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은 30일 “거취에 대한 많은 고민을 했다”며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는 않는 것이 (당선인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 안 위원장이 새 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맡을 것으로 예상했으나, 안 위원장이 이를 고사했다는 뜻이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에 “공동정부에 대한 대국민 약속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자격 있고 깨끗하고 능력 있는 분들을 장관 후보로 열심히 추천할 생각”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당선인께 본인의 뜻을 펼칠 수 있는 공간을 열어 드리는 것이 더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는 인수위원장으로 다음 정부에 대한 청사진, 좋은 그림 방향을 그려 드린 다음에 직접 내각에 참여하지는 않는 것이 오히려 더 (당선인의) 부담을 덜어드리겠다, 그것이 당선인이 생각하는 전체적 국정운영 방향을 잡는 데 도움 되겠다는 판단을 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단일화 당시 ‘공동정부 수립’ 약속을 지키기 위해 안 위원장이 총리직을 맡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으나, 안 위원장이 전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을 만나 총리직을 고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안 위원장은 이와 관련해 ‘총리직 고사에 대한 당선인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 “두 사람이 나눈 이야기를 그대로 옮기는 건 적절하지는 않다”면서도 “이해하신다고 하고 새로 또 고민하시는 그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그는 ‘당선인이 총리를 맡아달라는 제안은 했느냐’는 질문에 “제가 어제 면담 요청을 해서 먼저 말을 드렸다”면서 “아마도 고민하는 것 같아서 먼저 저한테 물어보기 전에 제가 먼저 의사를 밝히는 게 좋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안 위원장은 윤 당선인과의 독대에서 총리직에 다른 인사를 추천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그는 “총리직에 대해 제가 직접 총리를 맡기보다는 오히려 당선자가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본인이 정말 자기의 국정 운영 방향에 맞는 좋은 분을 찾으라고 말씀 드렸다”고만 밝혔다.

아울러 안 위원장은 6·1 지방선거에서 경기지사 도전 등에 뜻이 없다고 했다. 또 당권 도전에 대해서는 “당장은 생각이 없다”면서도 “당의 지지기반을 넓히는 일들에 공헌할 수 있는 바가 많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가까이 지난 1년간, 그리고 길게는 10년간 (정치를 하며)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면서 “선거 한번 치른다는 게 정말 초인적 일정과 정신력이 필요하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대선까지 두 번 선거를 치르다보니 제가 정말 더 집중해서, 국가와 국민에 봉사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재충전 시간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안 위원장이 당장은 아니더라도 인수위를 이끈 후,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을 마무리 짓고 나서 향후 당권에 도전할 거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 대표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임기가 아직 1년 넘게 남아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안 위원장은 ‘지방선거 선대위원장을 맡을 생각인가’라는 질문에 “당 선대위원장은 당 대표의 결심이고 대표의 몫 아닌가”라며 “그건 인사권자가 판단할 몫이지 제가 손들어서 될 일은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만일 선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지선 승리를 이끌고 이를 기반으로 당권에 도전할 수도 있다. 다만 이 대표가 선대위원장에 안 위원장을 선임할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