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송영길 당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달 1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송영길 당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더불어민주당에서 김영춘 전 해양수산부 장관에 이어 최재성 전 청와대 정무수석도 정계 은퇴 선언을 했다. 86그룹으로 분류되는 송영길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 명분도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6일 민주당의 86그룹 인사인 최 전 수석이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최 전 수석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부로 정치를 그만두겠다”며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했던 시련과 영광의 시간들과 함께 퇴장한다”고 밝혔다.

최 전 수석은 “제 소명이 욕심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까지 무겁게 걸머지고 온 저의 소명을 이제 내려놓기로 했다”며 “새로운 시대는 새로운 소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86그룹의 정계은퇴 선언은 김 전 장관에 이어 최 전 수석이 두 번째다. 김 전 장관은 지난달 21일 “저는 이번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지 않겠다. 근본적으로 저의 정치적 역할에 대한 고뇌 때문”이라며 “선거만 있으면 출마하는 직업적 정치인의 길을 더 이상 걷고 싶지는 않다. 그래서 다른 도전자들에게 기회를 넘겨주는 것이 옳지 않은가 생각했다”고 밝혔다.

86그룹이 연이어 정계은퇴를 하면서 서울시장 출마의 뜻을 밝힌 송 전 대표가 고립되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최 전 수석은 7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시민들께서 불과 대선 때 (총선에) 안 나오겠다고 해놓고 시간이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나오는 분에게 표를 주겠느냐”며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을) 탐하려다 더 큰 것을 잃는 ‘송탐대실’이 될 수 있다”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86용퇴론도 당사자인 송 전 대표에 의해 대선 때 점화된 측면이 있지 않느냐. 그게 화살이 돼 돌아온 격”이라며 “송 전 대표는 (86용퇴론을) 발화시키고, 지금은 또 다른 명분과 논리로 서울시장 출마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 참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친문 의원 모임인 ‘민주주의 4.0’ 이사진도 지난 6일 입장문을 내고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퇴 선언문의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민주당의 반성과 혁신의 시험대가 될 이번 지방선거의 가장 핵심지역인 서울시장에 출마하겠다는 송 전 대표의 오판은 자칫 민주당 전체를 오만과 내로남불의 나락으로 떨어뜨려 지방선거 참패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송 전 대표는 지난 1일 주소지를 인천 계양구에서 서울 송파구로 옮긴 사실을 밝힌 바 있다. 민주당은 7일까지 6·1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후보자 공모를 받을 예정인데, 송 전 대표도 이날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등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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