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폐업?… 지난해 제주 관광객, 코로나 전 수준 회복
제주 칼·마리나호텔, 코로나보다 낙후된 시설로 경쟁력 약화… 소비자 관심 뚝
제주 드림타워·그랜드조선 오픈… 여행객들 숙소 선택 시 청결·시설 우선 고려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수가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 표=제갈민 기자, 자료=항공포털
제주도를 찾는 관광객 수와 항공편이 코로나19 사태 이전과 비슷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 표=제갈민 기자, 자료=항공포털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제주도의 유명 호텔들이 연이어 폐업을 선언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인한 경영난이 원인이라고 꼬집지만, 지난해 제주도를 찾은 여행객은 코시국 이전 수준까지 회복된 모습이다. 또 최고급 호텔이나 리조트의 경우, 투숙률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즉 일부 호텔의 폐업을 ‘코로나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에는 다소 신빙성이 낮아 보인다.

특히 제주도에는 2020년부터 새로운 최고급 호텔이 매년 줄줄이 문을 열고 있기도 해 폐업을 선언한 호텔들의 경영 악화 원인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먼저 항공포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항공편을 이용해 제주를 찾은 관광객 수는 총 1,292만3,952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시국 이전인 2019년 1,431만49명의 90% 수준에 달하는 정도며, 코로나로 인해 여행 수요가 급감했던 2020년 1,036만3,092명 대비 약 25% 늘어났다. 제주 관광 수요가 대체로 회복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제주 신라호텔의 경우에는 2020년 1분기 투숙률이 61%까지 떨어졌으나, 같은 해 2분기에는 72%로 회복한 후 연말까지 75% 수준의 투숙률을 꾸준히 유지했다. 이후 2021년 1분기에도 61%의 투숙률을 기록한 후 다시 2분기부터 4분기까지 77%, 70%, 77% 수준의 투숙률을 보였다. 2019년 90% 이상 투숙률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코로나 초기와 2020년말∼2021년초 코로나가 기승을 부린 시기를 제외하면 무난한 수준으로 회복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일부 호텔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관광 수요가 여전히 침체기라고 호소하고 있다. 수익이 급감, 재정 상태 악화로 제주도에서 폐업을 알린 호텔은 제주 칼 호텔과 마리나호텔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두 호텔의 폐업은 단순히 코로나로 인한 수익악화 때문이라고 설명할 수는 없다. 제주 칼 호텔과 마리나호텔은 올해로 각각 오픈 48년, 39년을 맞았다. 상당히 오래된 호텔이지만 마지막 리모델링이 언제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최근 지어진 호텔들과 비교하면 시설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올드한 느낌과 노후된 시설 등으로 인해 호텔을 찾는 여행객은 서서히 줄어들었다.

이러한 상황에 코로나 사태까지 덮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됐고, 결국 제주 칼 호텔은 오는 4월말, 마리나호텔은 5월에 영업을 완전 중단하고 문을 닫는다. 칼 호텔의 경우에는 코로나 사태 이전부터 5년 이상 적자를 연이어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제주 그랜드하얏트. / 롯데관광개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제주 그랜드하얏트. / 롯데관광개발

뿐만 아니라 해당 호텔의 폐업은 최근 2년 사이 최고급 시설을 갖춘 신축 호텔들이 들어선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도에는 지난 2020년 11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가 오픈하고 ‘그랜드 하얏트 제주’ 브랜드를 내걸고 영업을 개시했다. 이어 2021년 1월에는 그랜드 조선 제주가 서귀포 중문관광단지에 문을 열었다.

신축 호텔의 장점으로는 최신식 시설을 도입하고, 최고급 소재와 세련된 인테리어로 럭셔리한 외관을 갖췄을 뿐만 아니라, 코시국에 오픈한 만큼 위생에도 철저히 신경 썼다.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오픈 직후 ISSA(세계청결산업협회)가 주관하는 GBAC STAR(글로벌 바이오 리스크 자문 위원회) 인증을 획득하기도 했다.

실제로 2020년과 2021년, 여행객들은 숙소를 선택할 때 가격보다 숙박 시설의 위생 및 청결 수준과 시설의 노후 수준이나 신축 여부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익스피디아 설문에서 나타났다.

또한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그랜드 하얏트 제주’는 지난해 홈쇼핑을 통해 △2021년 5월 1만24실 △8월 1만1,224실 △11월 8,585실, 7,654실 등 9차례 홈쇼핑 판매에서 7만실 이상 판매를 기록했다. 제주를 찾는 여행객들이 숙소를 정할 때 단순히 휴식을 취하고 잠을 자기 위한 곳이 아닌 복합시설을 이용할 수 있으면서 위생과 시설 수준이 보장된 곳을 원하는 것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셈이다.

여기에 올해도 △제주 반얀트리 카시아 리조트(2022년 5월 준공 예정) △JW메리어트 제주 리조트&스파(2022년 2분기) △중문관광단지 파르나스 호텔(2022년 7월) 등 럭셔리 신축 호텔&리조트가 새롭게 오픈을 준비 중이다.

최고급 호텔이 줄줄이 신규로 오픈을 알리고 있는 만큼 기존에 운영을 하던 호텔들은 파격적인 패키지 또는 저렴한 가격을 내세우지 않는 이상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호텔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초기와 지난해 연초 코로나가 기승을 부려 정부에서 호텔 객실 가동률을 제한했을 때를 제외하고는 여행객의 다수가 국내에서 휴양지로 꼽히는 제주도로 몰리는 현상이 나타났다”며 “서울 명동의 경우에는 중국인이나 일본인 관광객이 완전히 사라지는 사태를 맞게 돼 직격타를 입었지만, 제주도는 서울과 다르게 내국인 수요가 꾸준해 제주 지역 호텔의 폐업이 투숙률이 낮아서 그렇다고 보기는 다소 힘든 부분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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