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인수해 3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각 사 /그래픽=권정두 기자
롯데렌탈이 쏘카 지분을 인수해 3대 주주에 오를 전망이다. /사진=각 사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카셰어링 업계 2위 그린카를 품고 있는 롯데렌탈이 카셰어링 업계 1위 쏘카의 3대주주로 올라섰다. ‘적과의 동침’이 시작된 셈인데, 전반적인 업계 상황 및 양사의 ‘속사정’과 얽혀 더욱 눈길을 끈다.

◇ 미래 공략 함께, 각자 고민도 해결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지난 7일 이사회를 열고 쏘카 지분 약 15%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쏘카의 기존 재무적 투자자들이 보유 중이던 지분을 인수하게 되며, 약 1,800억원이 투입될 전망이다. 인수 주체는 동종업계 계열사 롯데렌탈이다. 렌터카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는 롯데렌탈은 카셰어링 업계 2위 그린카를 자회사로 두고 있기도 하다. 쏘카는 국내 카셰어링 업계 1위 업체다.

이번 지분 인수는 여러모로 눈길을 끈다. 우선, 카셰어링 업계만 놓고 보면 2위 업체가 1위 업체를 품는 모양새다. 국내 카셰어링 시장을 사실상 양분해온 라이벌 업체들이 한 울타리에 들어오게 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다만, 국내 카셰어링 업계는 앞서도 출혈경쟁 등 과열 양상이 나타나진 않았다. 오히려 각자의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며 시장 전반의 성장을 함께해온 측면이 컸다. 또한 카셰어링을 넘어 사업 전반적인 측면에서는 서로의 특징 및 장점이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렌터카 사업이 주력인 롯데렌탈은 오프라인 영업망에 강점을 지니고 있는 반면, 쏘카는 온라인에 강했다.

이런 가운데, 롯데렌탈과 쏘카는 나란히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렌탈의 경우 그룹 차원의 모빌리티 사업 추진에 있어 첨병 역할을 하는 중이다. 지난해에는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도심항공교통(UAM) 사업 진출을 선언하기도 했다. 

쏘카는 앞서 자회사 VCNC를 통해 운영하던 ‘타다’가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으나,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엔 주차 플랫폼 업체와 공유 전기자전거 업체를 연이어 인수했으며, 모든 이동 수단을 제시하는 ‘슈퍼앱’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인수는 이 같은 변화의 흐름 속에 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롯데렌탈의 경우 그룹 차원의 모빌리티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종합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진화 중인 쏘카가 상당히 매력적인 파트너다. 업계 선두주자인 카카오모빌리티, SK그룹의 티맵모빌리티 등과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는 쏘카 입장에선 막강한 자금력과 규모, 그리고 적극적인 투자 의지를 지닌 롯데그룹을 든든한 우군으로 두는 것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양측 모두 여러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또한 롯데렌탈은 지난해 상장 이후 주가 부진으로 고민이 깊은 상황이다. 최근 상장을 본격 추진하고 나선 쏘카의 경우 국제정세 악화라는 변수를 마주하고 있다. 롯데렌탈의 쏘카 지분 인수는 이 같은 각자의 고민을 덜어내는데 있어서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롯데렌탈의 이번 쏘카 지분 인수로 향후 모빌리티 업계의 판도 또한 더욱 흥미롭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카카오그룹과 SK그룹에 이어 롯데그룹도 본격 참전한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쏘카는 현재 2대 주주가 SK그룹이지만, 향후 롯데그룹이 지분을 더욱 확대해 경영권을 완전히 확보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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