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 선임에 반대 의견을 냈다. 사진은 KB금융그룹 본사 /KB금융그룹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s)가 KB금융그룹 노동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선임 반대 의견을 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ISS는 최근 KB금융그룹 관련 보고서를 통해 김영수 사외이사 신규 선임안에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KB금융그룹 노조협의회는 지난 9일 KB금융그룹 이사회 사무국에 김영수 전 수출입은행 부행장을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전달한 바 있다. 노조 측은 김영수 후보에 대해 “오랜 기간 해외사업 투자 및 리스크 관리 업무를 해온 해외 사업 전문가”라며 “KB금융의 해외사업에 대한 취약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필요한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김영수 후보는 1985년 수출입은행에 입행해 홍보실장, 여신총괄부장, 기업금융본부장(부행장)을 지냈으며 2018년부터 지난해 11월까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상임이사를 맡은 바 있다. 아울러 수출입은행에선 노조위원장을 지낸 경력도 갖고 있다. 

하지만 ISS 측은 김영수 후보의 전문성에 대해 의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ISS 측은 보고서에서 “노조는 김영수 후보의 해외 경험이 이사회에 가치 있는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추천했으나 은행 비즈니스의 전문성은 다른 이사 후보자, 기존 이사들에서도 확인된다”며 “인프라나 도시개발과 관련된 그의 전문성의 경우, KB금융그룹의 다양한 금융상품과 자산을 다루는 광범위한 해외 사업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노조는 최근 국회를 통과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따라 KB금융 이사회가 노조 지명 이사를 영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KB는 정부 소유기업이나 준정부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KB는 이 개정안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KB금융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시도는 이번이 다섯 번째다. KB금융 노조는 2018년부터 도전에 나섰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여기엔 ISS 측의 선임 반대 의견 역시,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ISS는 2017년과 2018년 KB금융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에 반대 의견을 낸 바 있다. 또 2020년엔 KB금융 우리사주조합이 추천한 사외이사 2명 후보에 대해서도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ISS는 글래스루이스와 함께 세계 의결권 자문사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기관이다. 전세계 투자자 대부분이 의결권 행사 과정에서 ISS의 의견 보고서를 참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ISS가 이번에도 반대 의견을 권고하면서 노조의 사외이사 추천 성공에도 난관이 예상될 전망이다.

한편 ISS는 KB금융지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최재홍 강릉원주대교수 신규 사외이사 선임안과 기존 사외이사 6명의 1년 연임안에 대해 찬성 의견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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