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상온 인증 175㎞… 경형 제외, 전기차 중 가장 짧은 주행거리
5년 전 출시된 BMW i3 보다도 주행거리 짧아, 르노·푸조·DS는 양반
미니 쿠퍼, 차체 작아 탑재 배터리 용량 제한적… 보조금도 깎여

/ BMW그룹코리아
미니 일렉트릭은 완충 시 최대 175㎞ 정도의 주행이 가능해 도심용 전기차로 불린다. / BMW그룹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BMW그룹코리아가 지난달 말 미니 일렉트릭을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미니 일렉트릭은 미니 브랜드의 완전 전기화 시대를 여는 첫 번째 모델로 주목을 받고 있다. 다만,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짧은 문제로 인해 장거리 주행에는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전기자동차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들은 1회 완전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 거리를 중요하게 여긴다. 이러한 심리가 나타나는 이유는 ‘1회 완충 최대 주행가능 거리=내연기관의 연료효율(연비)’이기 때문이다. 사실상 전기차의 주행거리가 짧으면 충전을 자주해야하는 번거로운 점이 있으며, 전비가 좋지 않으면 전기 충전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니 일렉트릭은 32.6㎾h 용량의 리튬이온배터리를 탑재하고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27.5kg·m를 발휘하는 전기모터를 결합했다. 국내 환경부 인증 주행가능 거리는 복합 159㎞다. 상온에서는 175㎞, 저온에서는 153㎞ 수준이다. 이는 국내에 시판 중인 전기차 중에서 경형 모델을 제외하고 소형 전기차 가운데 가장 짧은 주행거리다.

현재 국내에 시판 중인 소형 수입 전기차는 △미니 일렉트릭 △르노 조에 △푸조 e-208 △푸조 e-2008 SUV △DS 3 E-텐스 등이 있다. 이 외에 현재는 단종 됐으나 아직 재고 물량 판매가 이뤄지고 있는 BMW i3 정도가 있다.

르노 조에는 국내 인증 결과 주행가능 거리가 상온 309㎞·저온 236㎞ 수준을 보였다. 푸조 e-208은 상온 244㎞·저온 215㎞, 푸조 e-2008 SUV와 DS 3 E-텐스 2종은 상온 237㎞·저온 187㎞ 등이다.

앞서 푸조와 DS 브랜드의 전기차는 주행가능 거리가 짧다는 이유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혹평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에 출시된 미니 일렉트릭은 이보다 주행거리가 짧다. 뿐만 아니라 5년 전 국내에 출시된 BMW i3 94Ah(208㎞)보다 주행거리가 짧아 사실상 장거리 주행에는 적합하지 않은 모델이라는 지적이 이어지는 실정이다.

/ BMW그룹코리아
단거리 주행 또는 서킷용으로 적합한 미니 일렉트릭. / BMW그룹코리아

미니 일렉트릭의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200㎞ 미만 수준에 불과한 이유는 차체 크기가 작아 탑재할 수 있는 배터리의 용량이 제한적이기 때문으로 보인다.

미니 일렉트릭은 미니 쿠퍼 S를 기반으로 제작된 3-도어 해치백 전동화 모델로, 차체 사이즈가 △전장(길이) 3,850㎜ △전폭(차폭) 1,725㎜ △휠베이스(축간 거리) 2,495㎜ 등이다. 소형 전기차들의 차체 크기가 대부분 전장 4m, 휠베이스 2.5m 이상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콤팩트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탑재되는 배터리의 크기(용량)도 △르노 조에 54.5㎾h △푸조·DS 47.4㎾h △BMW i3 120Ah 42.36㎾h 등 타 전기차에 비해 월등히 작은 32.6㎾h에 불과하다.

미니 일렉트릭은 배터리 용량이 작고, 주행거리가 짧은 만큼 국고보조금 부분도 다소 낮게 책정됐다. 전기차 국고보조금 100% 지급 기준인 5,500만원 미만 차량 가격은 충족했지만, 주행거리가 짧아 국고보조금이 572만원으로 700만원의 약 82%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BMW그룹코리아 측 관계자는 “미니 일렉트릭의 주행가능 거리가 짧은 이유는 차량이 미니 해치백 3도어 모델을 기반으로 하다 보니 배터리 크기가 경차 규격에 맞춰 탑재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라며 “다른 전기차 모델보다 적은 용량의 배터리가 탑재되는 만큼 주행거리에서 차이가 발생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에서 미니 일렉트릭을 타고 가장 멀리 갈 수 있는 곳은 대전 정도다. 경부고속도로 하행선 서울 만남의 광장에서 대전에 위치한 정부대전청사까지 거리가 150㎞ 내외 정도로, 미니 일렉트릭의 최대 주행거리와 비슷한 수준이다. 다만, 운전자의 운전성향에 따라 전비가 달라지는 점을 감안하면 대전에 도착하기 전 휴게소에 들러 충전을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