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서 당선증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대통령 윤석열’을 만들어 낸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은 축제 분위기를 방불케 했다. 자리에 참석한 선대본 관계자들과 소속 의원들은 환한 미소로 서로를 격려했다. 대장정을 승리로 장식한 만큼 기쁨을 만끽하는 동시에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한 의지도 다졌다.

국민의힘은 10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지하 대강당에서 선대본 해단식을 가졌다. 이날 새벽까지 개표상황실로 긴장감이 역력했던 공간은 선대본 관계자들과 의원들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가득 찼다. 

예정된 시간 10여분 전부터 속속 모여든 참석자들은 “수고하셨다”, “고생하셨다”며 격려의 인사를 건넸다. 곧이어 입장한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선대본부장과 원희룡 선대본 정책본부장 등은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정권 탈환의 기쁨을 나눴다.

오후 2시 5분경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입장하자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해단식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모두 자리에 일어나 윤 당선인을 향해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윤석열”을 환호하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이들 한명 한명의 손을 잡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대통령 당선증은 선대본 청년보좌역들의 손을 통해 윤 당선인에게 전달됐다. 자리에 참석한 인사들은 두 주먹을 쥐고 윤 당선인의 이름을 연호했다. 이에 화답하듯 윤 당선인은 참석자들을 향해 당선증을 높이 들어 올렸다. 곧이어 연단에 오른 이 대표와 김 원내대표 권 본부장은 윤 후보에게 꽃다발을 전했다. 

기쁨 어린 농담도 이어졌다. 권 본부장은 선대본 관계자들과 의원들을 향해 “조금 지나면 감투가 강제로 벗겨진다. 여러분들도 감투 하나 썼다가 이 시간부로 다 날아간다. 그래도 기분이 좋지 않으냐”고 물었다. 웃음이 터진 참석자들이 권 본부장의 이름을 연호하자 그는 “이렇게 불경죄를 범하게 하면 제가 안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목이 달아나도 기분 좋게 만들어주신 윤 당선인에게 큰 박수를 보내 달라”며 분위기를 끌어 올렸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대선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해단식에서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등 참석자들과 함께 국민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윤석열 정부 성공’ 의지 다진 국민의힘

이날 국민의힘은 마냥 승리의 기쁨에만 도취되지는 않았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라는 상처를 딛고 5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한 만큼 이번 승리가 ‘값진 결과’인 동시에 ′막중한 책임감′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국민에게 탄핵 5년 만에 맞은 막중한 소임을 잘 소화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인 것도 이런 이유다.

이렇다 보니 윤석열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내 모두가 혼연일체가 돼야 한다는 기류도 강하게 드러났다. 이 대표는 “우리가 선대본이 아니라 윤 정부의 성공을 기원하는 그런 본부가 돼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권영세 선대본부장은 “윤석열 정부가 과거 어느 정부보다 더 성공한 정부가 되도록 열심히 해주시길 바란다”고 힘을 실었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마이크를 잡고 “주어진 숙제가 굉장히 크다”며 “성공한 윤석열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단순하게 5년 끝나고 나면 또다시 심판 대상이 되는 그런 정부가 아니라 5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정부, 10년이 지나도 사랑받는 정당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도록 우리가 의지를 다지는 새 출발점이 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선대본부 해단식에 참석하며 축하를 받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 윤석열 “동지들 만나서 행복… 많이 도와달라”

윤 당선인은 가장 마지막으로 연단에 서서 선대본 관계자를 비롯해 당 의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그는 “작년 여름 우리 당에 입당해서 선거운동을 하고 경선을 거치고 당의 후보가 돼서 추운 겨울을 여러분과 함께 전국을 누빈 그 몇 달간이 참 돌이켜 보니 꿈만 같다”며 “국민의힘 동지들을 만나서 정말 행복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제 정부를 인수하게 되면 윤석열의 행정부만이 아니라 국민의힘이라는 여당의 정부가 된다”며 “당정이 긴밀히 협의해서 정책도 수립하고 집행하고 이런 피드백을 해나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반면, 대통령이 된 저는 모든 공무원을 지휘하는 입장에 있기 때문에 당 사무와 정치에는 관여할 수가 없다”며 “여러분께서 저를 많이 도와주셔야 한다. 저는 여러분을 도와드리기가 쉽지 않다”고 웃어 보였다. 이에 청중석에서도 일제히 웃음이 쏟아졌다.

윤 당선인은 “이번 대통령 선거를 통해 저희들도 오랜만에 후회 없이 땀을 흘리고 새로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다른 누구보다 국민에게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우리 당이 더 결속하고 또 약한 부분을 보완해 국민의 사랑을 받는 당이 될 수 있도록 다 함께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선거에서는 승리했지만 당장 여소야대 국면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는 윤 당선인과 국민의힘의 최대 과제다. 이렇다 보니 해단식 자리에서 야당과의 협치 필요성도 중요하게 거론됐다. 윤 당선인은 “야당과도 긴밀하게 협치해야 한다”며 “선거 때는 경쟁하지만 결국은 국민을 앞에 놓고 누가 더 국민에게 잘할 수 있는지 치열하게 경쟁해온 거 아닌가”라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여소야대를 인식하고 당선인이 강조한 협치의 틀을 당에서 만드는 것이 주요할 것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날 해단식은 국민에 대한 감사인사로 마무리 됐다. 사회자의 구령에 따라 윤 당선인과 당내 인사들은 일제히 국민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