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예스24그룹의 패션부문 계열사인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이 합병을 추진하고 나선 가운데, 오너일가 3세의 지분 변동이 눈길을 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한세예스24그룹의 패션부문 계열사인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이 합병을 추진하고 나선 가운데, 오너일가 3세의 지분 변동이 눈길을 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세예스24그룹의 패션부문 상장계열사인 한세엠케이가 같은 부문의 비상장계열사 한세드림의 흡수합병을 추진하고 나섰다. 각종 시너지 및 효율성 제고 효과가 기대된다는 게 추진 배경이다. 한편으론 2세 경영승계 작업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이런 가운데, 아직 8살에 불과한 오너일가 3세 또한 존재감이 부쩍 커질 전망이어서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2세 김지원 대표 계열사 하나로 통합… 3세는 지분 확대

한세예스24그룹의 패션부문 계열사이자 코스피 상장사인 한세엠케이는 지난 7일, 한세드림의 흡수합병을 추진한다고 공시했다. 한세드림은 한세엠케이와 마찬가지로 패션사업을 영위 중이며, 비상장 계열사다. 

이 같은 흡수합병 추진의 배경으로는 시너지 및 효율성 제고 효과가 제시됐다. 한세엠케이 측은 “흡수합병 이후 재무구조의 안정성이 하락하고, 부채 증가로 인해 원리금 상환 부담도 확대될 전망”이라면서도 “다만, 포트폴리오 확대로 매출 안정성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며, 생산 및 인적자원 인프라 공유 및 일원화된 관리체제로 운영효율성을 제고하고 불필요한 자원낭비를 줄여 원가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통해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해 궁극적으로 회사의 재무구조 및 수익성 개선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은 나란히 패션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나 세부적인 측면에서 차이가 존재한다. 한세엠케이가 20·30대를 겨냥한 브랜드 및 스포츠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반면, 한세드림은 어린이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따라서 합병이 이뤄질 경우 업황 변동에 대한 대응 능력이 높아지는 한편, 영업망 공유를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게 한세엠케이 측 설명이다. 아울러 한세엠케이는 관리부문 등 중복되는 영역의 효율성 제고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한편으론 그룹차원의 2세 경영승계 작업과도 맞닿아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세예스24그룹은 창업주인 김동녕 회장의 세 자녀가 모두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중 막내딸인 김지원 대표는 한세엠케이와 한세드림에서 모두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데, 두 회사가 하나로 합치는 것이다. 한세예스24그룹은 김동녕 회장의 장남인 김석환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가 지주사 및 문화·콘텐츠 사업을, 차남인 김익환 한세실업 대표가 의류OEM 사업을, 김지원 대표가 패션브랜드 사업으로 역할분담을 하고 있다.

또 하나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특정 오너일가 3세의 존재감이 부쩍 커진다는 점이다. 주인공은 김익환 대표의 장남인 김규현 군으로 2014년생, 올해 만 8세다.

김규현 군은 현재 한세드림 지분 10%를 보유 중이다. 나머지는 한세예스24홀딩스(88%)과 김동녕 회장(2%)이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흡수합병 내용을 살펴보면, 흡수소멸되는 한세드림 주주에게 1주당 약 0.86주의 한세엠케이 신주가 부여된다. 따라서 김규현 군은 흡수합병 이후 한세엠케이 지분 5.72%를 보유하게 될 전망이며, 이는 한세예스24홀딩스에 이은 단일 2대주주에 해당한다. 합병가액을 기준으로 한 지분가치는 80억원이 넘는다. 현재 김지원 대표가 보유 중인 한세엠케이 지분이 0.05%라는 점에 비춰보면 상당한 수준이다.

모두 미성년자인 한세예스24그룹 오너일가 3세들은 나란히 일찍부터 그룹 계열사 지분을 보유해왔다. 심지어 생후 2개월부터 억대 주식을 보유하기도 했다. 

이 중 현재까지 보유 지분 규모가 가장 컸던 것은 김지원 대표의 장남인 박건희 군이었다. 2011년생인 박건희 군은 오너일가 3세 중 나이가 가장 많다. 한세엠케이와 예스24 등 보유 중인 그룹 상장계열사 지분 가치가 약 30억원 수준이다. 그런데 이번 흡수합병을 통해 김규현 군이 박건희 군을 훌쩍 뛰어넘게 된 모습이다. 반면, 오너일가 2세 장남 김석환 대표의 두 딸 등을 비롯한 나머지 오너일가 3세들의 지분 보유 규모는 약 10억원 안팎에에 그친다. 

물론 이번 흡수합병 추진이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 주주들의 동의 등 중요한 절차가 남아있다. 우선, 합병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안에 해당돼 발생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참석주주의 3분의 2 찬성해야 가결된다. 

또한 한세엠케이는 이번 흡수합병과 관련해 주식매수청구권 매수대금이 50억원을 초과할 경우 합병계약이 해제될 수 있다는 조건을 붙였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으로는 4,477원(예정)을 제시했다. 

따라서 8.65%의 주주가 흡수합병에 반대하며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경우 합병이 취소될 수 있는 상황이다. 한세엠케이는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보유 지분이 51.84%이며, 지분이 1% 미만인 소액주주들이 지난해 말 기준 24.4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엔 향후 주가향방 또한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가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격을 밑돌 경우 이를 행사하는 주주가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합병 추진 발표 직전인 지난 6일 한세엠케이의 종가는 4,900원이었다. 하지만 발표 이후 15일까지 7거래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4,370원까지 떨어졌다.

합병에 반대하는 한세엠케이 주주의 의사표시 접수기간은 다음달 10일부터 임시주주총회 예정일 전날인 24일까지다. 반대 의사를 표시한 주주는 다음달 25일부터 6월 14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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