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빙과사업 통합이 거론됐던 롯데그룹의 식품계열사 롯데제과·롯데푸드가 합병을 결정했다. 이로써 롯데제과는 빙과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취급 품목을 대폭 넓히게 된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건강식품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뉴시스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당초 빙과사업 통합이 거론됐던 롯데그룹의 식품계열사 롯데제과·롯데푸드가 합병을 결정했다. 이로써 롯데제과는 빙과사업 경쟁력 강화와 함께 취급 품목을 대폭 넓히게 된 가운데, 미래 먹거리로 평가받는 건강식품 사업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지난 23일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이사회를 열고 합병을 결의했다. 이번 합병은 롯데제과가 존속법인으로 롯데푸드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오는 5월 27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7월 1일 합병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로써 롯데그룹의 식품군 사업을 총괄하는 HQ장 겸 롯데제과 대표이사 이영구 대표가 통합된 회사를 이끌게 된다.

롯데제과는 이번 합병에 대해 “양사가 보유한 인프라로 개인 맞춤화, 디지털화 등 급변하는 식음료사업 환경에 보다 적극 대응하고 글로벌 식품사로 도약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 계열사인 양사는 당초 중복되는 빙과사업 통합을 검토해왔다. 지난달 17일 양사는 공시를 통해 “빙과사업 합병에 대해 여러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아직 확정된 바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롯데제과는 우선 빙과사업 통합에 나설 계획이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는 지난해 빙과 매출로 각각 4,109억원, 2,210억원 등을 기록한 바 있다. 이로써 지난해 업계 최대 매출을 기록한 빙그레와 해태아이스크림(2020년 빙그레가 인수)의 매출 규모(빙그레 4,396억원, 해태아이스크림 1,601억원)를 뛰어넘게 된다.

빙과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롯데제과는 경영상 중복된 요소를 통합하고 수익성을 극대화할 계획이다. 양사의 핵심 제품을 강화하는 한편, 경쟁사 대응용 구색 제품 생산을 중단해 효율화에 나선다. 또한 양사가 보유한 생산 공장 운영 효율을 제고하고 장기적으로 공장을 통합해 물류 최적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여기에 중복되는 영업 조직은 통합해 양사의 영업 부문 간 시너지를 제고할 계획이며, 다수 영업소를 하나로 모으는 대형 영업소 신축도 고려하는 상황이다.

롯데제과는 무엇보다도 이번 합병을 통해 사업 분야가 다각화된다는 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 제과·빙과·제빵 등에 국한돼있던 품목은 △HMR △유지 △육가공 등으로 확장된다. 특히 그간 롯데푸드가 공 들여온 HMR(델리·간편식)에 대한 기대가 클 것으로 예측된다. 

지난해 롯데푸드는 HMR(델리·간편식)을 핵심 육성사업으로 삼고 생산라인을 확충하는 한편, 즉석식품 전담 생산 공장을 자회사로 전환해 즉석식품 생산에 주력해왔다. 이와 함께 HMR 브랜드 ‘Chefood(쉐푸드)’ 리뉴얼(재단장) 브랜딩 작업에 나서며 10여년 만에 TV 광고를 진행하는 등 HMR부문 강화를 본격화했다.

양사가 미래 먹거리 확보차원에서 진행해온 건강식품 사업에서도 시너지를 노릴 계획이다. 이번 통합과 함께 식품군HQ 주요 추진 과제 중 하나로 ‘Health & Wellness Biz Model 구축’을 제시한 바 있다.  

롯데제과는 자사 건강기능식품 브랜드 ‘롯데헬스원’으로 홍삼·유산균·오메가3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롯데푸드의 경우 지난해 자사 유업브랜드 ‘파스퇴르’를 통해 고연령층 대상 균형영양식 개발에 나섰다. 이를 위해 롯데중앙연구소·중앙대학교연구팀과 ‘향당뇨·스트레스 개선 프로바이오틱스 기술 협약’을 맺은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송동환·전명훈 연구원은 지난 24일 발간한 보고서를 통해 “롯데제과는 기존 건과·빙과 등 사업영역이 제한돼 신사업 진행에 제약이 있었지만 이번 합병으로 사업 영역이 크게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기존 롯데제과가 보유한 해외유통 채널을 통해 향후 수출실적 확대 등의 가능성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통합에 따른 효과가 있는 반면 과제도 따를 전망이다. 다년간 롯데푸드는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해왔기 때문이다. 지난 2018년 영업이익 675억원과 매출대비 이익률 3.74%를 기록했다. 이는 2019년(470억원, 3.00%)과 2020년(445억원, 2.92%)을 거쳐 지난해 384억원, 2.39%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나이스신용평가의 해당 보고서는 “롯데제과는 롯데푸드에 비해 영업수익성 측면에서 일정 수준 우위를 보였다면, 부채비율·순차입금의존도 등 재무안전성 측면에서 롯데푸드가 안정적 지표를 보였다”며 “롯데제과에게 이번 합병은 재무위험 측면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사업위험 측면에서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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