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의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내외 IT업계 사이에서는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신사업 분야 발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로봇’과 ‘메타버스’를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해 불확실해지는 국제정세를 극복한다는 목표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최근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가 요동치면서 국내외 IT업계 사이에서 신사업 분야 발굴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불확실한 시대를 메타버스, AI 등 신성장 사업을 통해 극복하고자 함이다.

이는 국내 최대 IT기업 삼성전자 역시 마찬가지다. 삼성전자는 올해 ‘로봇’과 ‘메타버스’를 신성장 사업으로 적극 육성해 불확실해지는 국제정세를 극복한다는 목표다.

◇ 한종희 “불확실성의 시대, 로봇·메타버스 등 신사업 발굴로 극복”

삼성전자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16일 열린 ‘제53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는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지정학정 불안정, 팬데믹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의 시대’이자 메타버스 같은 새로운 기술, 고객, 라이프스타일이 부상하는 ‘전환의 시대’”라며 신성장 사업 발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이런 한종희 부회장의 말처럼 삼성전자 DX(Device eXperience: 디바이스 경험) 사업 부문은 올해 신성장 사업 발굴의 첫 번째 행보로 ‘로봇 사업’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로봇이 고객 접점의 새로운 기회영역으로 평가됨에 따라 전담조직을 강화해 신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목표다. 또한 로봇 외에도 ‘메타버스’ 등 새로운 기회영역과 신규 성장 분야를 지속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한종희 부회장은 “DX부문은 이런 어려운 여건 아래서도 사업간 벽을 허물고 '원 삼성'의 시너지를 창출해 위기를 기회로, 불확실성을 성장을 향한 확신으로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다양한 영역에서 로봇 기술을 축적해 미래 세대가 ‘라이프 컴패니언’ 로봇을 경험할 수 있도록 앞장설 방침이며, 메타버스 등 신성장 사업을 적극 개발해 고객이 언제 어디서든지 메타버스 경험을 할 수 있게 최적화된 메타버스 디바이스와 솔루션을 개발할 것”이라고 신사업 발굴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16일  열린 ‘제53회 정기 주주총회’에서 올해 로봇과 메타버스 등 신사업 분야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 주력인 ‘반도체’ 역시 ‘메타버스 경쟁력’ 확보한다

DX부문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의 핵심 사업인 메모리 반도체, 시스템 LSI를 담당하는 ‘DS(Device Solution)’ 부문도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 로봇 등 신사업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메모리 사업 부문은 차세대 공정에 대한 기술 격차를 확대해 메모리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 차별화를 추구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신규 응용처와 데이터센터 고객들에게 한 차원 높은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목표다.

시스템LSI는 AI 등 핵심기술을 확보하고 제품경쟁력을 강화해 나간다. 이를 위해 보급형 5G SoC 라인업을 강화한다. 이미지센서의 미세픽셀 기술 리더십을 유지하고 보급형 모바일 제품에도 제품 공급을 확대해 센서 사업 일류화 기반을 구축할 예정이다. 또한 핵심인재를 지속적으로 채용하고 제품의 안정적 공급을 위한 운영 체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파운드리의 경우 고객 중심 사고와 기술/제조 역량 확대로 고객 만족을 강화해 나갈 전망이다. 상반기에 차세대 GAA공정 양산으로 기술 리더십을 이어가는 동시에 공정 안정화와 생산확대로 공급능력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고성능 컴퓨팅)과 AI 등 주요 성장 응용처에서 신규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목표다.

삼성전자 DS 부문장 경계현 사장은 주총에서 부문별 경영현황을 발표하며 “DS 부문은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맞아 AI, 메타버스, 자율주행 등 IT 미래 기술의 근간을 반도체라고 본다”며 “기술의 초격차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중장기 지속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객과 파트너의 성장을 돕고 인류의 미래사회 실현에 기여한다는 DS 부문의 원대한 비전을 위해 경쟁 우위의 차별화된 기술 및 제품 역량과 규모의 경제를 근간으로 하는 제조 경쟁력의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DX, DS 등 전 사업 분야에서 메타버스와 로봇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는 이유는 메타버스와 로봇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경쟁사들의 발 빠른 시장 진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 치열해지는 IT경쟁시대, 살아남기 위해선 ‘로봇·메타버스’에 주목해야
 
이처럼 삼성전자가 DX, DS 등 전 사업 분야에서 메타버스와 로봇 분야에 투자를 강화하는 이유는 메타버스와 로봇 시장의 급성장에 따른 경쟁사들의 발 빠른 시장 진출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글로벌 IT업계에서는 메타버스와 로봇 관련 기술력과 시장 확보를 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 세계 로봇 시장은 가파른 성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모도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277억3,000만달러에서 오는 2026년 741억달러로 167% 넘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IT산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불리는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중요성은 날이 갈수록 커져가는 추세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지난 2020년 기준 4,787억달러에서 2024년 7,833억달러로 약 64% 가량 성장할 전망이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도 지난해 11월 삼성전자 리서치 보고서에서 “향후 반도체가 메타버스 생태계 구축의 핵심 인프라로 부각될 전망”이라며 “이는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클라우드, 5G 에지컴퓨팅, 헤드셋 (VR, XR) 등에 고사양 그래픽과 고용량 반도체 탑재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향후 5년 내에 10배 이상 성장이 추정되는 메타버스용 가상·확장현실 기반(VR·XR) 헤드셋은 스마트 폰과 유사한 메모리 탑재량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