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비판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비판을 둘러싸고 정치권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이동권 보장 시위’를 연일 비판하다 장애인 혐오 논란에 직면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은 물론, 같은 당 김예지 의원도 장애인 단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차기 정부 인수위에서도 출근길 시위 현장 방문을 예고하고 이 대표와의 선 긋기에 나섰다.

이 대표는 지난 25일 전장연 시위에 대해 본인의 SNS를 통해 “아무리 정당한 주장도 타인의 권리를 과도하게 침해해 가면서 하는 경우에는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적극 투입하여 정시성이 생명인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 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평시에 비장애인 승객들에게도 출입문 취급시간에 따라 탑승제한을 하는 만큼, 장애인 승객에게 정차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출입문 취급을 위해 탑승 제한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장애인의 일상적인 생활을 위한 이동권 투쟁이 수백만 서울 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의 ‘인질’ ‘볼모’ 등 과격한 단어 선택과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여덟 차례나 반복된 장애인 이동권 시위 때리기에 시민단체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우려의 반응이 나왔다. 김예지 의원은 28일 오전 전장연 시위에 참가해 “적절한 단어사용이나 소통을 통해서 여러분과 마음을 나누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는 말씀을, 정치권을 대신해서 제가 대표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다운증후군 딸을 키우고 있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도 “전장연이 민주당, 정의당 소속이라 할 정도의 성향을 가진 단체라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면서도 "지하철에 100퍼센트 엘리베이터가 설치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위한다는 것을 조롱하거나 떼법이라고 무조건 비난하는 것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이 대표의 발언을 지적했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발언을 철회하지는 않았지만, 29일 오전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저는 이분들이 피켓 들고 시위하거나 지하철 탑승해서 이동한 것에 대해 뭐라 한 적 없다. 이분들이 시위하는 방식이 서울 지하철 출입문에 휠체어를 정지, 출입문을 닫히지 못하게 하는 것”이라며 시위 방식에 대한 지적이었다고 해명했다.

또한 ‘수백만 서울 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라는 말에 대해서는 “볼모는 관용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라며 “시위하면서 ‘시민 안전을 볼모 삼지 마라’고 하는데 그 표현을 문제 삼으면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말은 없다”고 항변했다.

한편, 대통령직인수위원회도 혐오 논란에 부담을 느낀 듯 29일 오전 전장연과 첫 만남을 가졌고 사회복지문화 분과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전장연에서 말한 내용이 12대 정책 제안 40대 과제에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말씀을 잘 들었고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니 출근길에 시위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 달라”고 전장연 측에 전했다.

전장연 측에서 이 대표의 발언을 두고 “이준석 대표는 한 공당의 대표다. 한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이 아니라 곧 여당의 대표가 되는 공당 대표가 사실 왜곡된 방식으로 말하는 건 이게 좀 전달해달라”고 호소하자 임 간사는 “전달할 예정이며 절박한 마음을 안 만큼 서로 대화하고 소통해서 차츰 줄여나가자”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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