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화재가 오는 25일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거쳐 임규준 대표이사 내정자를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흥국화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흥국화재가 주주총회를 앞두고 업계 안팎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주주총회 등을 거쳐 5년 만에 새로운 수장 체제를 맞이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흥국화재는 임규준 전 금융위원회 대변인을 신임 대표이사로 깜짝 내정했다. 언론계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왔던 인물이 보험업계 CEO로 발탁되는 이례적인 인사가 이뤄져 안팎의 시선이 집중됐다.

◇ 5년만에 수장 바뀌는 흥국화재

임규준 대표이사 내정자는 오는 25일 열리는 주주총회 및 이사회를 통해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이날 주총에선 임 내정자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상정되며, 무난한 통과가 예상된다.

흥국화재 측은 사내이사 추천 배경에 대해 “임규준 후보자는 사내이사로서의 자격요건을 충족하고 있고, MBN 보도국 부국장, 매일경제신문 국장, 금융위원회 대변인을 거쳐 현재 금융채권자조정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등 금융 분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은 전문가로 건강한 조직문화와 디지털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 등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태광그룹의 보험 계열사인 흥국생명과 흥국화재는 대표이사 교체 소식을 동시에 전했다. 흥국생명 CEO엔 관 출신 임형준 전 한국은행 부총재보가, 흥국화재 대표이사에는 언론인 출신인 임 내정자가 발탁됐다. 

흥국화재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것은 5년만이다. 흥국화재는 보험전문가로 통하는 권중원 전 대표이사가 2017년부터 5년간 이끌어왔던 곳이다. 새 대표로는 이례적인 경력을 가진 인사가 낙점돼 주목을 끌고 있다. 보험사 CEO로는 통상 보험사 및 금융사 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인사들이 발탁되곤 한다. 언론인 출신이 낙점되는 사례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 언론인 출신 새 수장, 전문성 우려 딛고 능력 입증할까

임 내정자는 1987년 매경미디어그룹에 입사해 매일경제신문 편집국 증권부장·부국장, MBN 매일방송 경제부장, 부국장 등을 거치며 30년 가까이 언론계에 몸 담아온 인사다. 2016년부터 금융위원회 대변인을 역임하는 등 정부부처에서 일하기도 했다. 금융산업 및 정책에 대한 이해도는 높을 것으로 점쳐지지만 보험업 분야에 대한 실무적인 경험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이 때문에 업계 안팎에선 그의 전문성을 놓고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게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그가 이러한 시선을 딛고 경영 능력을 입증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흥국화재는 대표이사 교체와 함께 조직쇄신과 디지털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디지털 비즈니스 경쟁력 강화는 보험업권의 최대 화두다. 흥국화재 역시, 2020년 디지털혁신팀을 신설한 뒤, 관련 비즈니스 확대를 모색해왔다.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도 준비하고 있다. 흥국화재는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예비심사를 신청한 후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임 내정자의 어깨는 가볍지 않다. 디지털 경쟁력 강화를 통해 새로운 수익 모델을 발굴하는 한편, 내년 도입되는 새로운 회계기준(IFRS17)을 대비해 건전성도 개선시켜야 한다. 흥국화재의 지급여력(RBC) 비율은 작년 3분기 말 기준 163.9%로 업계 평균(241.2%)을 크게 밑돌고 있다. 흥국화재가 새 대표이사 체제 출범 후, 자본확충을 통해 부진한 RBC 비율을 대폭 끌어올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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