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 총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 총사퇴 의사를 밝히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대선에서 석패한 후 지도부 총사퇴를 결의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0일 오후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가진 후 기자회견을 열고 “저희는 투표로 보여준 국민 선택을 존중하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저는 평소 책임 정치를 강조해 왔다. 그래서 당대표로서 대통령 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직을 사퇴하고자 한다. 최고위원들도 함께 사퇴 의사를 모아줬다”고 밝혔다.

그는 “당대표로서 승리로 보답하지 못해 너무나 죄송하다”며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농부가 밭을 탓하지 않듯이 국민을 믿고 다시 시작하자. 우리는 그렇게 이겨왔고, 이겨나갈 것이다. 돌아보면 너무나 아쉬움만 남을 것 같아 돌아볼 엄두가 나지 않는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이어 “저는 앞으로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반구제기(反求諸己)의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며 “이제 저는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의 발전과 5년 뒤로 미뤄진 제4기 민주정부 수립을 위해 어떠한 수고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했다.

다만 6월 지방선거 준비에 돌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외부 인사를 수장으로 한 비대위를 구성하기까지는 시간적 여유가 없는 만큼 당내 인사인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관리형 비대위’ 체제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10일 CBS라디오 <한판승부>에 출연해 “윤호중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이더라.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개혁을 해야 되는데 개혁을 주도할 세력조차 남겨 놓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당내를 주도할 세력을 밖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금태섭 전 의원 같은 분들 삼고초려해서 다시 모으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기자회견 후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는 지방선거를 치르고 당헌상 8월로 돼 있는 전당대회를 치르는 준비까지 하는 것”이라며 “윤 원내대표는 현재 임기가 5월 말까지 남아있는데 그때까지 비대위원장을 겸하면 업무 부담이 크니 차기 원내대표를 빨리 뽑아서 입법 협상 등을 넘길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에 따라 11일 의원총회에서는 원내대표 선거를 이달 25일 내로 당기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비대위는 내주 초 중앙위원회 추인을 거쳐 공식 출범할 예정이며, 비대위 규모는 현 최고위 수준인 8∼9명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부 인사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혀진 것이 없으나, 이 후보가 ‘n번방 추적단 불꽃’ 활동가 출신인 더불어민주당 박지현 여성위원회 부위원장에게 직접 비대위 참여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녀로부터 몰표를 받는 과정에서 박 부위원장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당내 평가에 따라 당 지도부에서 박 부위원장의 비대위 참여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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