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에서 열린 '부산을 위해, 나를 위해 이재명아이가!' 부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7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쥬디스태화 인근에서 열린 '부산을 위해, 나를 위해 이재명아이가!' 부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또 영남권을 찾았다. 상대적으로 약세인 부산·경남(PK) 뿐 아니라, 절대적인 험지라고 평가받는 대구·경북(TK)을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두 번이나 찾았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출신 대선후보가 TK 지역을 자주 찾는 것은 이례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 후보는 어째서 영남권에 적극 구애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이 후보의 ‘손짓’은 응답을 받을 수 있을까. 

◇ PK·TK 또다시 찾아 ‘통합’ 강조

이 후보는 지난 15일 공식 선거운동을 부산에서 출발해 대구, 대전을 거쳐 서울까지 경부선 상경 유세를 벌였다. 2017년 19대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대구에서 첫 일정을 시작했지만, 이 후보처럼 본격적인 ‘경부선 상경 유세’를 펼치지는 않았다. 

그리고 이 후보는 지난 27일 대선을 열흘 앞두고 또 한 번 PK 지역을 찾아 영남권 민심을 공략했다. 이 후보는 이날 당 점퍼가 아닌 정장을 차려입고 ‘경제’, ‘통합’, ‘남부수도권 구상’을 강조했다. 이 후보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과 전남·광주를 다 묶어 남부지역에 새로운 수도권을 하나 만들자, 싱가포르처럼 독립된 하나의 경제를 만들자”고 주장했다.

또 이 후보는 28일에 TK 지역 집중 유세를 펼쳤다. 이 후보는 선거 막바지 핵심 의제로 내세운 정치개혁을 통한 통합의 가치를 강조하며 TK 표심을 공략했다. 이 후보는 앞서 지난 15일 뿐 아니라 지난해 말에도 TK를 찾아 이승만·박정희·전두환 공과론을 꺼내든 바 있다. 

또 이 후보는 경북 안동 출신으로 TK 출신 민주당 대통령 후보라는 점을 적극 부각하고 있다. 이 후보는 동대구역 광장에서 “선거 때는 경쟁하지만 끝나면 대통령은 특정 세력의 대표가 아니라 모두의 대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는 “박정희 하면 떠오르는 게 하나 있다. 강력한 추진력, '한다면 한다'인데 닮은 사람이 있어보이지 않느냐. (내가) 비슷하지 않나”라며 진영을 넘나드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날 이 후보는 예정에 없던 경북 영주 유세 일정도 잡았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는 전날 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으로 영주 유세를 급작스레 취소한 바 있다. 윤 후보를 기다렸던 시민들은 후보를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윤 후보가 ‘집토끼’를 등한시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 후보는 당일 20분 전 유세를 취소한 윤 후보와 대비되는 모습으로 유권자를 공략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남부수도권 시대, 대구 경북의 재도약, 이재명은 합니다!' 대구 집중유세에서 두루마기를 입은 채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8일 오후 대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열린 '남부수도권 시대, 대구 경북의 재도약, 이재명은 합니다!' 대구 집중유세에서 두루마기를 입은 채 태극기를 흔들고 있다. /뉴시스

◇ ‘고무적인’ 영남권 지지율

PK 지역은 국정농단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민주당에게는 ‘스윙’(경합 지역을 의미) 지역으로 분류되기 시작했다. 다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부동산 안정 실패, 오거돈 전 부산시장 성추행, 김경수 전 경남지사 구속 등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하락하고 있다. 

또 TK 지역은 전통적으로 민주당이 절대 약세였다. 박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19대 대선에서도 문재인 당시 민주당 후보는 21%를 얻는 데 그쳤다. 민주 계열 정당이 TK 모든 지역에서 국회의원 후보를 내는 것 역시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는 시선이 있을 정도였다. 다만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TK 지역에 출마한 모든 후보가 선거비 보전 득표율 ‘15%’를 얻었다. 또 이 후보가 민주당 대선후보 중 처음으로 TK와 연고가 있다. 

이에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TK 40%, PK 50% 득표율로 정권을 재창출하겠다는 ‘영남권 4050플랜’을 제시하기도 했다. 송 대표 역시 이날 이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 대구시당을 찾아 “민주당 역사상 처음으로 나온 대구·경북 출신 대통령 후보를 뽑은 건 지역 변화의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여론 추이는 어떨까.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tbs 의뢰로 25~26일 대통령 여론조사를 한 결과, 전화면접조사의 경우 TK 지역에서 이 후보는 27.4%, 윤 후보는 59.3%의 지지율을 얻었다. PK 지역에서는 이 후보 40.1%, 윤 후보 42.7%를 각각 얻었다. ARS조사의 경우 TK 지역은 이 후보 29.5%, 윤 후보 55.0%였고, PK 지역에선 이 후보 37.4%, 윤 후보 50.%를 기록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사실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이라, 영남권에서 송 대표가 제시한 ‘4050’ 득표율을 얻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민주당은 TK에서 20%대 후반, PK에서 40%대 초반의 지지율이 나오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에 이 후보 역시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험지’로 꼽히는 지역을 주말에 걸쳐 찾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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