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지명됐다. <br>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지명됐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태평양 담당 국장이 지명됐다. 어려운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끄는 수장이 된 만큼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한국은행(이하 한은) 신임 총재 후보로 이창용 국장을 지명했다. 이주열 현 총재는 이달 말 8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자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청와대 측은 한은 총재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이번 인선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신임 총재로 지명된 이창용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친 경제·금융전문가다. 코로나19 장기화, 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에 따른 지정학적 이슈 등으로 경제 및 대외 여건이 좋지 못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만큼 이 후보자의 부담은 클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24일 출입기자단에 보낸 지명 소감문을 통해 “엄중한 시기에 통화정책을 이끌게 된 것에 대해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최근 미 연준의 통화정책 정상화 속도가 빨라지는 가운데 중국 내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중국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또 우크라이나 사태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어 국내외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처럼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내 인플레이션과 경기 리스크가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성장, 물가 그리고 금융안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통화정책을 운영해 나갈 것인지 치열하게 고민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후보자는 정책 및 조직 운영 등에 관련한 구체적인 생각은 향후 예정된 국회 청문절차를 통해 밝힐 방침이다. 

한은은 코로나19 사태가 터진 후 기준금리를 0.5%까지 내렸다가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으로 인상 기조로 돌아섰다. 이후 지난해 11월, 올해 1월 2차례의 추가 인상을 거치면서 현재 기준금리는 1.25% 수준까지 회복됐다. 

올해 국내 기준금리는 추가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이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통화 긴축기조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다 국내 물가 상승률도 심상치 않아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더욱 높아지면서 통화정책 운영은 매우 까다로워진 상황이다. 이 후보자의 어깨가 무거운 이유다.

한편, 이 후보자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문 대통령 체제에서 지명된 인사다. 청와대와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측이 이번 총재 인선과 관련해 의견 조율 여부를 놓고 공방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번 인선은 한동안 정쟁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연 이 후보자가 새 정부와 통화정책 운용에 있을지 어떤 방식으로 보조를 맞출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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