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국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195명으로 하루 평균 36.2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존종시민회의

시사위크=최민석 기자  한국은 전 세계에서 높은 자살율을 보이고 국가로 오명을 쓴지 오래다. 최근 몇 년간 자살 사망사수는 소폭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먼 것으로 나타났다.  

생명존중시민회의(상임대표 태범석)는 15일 국내외 통계자료들을 분석해 2022년 자살대책 팩트시트(factsheet)를 발표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국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195명으로 하루 평균 36.2명, 인구10만명당 자살 사망자 수는 25.7명에 달한다. 이는 2019년 대비 4.4% 감소한 것이며, 정점을 찍은 2011년 대비 17.0% 감소한 것이다. 

2019년 기준 인구 10만명당 한국의 자살자 수 28.6명으로 세계 183개국 중 4번째로 많다. 또 인구 표준화 자살률 21.2명으로 세계 11번째로 많다. WHO의 분석에서 2019년 세계의 10만명당 인구 표준화 자살률은 9.0명이고, 우리나라가 속한 고소득국가군(High Income Group)의 10만명당 연령 표준화 자살률은 평균 10.9명이다. 이와 비교하면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자살 원인으론 경제생활 문제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으로 인한 자살은 2020년 3,249명으로, 자살 원인의 25.4%를 차지했다. 

주요 연령대의 사망 원인 중 자살은 매우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10대, 20대, 30대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며, 40대, 50대 사망원인 2위가 자살이다. 연령별로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50대 사망원인의 9.9%, 40대 사망원인의 20.8%, 30대 사망원인의 39.4%, 20대 사망원인의 54.4%, 10대 사망원인의 41.1%를 자살이 차지한다. 

청소년기 학생들에 대한 면밀한 자살예방 대책도 필요할 전망이다. 자살 위험군 초중고 학생 2020년 기준 20,682명에 달한다. 2020년 초중고 학생 자살 시도율은 2.0%이며, 남학생 1.4%, 여학생 2.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청소년 자살 시도자 중 병원 치료 경험자는 15%에 불과하다. 

한국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은 “우리나라의 자살 예방전략이 고위험군 관리 중심의 의료 모델로 치우치는 경향이 크다. 하지만 사회적 자본이 튼튼하게 우리 사회 저변에 깔려 있어야 자살 예방이 가능해진다”라며 자살 대책에 대한 보다 폭넓은 접근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명존중시민회의 이재혁 공동대표는 “정부 차원의 자살 대책이 강화돼야 한다며 “사회적 취약계층의 경제생활문제로 인한 자살이 많은데, 이것은 정부가 보다 촘촘한 사회 안전망 구축이 적극 나서야 한다는 신호로 봐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생명존중시민회의 임삼진 상임이사는 새 정부가 자살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임삼진 상임이사는 “2022년 자살대책 팩트시트의 세부항목들은 새 정부가 세계 자살률 4위의 오명을 씻기 위해 국정과제 채택, 자살대책기본법 제정, 대통령 직속의 자살대책위원회 설치 등 범국가적인 생명 정책 변화가 필요함을 웅변하고 있다”며 “윤석열 당선자가 강조한 국격의 회복을 위해 ‘자살예방에서 자살대책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사회적 자본의 강화를 위한 범사회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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