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앱 배달의민족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작년 매출 2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하지만 외형 성장과 달리,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 이목을 끌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의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지난해 매출 2조원 돌파에 성공했다. 배달음식서비스 수요 급증에 힘입어 작년에도 폭풍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그러나 실적 성적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마냥 웃을 수 없는 상황이다. 각종 비용 지출이 증가하면서 수익성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서다.

◇ 외형 성장에도 수익성 악화

2011년 설립된 우아한형제들은 ‘배달앱 전성시대’를 이끌며 최근 몇년간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대표적인 기업이다. 2014년 291억원에 불과했던 회사 매출은 7년 만에 70배나 불어났다. 특히 코로나19 국면을 거치면서 매출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우아한형제들의 매출액은 2019년 5,611억원에서 2020년 1조원대로 불어났다. 작년엔 사상 처음으로 2조원을 돌파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우아한형제들의 작년 별도기준 매출액이 2조29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1조504억원) 대비 93% 증가한 규모다. 배달음식 서비스 수요가 크게 증가하면서 큰 매출 성장을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지난해 25조6,783억원으로 전년보다 48.1% 증가했다. 2017년(2조7,325억원)과 비교하면 4년 새 10배 가량 성장했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로 최근 2년간 배달음식 주문은 더욱 불어난 상황이다. 배달앱 시장 1위 사업자인 배민은 이러한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올해 사업 전략을 짜는 우아한형제들의 고민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의 매출 외형이 커진 반면, 수익성은 날로 악화되고 있어서다. 우아한형제들은 작년 별도기준으로 약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전년(582억원)보다 82.8% 줄어든 규모다. 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우아한형제들은 731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을 냈다.

자회사 실적을 포함한 연결기준 실적은 더 좋지 못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연결기준으로 2019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영업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2019년 영업손실 364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 후 2020년 -112억원, 2021년 -75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작년 영업적자는 전년보다 6배 가량 불어나 주목을 끌었다. 

이처럼 영업적자가 확대된 배경으론 자회사들의 부진과 각종 비용 증가가 원인으로 지목된다. 작년 우아한형제의 베트남 법인은 82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여기에 영업비용 중 외주용역비가 대폭 증가한 것도 수익성 악화의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 시장 경쟁 격화로 각종 비용 증가

우아한형제들의 연결기준 외주용역비는 2020년 3,294억원에서 작년 7,864억원으로 2.3배 늘어났다. 외주용역비는 배달대행 자회사인 우아한청년들을 통해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비용이다. 지난해 배민이 단건 배달 서비스인 ‘배민1’를 런칭함에 따라 관련 비용이 증가했을 것으로 추산됐다.

배민1은 배달원 1명이 주문 1건을 처리하는 방식의 서비스다. 보다 빠른 배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로 인해 용역비 지출 부담이 커졌던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종업원급여(3,992억원), 지급수수료(3,617억원), 상품구입비용(3,162억원)도 전년보다 증가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처럼 각종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시장 내 경쟁이 그만큼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배달앱 시장은 배민, 요기요, 쿠팡이츠 등 3사가 경쟁하고 있다. 배민은 60%에 달하는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 내 1인자다. 하지만 마냥 안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쿠팡이츠 등 후발주자가 공격적인 프로모션과 빠른 배달 서비스를 앞세워 시장 점유율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어서다. 

이에 우아한형제들은 시장 점유율을 사수하는 한편, 수익성을 개선해야 하는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여기에 수수료 폭리 논란 등 잡음 해소, 코로나 특수 종식에 따른 대응 등 과제 등이 산적한 상황이다.

배달앱 시장은 지난 2년간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려왔다. 하지만 조만간 사회적 거리두기 체제가 종식될 것으로 예고되고 있는 만큼 배달 음식 서비스 수요도 점차 위축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 배달비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어 배달앱 사업자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최근 서울연구원이 표본 1,2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배달 서비스 이용 현황’ 설문조사에 따르면, 배달비 인상 이후 음식배달 서비스 이용 빈도가 줄었다고 대답한 비율이 31.1%에 달했다. 배달 서비스를 이용했지만 최근 3개월 동안 이용하지 않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들 중 절반 이상(52.3%)은 ‘배달 음식·배달비 가격 상승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그 이유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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