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와 롯데의 열띤 행보로 뜨겁게 달아오른 M&A(인수합병) 시장에 최근 현대백화점도 합세하며 지난해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현대백화점이 인수한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 홈페이지 화면. /지누스 홈페이지 갈무리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신세계와 롯데의 열띤 행보로 뜨겁게 달아오른 M&A(인수합병) 시장에 최근 현대백화점도 합세하며 지난해의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3사는 각자의 전략을 수립하고 다양한 M&A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곧 찾아올 ‘위드코로나’ 시기에 유의미한 성과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 현대도 참전… 올해도 이어간 ‘M&A 열풍’ 

지난 22일 현대백화점그룹(이하 현대백화점)은 글로벌 온라인 가구‧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 계약에는 지누스의 창업주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와 함께 경영권이 포함됐으며, 거래금액은 7,747억원이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 매트리스 1위 업체로 유명한 지누스는 세계 최초로 매트리스 압축 포장 기술을 상용화해 온라인 시장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둬왔다. 지난해 지누스의 연간 매출은 1조1,238억원이다. 연간 매출 대비 해외 매출 비중은 97%(1조928억원)를 넘어선 가운데 온라인 채널의 비중도 77%(8,665억원)에 달했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계약에 대해 그룹 역대 최대 규모의 인수합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 인수와 관련해 “온라인 기반 유통채널, 차별화된 제품 콘텐츠를 보유한 이커머스 기업을 확보했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기대를 밝힌 바 있다.

올해 초 현대백화점이 대형 M&A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면, 지난 한해는 신세계그룹(이하 신세계)이 가장 돋보였던 것으로 평가된다.

신세계 계열사 ‘이마트’는 지난해 6월 ‘이베이코리아’의 지분 80.01%를 3조4,404억원에 인수하며 업계 내 최대 화제로 떠오른 바 있다. 여기에 지난해 7월 스타벅스코리아 지분을 추가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섰으며, ‘SSG닷컴’의 경우 지난해 4월 국내 온라인편집샵 ‘W컨셉’ 지분 전량을 2,65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이마트 본사 사옥을 1조2,200억원에 매각하는 등 숨을 고른 신세계는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올해 1월 미국 프리미엄 와이너리 ‘쉐퍼빈야드(Shafer Vineyards)’를 인수한데 이어, 컨소시엄을 구성해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전에 참여한 상황이다. 

경쟁사들에 비해 집중도는 적었지만 롯데그룹(이하 롯데)도 지난해부터 적극적인 M&A 행보를 보여 왔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3월 중고거래 플랫폼 ‘중고나라’ 지분 93.9%를 인수전에 전략적‧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해 300억원을 투자했다. 이후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 신세계와 정면승부를 벌였던 롯데쇼핑은 지난해 9월 국내 가구기업 ‘한샘’ 인수 펀드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2,995억원을 투자했다. 올해 초에는 롯데지주가 ‘한국미니스톱’ 인수전에 참여해 주식 100%를 3,133억원에 취득하고 인수를 확정한 바 있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신년사에서 밝힌 올해 전략(사진 좌측)과 최근 롯데가 인수를 완료하고 본격 개시한 세븐일레븐‧미니스톱 통합 작업. /신세계그룹 유튜브 채널 갈무리, 세븐일레븐

◇ 신세계 ‘옴니채널’, 현대 ‘전문몰’, 롯데, ‘오프라인’ 

이 같은 각사의 행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시기를 거치며 급변한 소비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온라인의 성장세가 매서웠는데, 산업통상자원부가 매년 발표하는 ‘주요 유통업체 매출동향(온라인 12개사, 오프라인 13개사 기준)’을 보면 지난해 온라인 매출 비중은 48.3%였다. 2019년(41.4%)과 비교해 대폭 늘어난 수치로, 지난해 오프라인 채널(51.7%)과 격차 또한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따라서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온‧오프라인 모두를 아우르는 ‘옴니채널’로 체질개선에 박차를 가했다. 웹 쇼핑몰과 쇼핑몰 모바일앱 편의성을 높여 늘어난 온라인 쇼핑 이용 고객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험 콘텐츠를 강화해 고객유입률을 높이는 전략이 업계 내 전반적으로 이뤄져왔다. 

특히 업계 내 큰 변화를 불러올 ‘위드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가 점차 현실화되고 있는 만큼, 앞서 진행해온 인수합병을 실적확대로 연결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옴니채널로의 개편을 적극적으로 실행한 곳은 신세계로 평가된다.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올해를 ‘디지털피보팅(오프라인 자산을 축으로 디지털 기반 미래사업 구축)’의 원년이라고 언급했다. 이로써 소비자의 온‧오프라인 일상을 자사에서 해결 가능한 ‘신세계 유니버스’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현대백화점은 각 계열사별 전문성‧차별성을 기반으로 질적 성장을 추구하는 ‘전문몰 전략’을 지속할 계획이다. 지누스 인수 또한 전문몰 전략의 일환이라고 밝힌 현대백화점은 “그룹이 추진 중인 전문몰 전략을 기반으로 이커머스 사업을 한층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슬립테크(수면 기술)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관련 전문기업 인수 가능성도 언급한 상황이다.  

롯데의 경우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에 집중됐다. 한샘 인수 직후 롯데쇼핑은 자사 유통 계열사 ‘롯데마트’ 점포를 리뉴얼(재단장)해 리빙을 포함한 4개 품목을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아울러 롯데는 미니스톱 인수로 편의점 업계 3강 체제를 형성한 ‘세븐일레븐’ 입지 강화에도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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