이 대표는 보험업 분야에 경력이 다소 짧은 편이다. 그는 삼성전자 선임연구원으로 사회 경력을 시작한 뒤, 글로벌 컨설팅 업체에서 주로 경력을 쌓았다. 이 대표는 올리버와이만 상무·AT커니 파트너·PwC컨설팅 파트너로 재직하며 국내외 금융기관에 사업·채널·마케팅·해외진출 전략 수립과 프로세스 체계 설계 등 자문을 제공하는 금융 전략기획 전문가로 활약했다. 

롯데손보엔 대주주가 교체된 후 합류했다. 그는 2019년 12월부터 롯데손보 기획총괄장(CFO)·장기총괄장으로 재직해왔다. 보험업계에 직접적으로 몸담은 경험은 2년이 전부다. 보험산업 전문가로 평가받았던 전임 대표이사와 경력 상에선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 때문에, 그의 선임 소식이 전해졌을 때, 안팎에선 우려의 시선이 나오기도 했다. 

이에 이 대표는 이러한 시선을 떨쳐내고 경영능력을 입증해야 하는 과제를 마주하고 있다. 이 대표는 취임사를 통해 “‘보험업 본연의 경쟁력 강화’라는 방향성 아래 내재가치 증대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기반을 닦아가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디지털 전환(DT)을 통한 잠재가치 확대 전략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EW보험 등 혁신적인 보험서비스에 대한 적극적인 시장개척·확대를 추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과연 지난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롯데손보가 이은호 대표이사 체제를 맞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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