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장기간 이어져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유흥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이를 대비해 주류업계는 다채로운 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사진은 하이트진로가 선보인 병따개 ‘스푸너’(좌측), 오비맥주가 다수 음식점과 협업해 자사 맥주와 어울리는 한식을 소개하는 ‘힙맥플레이스’. /하이트진로, 오비맥주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장기간 이어져온 사회적 거리두기가 점진적으로 완화되면서 유흥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무르익고 있다. 이에 대비해 주류업계가 다채로운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시장의 회복이 실적 확대로 이어질 지 주목된다.

지난 15일 방역당국은 ‘일상회복 지원위원회’ 회의를 열고 사회적 거리두기 조정과 관련해 △방역·의료전문가 △소상공인·자영업자 단체 등의 의견을 청취했다. 이후 관계부처, 지방자치단체 등과 논의를 거쳐 오는 18일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다음 주 월요일(21일)부터 적용될 조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일각에선 △사적모임 인원 8명 △다중이용시설 영업시간 밤 12시 등의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방안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지난달 19일부터 점진적으로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는 현재 △사적모임 인원 6명 △영업시간 밤 11시 등으로 제한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사태는 여전히 극심한 상황이다. 그럼에도 거리두기 완화가 기대되고 있는 배경엔 방역당국이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의 치명률이 낮다고 판단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통해 “최근 4주간 치명률이 0.1%보다 낮게 나오고 있어 단기 치명률은 계절 독감과 유사한 수준으로 보고 있다”며 “연간 최소 2,500명에서 많게는 5,000명까지 발생하는 계절 독감 등 다른 질환과 비교 분석이 필요한 시점으로 판단한다”고 밝힌 바 있다.  

거리두기 완화로 영업시간이 확대되면 침체됐던 유흥 시장도 점차 살아날 전망이다. 특히 유흥 시장을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주류업계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 주류업계 주요 기업들(△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오비맥주)의 실적은 각양각색이었다. 하이트진로는 비교적 호실적 행보를 보인 반면, 롯데칠성음료와 오비맥주의 매출은 동반 하락했다. 특히 오비맥주가 큰 폭의 실적 부진을 겪었다. 

하이트진로는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익으로 각각 2조2,029억원, 1,741억원을 거둬들였다. 이는 2020년과 비교해 하락(매출 2.3%↓, 영업익 12.2%↓)한 수치다. 다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과 비교하면 대폭 성장했다. 지난 2019년 하이트진로의 연간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2조350억원, 882억원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거치며 2년간 영업익이 2019년 대비로는 폭증(2020년 124%↑, 2021년 97.1%↑)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주류부문 연간 실적으로 매출 6,722억원, 영업익 245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실적과 비교해 매출은 하락(3.9%↓)했지만 영업익은 141.6% 성장(2019년 -589억원)하며 2017년 이후 첫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오비맥주의 경우 2020년 연간 실적으로 매출 1조3,529억원, 영업익 2,944억원을 거두며, 2019년과 비교해 큰 폭으로 하락(매출 12.2%↓, 영업익 28.0%↓)한 바 있다. 

각사 간 교차된 희비는 유흥 시장이 위축되면서 반대급부로 성장한 가정 시장에서 성과가 판가름지은 것으로 보인다. 하이트진로는 소주시장에서의 견고한 점유율을 바탕으로 가정시장에서 맥주 제품의 점유율을 늘리는 데 집중했다. 맥주가 주력인 오비맥주는 ‘홈술 트렌드’와 함께 수제맥주 및 와인·위스키 등 다양한 주종의 성장세 속에서 돌파구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풀이됐다.

주류업계는 영업시간 확대로 활성화될 유흥시장에 대비해 다채로운 마케팅 활동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소비자와 접점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하이트진로는 숟가락 형태의 병따개 ‘스푸너’를 선보였다. 자사 맥주 ‘테라’의 뚜껑을 적은 힘(8N(뉴톤))을 가해 110dB(데시벨)의 청량한 소리를 내며 딸 수 있다는 이색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하이트진로는 이를 활용해 서울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프로모션을 시작해 전국으로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오비맥주의 경우 자사 맥주 ‘한맥’ 프로모션 활동을 재개했다. 한식 전문가와 함께 자사 맥주와 가장 잘 어울리는 한식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나섰다. 위드코로나가 시행됐던 지난해 11월부터 한맥과 잘 어울리는 주요 맛집을 소개하는 마케팅을 진행해온 오비맥주는 해당 마케팅으로 소비자들과 접점 확대를 노리고 있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며 기존 6대 4로 형성돼있던 유흥시장과 가정시장 비중이 4.5대 5.5 정도로 바뀐 상황”이라며 “선택권이 다양해지는 가정 채널보다 유흥시장에서 주류기업 제품들이 강세를 보였던 만큼, 거리두기 완화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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