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 김치’로 유명한 김치 제조업체의 공장에서 변색됐거나 곰팡이 핀 비위생 식재료를 손질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식약처는 현장 조사 결과 다수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행정처분 조치할 계획이다. 사진은 한성식품의 대표이사이자 김치 명인으로 유명한 김순자 한성식품 대표. /뉴시스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명장 김치’로 유명한 김치 제조업체의 공장에서 변색됐거나 곰팡이 핀 비위생 식재료를 손질하는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과문을 게재하고 공장을 재정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식약처는 현장 조사 결과 다수 위반사항을 적발하고 행정처분 조치한다는 계획이다.

김치 제조업체 한성식품(한성김치)은 지난 23일 자사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시하며 “22일 보도된 자회사 ‘효원’의 김치 제조 위생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여러분께 깊은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현재 법적처분과 관계없이 해당 공장을 즉시 폐쇄하고 원인규명에 착수한 상태”라며 “자체 정밀점검과 외부 전문가 정밀진단을 신속하게 실시해 한 점의 의혹과 부끄러움이 없도록 하겠다”고 후속대처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공장 자체의 영구 폐쇄도 불사한다는 각오로 위생 및 품질관리체계 전반에 대한 재정비와 신뢰받는 생산체계혁신을 위해 뼈를 깎는 각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한성식품은 지난 2007년 ‘대한민국식품명인협회’로부터 김치 분야 첫 명인으로 선정된 곳이다. ‘김치 명인 1호’로 유명해진 김순자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다. 1986년 설립돼 경기도 부천에 본사와 공장을 둔 한성식품은 △충남 서산 △강원도 정선 등에도 지점 공장을 운영하며 2020년 매출 514억원을 거둔 바 있다.

이번 논란은 충북 진천에 위치한 한성식품 자회사 ‘효원’이 운영하는 김치공장에서 발생했다. 지난해 3월 2020년 감사보고서 공시 당시 한성식품은 효원의 지분 97.81%를 보유하고 있었다.

MBC는 지난 22일 효원이 운영하는 김치공장에서 쉰내가 나고 변색된 배추와 곰팡이 핀 무를 손질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 보도를 통해 공개된 영상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공익신고자가 촬영한 영상으로 알려진다.

식재료뿐만 아니라 공장 내부 위생에도 문제가 있었다. 식재료를 담은 상자에는 물때와 곰팡이가 관찰됐으며, 완제품 포장 김치를 보관하는 상자에는 상당량의 애벌레 알이 붙어있었다. 포장 전 김치를 통과시켜 이물질을 검수하는 금속 탐지기 윗부분에서 곰팡이가 발견되기도 했다.

MBC 보도에서 한성식품 측은 죄송하다는 입장을 표한 한편, “썩거나 먹을 수 없는 부분은 재료 손질 과정에서 전량 폐기해 완제품 김치에는 쓰지 않았다”고 밝힌 상황이다.

한편 해당 공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 산하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으로부터 해썹(HACCP, 안전관리인증기준) 인증을 받은 공장이다. 해썹 인증은 곧 ‘식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과학적인 위생관리체계’가 적용된 공장으로 인정받았음을 뜻한다.

지난 2006년 김치(배추김치)에서 첫 인증을 받은 이래 총 4개 식품유형(△김치(기타김치) △절임식품 △김칫속) 인증을 받은 바 있다. 4개 품목 모두 3년 주기로 이뤄지는 인증 연장심사를 지난 2019년 통과해 올해 11월까지 유지가 예정돼 있었다.

식약처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22일 현장조사를 실시했고 해썹 평가 부적합으로 나와 지방청에서 조치할 계획”이라며 “이외에도 점검결과 제조시설, 환기구, 도마 등에서 위생관리가 미흡해 지자체 행정 처분을 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 업체 제조김치에 대해서도 수거검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2월 18일부터 시작한 전국 김치업체 대상 위생평가를 더욱 면밀히 수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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