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신임 사장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우조선해양 /그래픽=권정두 기자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신임 사장을 둘러싼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대우조선해양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새 수장으로 선임된 박두선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출발부터 예사롭지 않은 모습이다. 정권 말 ‘알박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서며 대내외적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가뜩이나 갈 길 바쁜 대우조선해양이 뜻밖의 악재를 추가하게 됐다.

◇ 뿔난 인수위, 옹호 나선 노조… 논란 ‘확대’

박두선 사장은 지난 2월 차기 대표이사 사장으로 내정된 데 이어 지난달 28일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공식 선임됐다. 여러모로 중차대한 시기에 중책을 맡은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3년여 간 끌어온 현대중공업그룹으로의 매각이 지난해 끝내 무산됐을 뿐 아니라, 지난해 연결기준 1조7,54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즉, 박두선 사장 앞엔 내부 분위기를 추스르는 한편 재매각을 추진하고, 실적 또한 개선해야 하는 까다로운 당면과제들이 산적해있었다.

하지만 박두선 사장은 공식 선임을 전후로 정권 말 알박기 인사 논란의 중심에 섰다. 정권 교체기를 맞아 신구권력이 충돌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간부문의 알박기 인사 대표사례로 꼽히며 논란이 더욱 달아오르고 있는 모습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지난달 31일 박두선 사장 선임이 ‘알박기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한편 감사원에 조사를 요청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은 KDB산업은행이 절반 이상의 지분을 보유 중인 사실상의 공기업이자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부실공기업인데, 비상식적 인사가 강행됐다는 주장이다.

박두선 사장이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을 받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문재인 대통령 동생과 한국해양대 해사학부 동기라는 점이다. 또한 재매각 추진이 당면과제인 시기에 재무부문 전문가가 아닌 생산부문 전문가가 수장으로 낙점됐다는 점도 석연치 않다는 시선을 받는다. 즉, 대통령 동생과의 인연을 배경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승진가도를 달려온 박두선 사장이 결국 정권 말 ‘알박기 인사’로 수장 자리에 올랐다는 게 문제를 제기하는 측의 지적이다.

이 같은 논란은 최근 신구권력이 충돌하는 양상 속에 점점 더 확산되는 모양새다. 특히 새로운 권력과 KDB산업은행의 충돌이 본격화하는 것으로 풀이되며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알박기 인사’라는 지적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먼저, 대우조선해양의 사장 인선은 2017년 5월에 구성된 경영관리위원회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으며 민간기업으로서 정해진 절차를 준수했다는 것이다. 박두선 사장 내정 및 이사회 결의가 치열했던 대선 이전에 이뤄진 점도 ‘알박기 인사’가 지나친 억측이란 근거로 제시된다.

또한 36년간 재직하며 요직을 두루 거치고, 특히 2019년부터 조선소장을 맡아온 박두선 사장이 차기 수장 적임자라는 목소리도 있다. 앞선 사례들을 볼 때 이례적인 사례가 아니고, 충분히 예상 가능했던 수순이란 것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는 지난달 31일 보도자료를 통해 “대우조선해양 흔들기가 도를 넘었다”고 지적하며 “사장이 영업통이 아니라서, 재무통이 아니라서, 심지어 지방대 출신이라서 안 된다는 지적질을 도를 넘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노조는 “박두선 사장 선임이 대통령 당선 이전에 이뤄진 만큼 ‘알박기 인사’라는 표현도 맞지 않다”면서 “사장 인선과 관련해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를 거친 것으로 알고 있다. 노조는 사장 인선에 대해 외부 낙하산 인사와 비전문가는 안 되고, 경험이 많고 현장을 잘 아는 인사가 적합하다는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해왔으며 박두선 사장은 이에 벗어나지 않기에 반대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신을 둘러싼 첨예한 대립이 점차 확대되면서 박두선 사장은 출발부터 대내외적 리더십이 크게 흔들리게 됐다. 현안이 산적한 대우조선해양 역시 한동안 뜻밖의 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대우조선해양의 미래를 둘러싼 우려가 한층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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