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 HK이노엔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 HK이노엔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 HK이노엔 케이캡, 中 시장 본격 진출… 글로벌 매출 확대 전망

대한민국 30호 신약 HK이노엔(HK inno.N)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이 중국에서 최종 품목 허가를 받으면서 중국 시장에 본격 출시된다.

HK이노엔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정이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의 최종 품목 허가를 획득했다고 14일 밝혔다. 중국에서 허가 받은 적응증은 미란성 식도염이다. HK이노엔은 올해를 케이캡의 글로벌 시장 진출 원년으로 삼고, 전 세계 1위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인 중국을 시작으로 해외 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앞서 HK이노엔은 지난 2015년 중국 파트너사인 뤄신과 9,500만 달러(약 1,164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뤄신은 2017년 임상1상 시험을 시작으로 2020년 말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에 품목 허가 신청을 접수한 바 있다.

중국 시장에 2분기 중 출시 예정인 케이캡은 ‘큰 즐거움을 돕는다’라는 의미의 현지명 ‘타이신짠(泰欣赞)’으로 발매될 예정이며, 케이캡의 중국 내 독점판매권을 가진 뤄신이 생산 및 유통을 담당한다.

뤄신은 중국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에서 3위를 기록하고 있는 소화기 분야 전문 회사로, 3,000여명의 영업 인력을 통한 대규모 영업망을 구축하고 있고 현지 특성에 맞는 맞춤형 마케팅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향후 케이캡의 빠른 시장 안착이 기대된다.

의약품 시장조사 기관 아이큐비아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 규모는 2021년 3분기 누계 기준 약 135억 달러(16조2,000억원)로 집계됐으며, 중국 시장이 약 26억1,000만 달러(약 3조1,000억원)로 최대 규모로 추정된다. 이어 미국 시장이 약 23억2,000만 달러(약 2조8,000억원)로 2위, 한국 시장은 약 4억4,000만 달러(약 5,280억원)로 7위다.

중국은 전 세계 소화성 궤양용제 시장의 약 20%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거대한 시장이며, 최근 급성장하고 있다. 케이캡이 중국 시장에 본격 출시되면 단계별 기술료 및 로열티 발생에 따라 HK이노엔의 글로벌 매출 확대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곽달원 HK이노엔 대표는 “중국 출시와 미국 임상 가속화가 예정된 올해는 케이캡이 글로벌 시장을 본격 공략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유럽을 포함해 2028년까지 100개국에 케이캡을 수출하는 것이 목표로, 케이캡을 글로벌 블록버스터 신약으로 육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약품이 미국 파트너 제약사 스펙트럼에 240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 / 한미약품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이 차세대 혁신 항암신약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한미약품

◇ 한미약품-북경한미약품, AACR서 차세대 항암신약 각각 발표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이 새로운 기전의 혁신 항암신약으로 개발 중인 치료제 2종의 연구 결과를 미국암학회(AACR)에서 공개했다. 북경한미약품의 해외 유명 학회 발표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8일부터 12일까지 미국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AACR에서 한미약품은 후성유전자적 표적항암 신약 HM97662(EZH1/2), 북경한미약품은 이중항체 신약 BH3120(PD-L1/4-1BB BsAb)에 대한 연구 결과를 각각 포스터로 발표했다.

한미약품의 HM97662(EZH1/2)는 악성 혈액암 및 고형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신약으로, 면역항암제 반응성 개선은 물론 기존 치료제의 내성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까지 확인되고 있다. 또한 종양미세환경(TME)에서 면역 반응을 높이는 인자인 인터페론 유전자 촉진제(STING) 발현을 증가시켜, 면역세포활성화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 분비를 촉진한다.

이를 통해 HM97662는 KRAS/LKB1 이중 변이가 일어난 비소세포폐암(NSCLC)에서의 면역 항암제 반응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HM97662가 비소세포폐암에서 STING 발현 유도로 항암 면역 효과를 향상시켜 폐암 세포의 증식을 강력하게 억제할 수 있는 면역항암제 조절자로서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미약품은 이 같은 효능 확인을 포함한 임상 1상을 올해 상반기 중 시작할 계획이다.

HM97662는 작년 12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보건복지부 등이 후원하는 국가신약개발사업에 선정돼, 불응성 악성 혈액암 및 고형암 치료 ‘혁신 신약’으로의 개발에 속도가 붙고 있다.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이 미국암학회에서 / 한미약품
한미약품과 북경한미약품이 미국암학회에서 차세대 항암신약에 대한 임상 진행 상황을 발표했다. / 한미약품

북경한미약품은 이중항체 플랫폼 ‘펜탐바디’를 적용해 개발한 면역항암신약 ‘BH3120’이 강력한 항종양 효과는 물론, 영장류를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통해 우수한 안전성까지 확보했다는 전임상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펜탐바디’는 하나의 항체가 서로 다른 2개 표적에 동시에 결합할 수 있는 차세대 이중항체 기술로 안정성이 우수하며, 면역원성 문제에서 자유롭고 생산 효율도 높다는 장점이 있다. 

BH3120은 면역세포 활성수용체인 4-1BB를 타깃한다. 4-1BB는 T세포 또는 NK세포에서 발현되는 공동자극분자로, 강력하고 지속적인 항암 효과를 나타낸다. 기존에 개발 중인 4-1BB 단일클론 항체들은 효능 또는 안전성 측면의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BH3120의 경우 4-1BB는 물론 암세포 표면에 위치한 PD-L1까지 동시 표적으로 하는 이중항체기전으로 종양미세환경(TME)에만 특이적으로 작용하며, 암 조직내 면역세포 기능 활성화를 통한 강력한 항종양 효과를 보여준다. 또한 영장류 대상 안전성 연구에서 200㎎/㎏ 용량까지 과도한 면역계 활성화를 통한 부작용이 없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는 개발 중인 동일계열 경쟁 품목 중 가장 우수한 수준의 안전성 프로파일이다.

또 반복 투여 주기 동안 계열 내 부작용으로 예상되는 간독성이나 호중구, 혈소판 등 혈액학적 수치 변화도 없어 매우 안전하고 효과적인 신규 면역항암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줬다. 북경한미약품은 이 같은 전임상 연구결과를 토대로 다양한 고형암 치료제로서의 안전성 및 효과 확인을 목적으로 한 임상을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임해룡 북경한미약품 총경리는 “북경한미약품 연구센터가 자체 개발한 이중항체 신약의 연구 결과를 해외 무대에서 처음으로 공식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한미약품그룹의 중요한 R&D 핵심축이 될 수 있도록 북경한미약품 연구센터의 역량을 더욱 키워 나가겠다”고 말했다.

권세창 한미약품 사장은 “앞으로도 한국과 중국의 두 연구센터가 협력 관계를 통해 개발한 우수한 신약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며 ”질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의 삶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룹사의 모든 R&D 역량을 결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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