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삼성전자 사옥 근처에 UFO가 추락했고, 삼성전자 직원들은 그 안에 있던 외계인들을 납치해 제품을 연구한다.” 이는 몇 년 전쯤 유행했던 우스갯소리 중 하나로,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의 성능이 외계인의 오버테크놀로지가 연상될 만큼 뛰어나다는데서 나온 말이다.

지난 2010년부터 삼성전자가 출시하기 시작한 갤럭시 시리즈는 뛰어난 성능과 우수한 내구성으로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스마트폰 시리즈였다. 이것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해외에서도 ‘감성’의 애플을 제치고 스마트폰 판매량 1위를 달성하며 ‘기술력의 삼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터였을까. 고객들은 삼성전자의 갤럭시 시리즈가 경쟁사를 깎아내리는 마케팅에만 치중할 뿐, 예전 모델과 같은 날카로운 ‘혁신’의 힘이 무뎌지고 있다고 비판한다. 애플을 조롱했던 삼성전자가 슬금슬금 애플을 따라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미국에서 애플 아이폰 시리즈가 방수 성능 강화 등을 이유로 이어폰 단자를 제거한 사실을 조롱하는 광고를 내보냈다. 하지만 다음해 출시된 갤럭시S10 모델에서는 애플의 아이폰처럼 이어폰 단자가 사라졌다. 

또한 애플이 2020년 환경 보호를 이유로 충전기, 이어폰 등을 미탑재 한다고 발표하자 삼성전자는 SNS을 통해 ‘우리는 충전기를 제공합니다’라고 조롱했다. 하지만 그해 12월 갤럭시S21부터 충전기를 패키지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하자 해당 게시글을 삭제했다.

삼성이 자랑했던 기술력 역시 최근 들어 무너지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벽돌’이라는 별명을 받을 만큼 강력했던 내구성은 디자인과 기술력을 과시하기 위해 적용된 엣지 디스플레이로 약해졌다. 스마트폰에서 가장 중요한 정보보안의 경우, 지문인식이 고구마로 뚫리기까지 했다. 

여기에 올해 2월 출시된 갤럭시S22에서 조명된 ‘GOS’ 사태로 삼성전자 기술력에 대한 고객들의 실망은 정점에 달했다. GOS 문제에 대해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은 “고객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이 사건으로 갤럭시 시리즈 대다수가 글로벌 IT기기 성능 측정 사이트 ‘긱벤치(Geekbench)’에서 퇴출당하는 등 이미 삼성전자 스마트폰 기술력에 대한 신뢰도는 크게 떨어져버린 상태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결국 삼성전자가 ‘기술력과 신뢰의 삼성’이라는 명예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길은 ‘초심’을 되찾는 것이다. 처음 갤럭시 시리즈가 출시됐던 그때 가졌던 ‘성공’에 대한 절박함 말이다. 삼성전자가 예전처럼 다시 ‘외계인’들을 고용해 새로운 혁신과 기술력을 선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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