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진에어, 지난해 영업손실 각 3,000억원·1,800억원 수준
이용객 증가세 보였지만 매출은 감소… 특색 없는 국내선, 출혈경쟁 심화

제주항공이 설 연휴 기간 서울과 지방을 잇는 내륙노선 임시편을 추가로 공급한다. / 제주항공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이 지난해도 힘겨운 한해를 보냈다. / 제주항공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의 수익구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에도 코로나19로 인해 국제선 운항이 제한됨에 따라 전년과 비슷한 수준의 적자(영업손실)가 지속돼 업계의 시름이 깊어만 가는 상황이다.

현재 국내 주요 LCC 중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제주항공과 진에어 두 곳이다.

제주항공은 별도 재무제표 상 지난해 실적이 △매출 2,708억원 △영업손실 3,145억원 △당기순손실 2,752억원 등을 기록했으며, 진에어는 △매출 2,471억원 △영업손실 1,853억원 △당기순손실 1,336억원 등 수준이다.

제주항공은 전년 대비 매출이 1,000억원 이상 큰 폭으로 감소했고, 적자 폭은 170억원 정도 줄어들었다. 진에어도 약 250억원 정도 매출이 감소했으며, 손실은 5억원이 늘어났다.

지난해 두 항공사를 이용한 여객 수는 전년 대비 모두 100만 명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에도 국제선 수요가 거의 없는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부분이 제주도와 내륙을 오간 여객들로 파악된다. 해외를 나가지 못하는 상황에 제주도와 내륙 여행지로 여행객이 집중된 현상이다.

국내선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항공기 운항도 증편했다. 항공포털 항공통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전년 대비 3,626편을 증편, 총 3만9,874편을 운항해 656만여 명의 여객을 수송했다. 진에어 항공편도 전년 대비 9,707편이 더 운항해 총 3만9,063편 운항, 전년보다 156만여 명이 더 늘어난 588만여 명의 승객이 이용했다.

/ 진에어
지난해 진에어를 이용한 여객 수가 전년 대비 150만 명 이상 늘어났으나, 매출은 소폭 감소했다. / 진에어

운항편과 이용객 수가 늘어났음에도 매출이 줄어든 이유는 출혈경쟁이 심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대부분의 항공사가 국제선이 제한된 상황 속에 할 수 있는 조치라고는 내륙에서 제주도를 오가거나 부산(김해), 여수 등 국내선 위주의 운항이 최선이다. 이 상황에 항공사가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올해는 정부가 오는 21일부터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를 면제하는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해외여행 수요가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21일부터 해외 입국자들의 국내 격리가 면제된다는 발표가 이뤄진 11일 이후 주말 새 해외항공권 예약이 급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터파크투어가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해외항공 전체 예약 추이를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간 대비 873%, 전월 동기간 대비 2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선별 점유율은 미주(39.1%), 유럽(31.5%), 동남아(18.9%), 대양주(6.9%), 일본(3.3%), 중국(0.3%) 순이다.

특히 최근 해외여행을 준비하는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트래블버블(여행안전권역)을 체결해 상대국가 입국 시와 귀국 시 격리가 면제되는 사이판이 각광을 받은 바 있는데, 이번 조치로 괌과 하와이 등지에도 관심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괌은 앞서 입국자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PCR(유전자증폭) 검사 결과 코로나19 음성이 확인되면 무격리 입국이 허용된 국가다. 특히 괌은 한국인을 대상으로 PCR 검사 비용을 무료 지원해준다고 발표해 부담이 덜하다. 그러나 우리나라 정부가 귀국 시 격리가 이뤄져야 한다는 방침에 따라 여행객들의 관심이 식은 비운의 휴양지로 꼽힌다. 오는 21일부터는 상호 격리가 면제되는 만큼 괌 노선도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항공업계에서는 코로나19가 지속됨에 따라 유휴항공기가 방치되는 상황에 리스 항공기를 조기 반납해 지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한 모습도 엿볼 수 있다.

진에어는 지난해 1분기 보잉 737-800 기재 3대의 임차계약을 해지했으며, 2분기에도 추가로 1대를 계약해지했다. 또 1대는 임차만료로 반납을 결정했다. 제주항공도 지난해 1분기 임차만료·임차계약해지로 각각 1대씩 반납을 시작으로, 2분기와 4분기에 순차적으로 3대의 항공기에 대해 임차계약을 해지하고 리스사에 반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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