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음원 공룡으로 불리는 스포티파이가 서비스 1주년을 맞았지만 국내 음원 시장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국내 음원 기업들은 기존 유통 사업을 비롯해 콘텐츠, 서비스 등을 확보하며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스포티파이
글로벌 음원 공룡으로 불리는 스포티파이가 서비스 1주년을 맞았지만 국내 음원 시장에는 큰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국내 음원 기업들은 기존 유통 사업을 비롯해 콘텐츠, 서비스 등을 확보하며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에 나서는 모양새다. /스포티파이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글로벌 공룡 음원 기업 ‘스포티파이’가 한국 서비스를 시작한 지 1년을 맞았지만 국내 음원 시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분위기다. 국내 음원 기업들이 음원 유통을 넘어 콘텐츠 사업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이 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공룡이라더니 점유율 1%… 국내 음원 기업들, 종합 엔터 플랫폼으로 도약 시도

지난해 2월 2일 국내 음원 시장에서 정식 론칭된 스포티파이가 서비스 1년을 맞았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지난 1년 동안 K팝 음원은 전세계적으로 월평균 79억7,000만 회 이상 스트리밍됐다. 스포티파이의 국내 론칭 전 스트리밍 횟수와 비교할 때 약 27% 증가했다.

다양한 한국의 음악과 아티스트를 전세계 이용자들에게 소개하는 ‘K팝 허브’는 스포티파이가 국내 론칭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총 스트리밍 횟수가 론칭 전 대비 약 20% 오른 14억3,000만회를 돌파했다. 

이 외에도 한국 아티스트들을 위한 툴을 제공하는 ‘스포티파이 포 아티스트(S4A)’ 가입률은 국내 론칭 전보다 약 42% 증가했고 디지털 아트워크 개념의 ‘캔버스’ 영상 기능을 이용한 한국 아티스트의 수는 254% 올랐다. 

정식 론칭 전보다 높은 성과들을 견인했지만 국내 음원 시장에서는 좀처럼 영향력을 키우지 못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가 발표한 ‘2021년 모바일 앱 랜드스케이프’에 따르면 국내 음원 스트리밍 1위 플랫폼은 ‘멜론’으로 점유율 37.28%를 기록했다. 이는 안드로이드와 iOS 12월 월간 이용자 수 단순 합산 수치다.

지니뮤직은 19.24%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고 △유튜브뮤직은 19.22% △플로는 13.31% △바이브는 4.08% △카카오뮤직은 3.05% △벅스는 2.37%를 기록했다. 반면 스포티파이의 점유율은 1.46%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지난 몇 년간 멜론의 점유율이 10% 가까이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스포티파이가 입지를 키우지 못하고 있다.

당초 업계는 스포티파이가 독보적인 큐레이팅 서비스를 앞세워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라며 잔뜩 긴장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지난해 3월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구 카카오M)와의 계약 만료로 스포티파이는 서비스 초반 국내 음원을 원활하게 제공하지 못했고 해외와 국내의 다른 요금제를 선보이며 국내 음원 시장에서 경쟁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을 업계에서는 내놓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국내 음원 기업들이 음원 유통을 비롯한 콘텐츠 확보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빠르게 움직이며 스포티파이가 이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포티파이는 정식 론칭한 지난해 연내 서비스를 약속한 ‘팟캐스트’도 여전히 제공하지 않고 있다.

반면 국내 음원 기업들은 스포티파이가 제공하는 개인화된 큐레이션 서비스에 더해 팬덤을 겨냥한 다양한 콘텐츠와 서비스들을 선보이며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 거듭나기 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M컴퍼니에서 리드해온 음악 기획부터 투자, 유통 비즈니스를 결합한 시너지를 내겠다고 밝혔으며 논란의 중심에 섰던 차트도 개편했다.

지니뮤직은 지난해 국내 전자책 업계 1위 기업인 ‘밀리의 서재’를 인수하며 오디오 콘텐츠를 대거 확보했으며 올해부터는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대체불가능토큰(NFT)을 결합한 신사업을 확장하겠다고 예고했다.

플로는 지난해 스푼라디오, SM C&C 등 파트너사와 오디오 콘텐츠 제작에 협력하기로 했고 메타버스 서비스 ‘이프랜드’와 협업해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팬덤 확장과 유입을 위한 서비스를 전개한다고도 밝혔다.

벅스는 지난해 제이플라 등이 소속된 굳센엔터테인먼트를 비롯한 ‘레드나인픽쳐스’,  ‘제나두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사들과 손잡고 콘텐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뮤직드라마 등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해 디즈니플러스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해외 사업자들이 국내에서 음원 사업을 전개하며 국내 음원 사업자들이 입지를 나눠야 하는 상황이고 기존 음원 유통 서비스만으로는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만큼 기존과 다른 사업 전략 확장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올해도 차별화된 서비스, 콘텐츠 등을 선보이며 치열한 입지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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