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이 장기전 양상을 띄는 가운데 글로벌 게임사들도 러시아 제재에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시장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P·뉴시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전 양상을 띄는 가운데 글로벌 게임사들도 러시아 제재에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 시장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AP·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글로벌 게임사들도 러시아 제재에 빠르게 동참하고 있다. 반면, 러시아 시장에서 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는 국내 게임사들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그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 글로벌 게임사들, 러시아 배제… 국내 게임사들, 셈법 복잡

17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게임사들이 최근 러시아를 향한 디지털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일렉트로닉아츠(EA)는 17일(현지시간) 자사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에이펙스 레젠드 글로벌 시리즈, EA 스포츠 피파22 등 글로벌 시리즈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EA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갈등에 계속 충격을 받고 있다. 우리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연대하겠다”며 “e스포츠 프로그램에서 러시아, 벨로루시를 적격 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말했다. 

에픽게임즈는 지난 6일(현지시간) 자사의 공식 트위터를 통해 “에픽게임즈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대응으로 러시아와 거래를 중단한다”며 “다만 액세스 자체를 차단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더 버지 등 주요외신의 보도에 따르면 액티비전 블리자드(이하 블리자드)는 지난 5일(현지시간) 직원들에게 보낸 공개서한을 통해 “이 비극으로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직원과 그 가족을 돕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고 있다”며 “충돌이 지속되는 한 러시아에서 새로운 게임의 판매, 게임 내 아이템 판매 등을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 했다.

블리자드의 이번 조치는 지난 4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MS)가 러시아에서 모든 제품과 서비스 신규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브래드 스미스 MS 사장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상황에 따라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글로벌 게임사들의 러시아 내 게임 판매 등의 조치는 지난 2일(현지시간) 미라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에서의 게임 서비스 중단을 요청한데 따른 결정이라는 분석을 업계에서는 내놓는다. 그가 트위터를 통해 게임 서비스 중단을 요청한 게임사는 △EA △에픽게임즈 △블리자드 △라이엇게임즈 △락스타게임즈 △크래프톤 등이다.

이렇듯 글로벌 게임사들이 러시아를 향한 제재를 강화하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지난 4일 펄어비스가 우크라이나에 1억원 규모의 긴급 의료 지원금을 전달한 것을 제외하고 이렇다 할 지원책도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쟁이 여러 국가간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국내 게임사들이 섣불리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글로벌 시장에서 자칫하다 눈엣가시로 낙인찍히면 구상하고 있는 사업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특히 러시아의 경우 국내 게임사들의 주력 시장은 아니지만 꾸준히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시장인데다가 국내 게임에 대한 선호도 있는 만큼 전쟁 이후의 분위기도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도 업계에서는 나온다. 

코트라에 따르면 러시아 온라인 게임시장은 지난 2019년 기준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4,300억원)까지 성장했다. 또한 글로벌 컨설팅 기업 PwC는 러시아 온라인 게임 시장이 향후 4년간 연평균 5.1%씩 성장해 오는 2024년까지 28억 달러(한화 약 3조4,000억원)규모를 달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지난해 실적 부진을 면하지 못했던 국내 게임사들 가운데 러시아 시장에서 게임 서비스를 중단할 경우 실적 타격이 불가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러시아에서 인기리에 서비스되고 있는 게임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M’ △펄어비스의 ‘검은사막’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 △크래프톤의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등이다. 

올해 많은 국내 게임사들이 모바일 신작을 비롯해 PC온라인 신작의 출시를 준비하며 부진을 털어내기에 힘을 싣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글로벌 게임시장도 급변하고 있어 국내 게임사들이 당초 구상한 게임 사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할 방안 등에 대해 더욱 깊이 고심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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