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애완’의 개념을 넘어 ‘반려’의 개념이 정착돼가는 가운데, 관련 산업 핵심 트렌드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팻휴머니제이션’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 좌측은 동원F&B에서 사람도 먹을 수 있는 등급의 식재료로 만든 펫푸드 제품. 우측은 반려동물의 인지장애 개선을 돕는 성분을 함유한 배러펫의 펫푸드 브랜드. /동원F&B(좌), 배러팻 홈페이지 갈무리(우)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1인가구와 반려동물 양육가구가 지속 증가하며 반련동물 관련 산업도 함께 성장하고 있다. 기존 ‘애완’의 개념을 넘어 ‘반려’의 개념이 정착돼가는 가운데, 관련 산업 핵심 트렌드로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인식하는 ‘팻휴머니제이션’이 제시돼 눈길을 끌고 있다.

◇ 펫케어 시장에서 펫푸드 비중 63%… 다수 식품기업 펫푸드 시장 ‘참전’

지난해 5월 유로모니터가 집계한 2020년 국내 펫케어(반려동물 식품 및 용품) 시장 규모는 18억2,940만달러(약 2조2,022억원)로 2017년(14억8,100만달러) 대비 23.5% 가량 증가했다. 2020년 펫케어 시장에서 반려동물 식품인 펫푸드의 비중은 전체 대비 63.0%(약 1조3,876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펫푸드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1인 가구와 함께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집계한 지난달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보면 전체 2,349만세대 중 1인 가구는 948만 세대(40.37%)를 차지하며, 3년 전인 2019년 2월과 비교해 약 132만세대(16.2%↑) 증가했다.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경우 농림축산식품부 추산에 따르면 2020년 약 638만 가구로 추정된다. 2019년(591만)과 비교해 7.9% 가량 늘어난 수치다. 

국내 펫푸드 시장에서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한 국내업체는 곰표로 유명한 ‘대한제분’의 자회사 ‘우리와’다. 지난 2010년 설립된 우리와는 2018년 ‘대한사료’ 반려동물 관련 사업부, 이듬해 ‘대산앤컴퍼니’ 애견사료사업부문을 인수하고 펫푸드 사업을 본격화하며 2020년 연매출 1,097억원을 거둔 바 있다.   

이외에도 펫푸드 시장에 다수 식품기업이 뛰어든 상황이다. 지난 2014년 펫푸드 브랜드 ‘뉴트리플랜’을 론칭한 동원F&B를 비롯해, 하림의 ‘하림펫푸드’, 풀무원의 ‘아미오’ 등이 있다. 

다만 우리와를 비롯한 소수 국내 업체를 제외하고 외국계 사료제조 업체가 국내 시장을 점유한 상황이다. 유로모니터가 집계한 2020년 국내 펫푸드 시장 업체별 순위는 1위(우리와), 5위(대주산업), 10위(하림)를 제외하면 △로얄케닌(2위) △마즈(3위) △내츄럴코어(4위) 등 상위 10위 내 7개사가 외국계 업체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 ‘펫휴머니제이션’ 활용 프리미엄 제품이 향후 산업 주도 전망

반려동물 양육 가구의 증가와 함께 기존 ‘애완’이라는 인식에서 가족의 일원인 ‘반려’로 여기는 문화의 확산도 펫케어 시장 성장세에 일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산업연구실 박가현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발간한 펫케어 산업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향후 펫케어 산업 트렌드 중 하나로 ‘펫휴머니제이션(Pet-humanization)’을 제시했다. 펫휴머니제이션이란 ‘반려동물(Pet)’과 ‘인간화(Humanization)’의 합성어로 반려동물을 친구, 가족과 같이 대하는 사회·문화적 현상을 의미한다.   

박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펫휴머니제이션은 펫푸드 분야에서 가장 뚜렷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 사료의 개념을 넘어 사람도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휴먼그레이드 푸드’가 늘어날 것이라며, 식품뿐 아니라 맞춤형 영양식 등 제품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하림은 지난 2017년 펫푸드 전용공장을 준공하며 닭·오리·연어 등 휴먼그레이드 식재료를 사용한 펫푸드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운 바 있다. 동원F&B도 휴먼그레이드에 해당하는 참치를 활용한 펫푸드 제품과 함께 △닭 △황태 △홍삼 등을 함유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반려의 개념이 확산됨에 따라 반려동물의 질병예방을 고려한 펫푸드도 존재한다. 반려동물 치매(인지장애증후군)를 연구하는 ‘베러펫’은 인지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기능성 펫푸드를 선보이고 있다. 

박 연구원 보고서에 수록된 인터뷰에서 베러팻 김좌진 대표는 “지금까지는 반려동물의 치매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으나 펫휴머니제이션의 확산으로 반려동물의 건강이 중요해졌다”며 “치매 증상 및 치료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져 해외시장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연구원은 또한 펫케어 산업에서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으로 펫휴머니제이션을 활용한 제품 프리미엄화를 꼽았다. 펫케어 제품의 프리미엄화는 제품의 가치 향상은 물론, 소비자들의 반복 구매율을 높이는데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제품 기획 및 개발 단계에서부터 반려인들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상품 효용가치를 고려해, 필요에 의한 구매에서 욕구 충족을 위한 구매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며 “펫휴머니제이션의 반영은 펫케어 제품의 고부가가치화는 물론, 지속적인 구매를 가능케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참고자료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발간자료 

‘성장하는 펫케어 산업 최신트렌드와 우리 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 (2022. 0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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