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손해보험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2021년 임금협상안을 두고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노조가 쟁의행위 수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KB손해보험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B손해보험이 뒤숭숭한 분위기다. 2021년 임금협상안을 두고 노사 간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으면서 노조가 쟁의행위 수순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노조와의 갈등 분위기가 연출되면서 김기환 대표이사의 부담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3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B손해보험 노동조합은 29일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2021년 임금협상 쟁의행위’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했다. 투표에는 2,333명 중 2,080명(투표율 89.2%)이 참여해 92%(1,992명)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사는 지난해 7월부터 임금협상 관련해 여러 차례 실무교섭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올 초 새로운 노조 집행부가 출범하면서 임금협상을 재개했지만 입장차는 여전히 뚜렷했다. 

노조는 △임금 3% 인상 △2021년 당기순이익의 15% 수준의 성과급 △임금피크제 정률제 380% △복지 포인트 증액 △중식비 인상 등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작년 회사가 호실적을 낸 만큼 이에 걸맞은 임금 및 복지 요건 상승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1.5% 인상 △성과급 250% △임금피크제 정률제 332% 등의 수정안을 제시하며 복지 포인트 증액과 중식비 인상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환 KB손해보험 대표이사 임단협 과정에서 불거진 노사 간 잡음을 해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KB손해보험

이러한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노사 관계는 갈등 국면에 돌입했다. 노조는 지난 28일부터 서울 강남 본사 1층을 점거해 임금인상의 정당성을 알리는 피케팅 시위에 나서는 등 투쟁에 돌입했다. 노조는 이번에 조합원 찬반투표로 본격적인 쟁의행위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 만큼 투쟁 수위를 더욱 높일 것으로 관측된다.

KB손보 측은 이번 임금단체협상 이슈가 노사 간 과도한 갈등구도로 해석되는데 경계하는 분위기다. KB손해보험 관계자는 “노사 간 합의점이 찾아가는 과정으로 봐달라”며 “현재 회사와 노사 대화가 단절된 것도 아니고, 지속적인 협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추가 교섭 일정은 안 잡혔지만 물밑으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KB손보 노사는 최근 몇년간 임금협상 과정에서 여러 차례 잡음을 노출해왔다. 해를 넘겨 진행되는 2021년 임단협 역시, 녹록지 않은 양상이다.

한편 지난해 1월 취임한 김기환 대표는 그간 노사 간 소통을 강조해왔다. 지난해 희망퇴직을 시행하는 과정에서도 비교적 노사 간 잡음 없이 합의를 이끌어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김 대표가 노조와의 입장차를 메우고 노사간 긴장 국면을 종식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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