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사회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디스플레이에 눈이 노출되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안구 질환도 증가하는 추세다.  이 가운데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패널이 안구 질환의 위험도를 줄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 사회가 본격적으로 도래하면서 노트북, PC, 스마트폰 등 IT기기를 사용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됐다. 재택근무, 화상 회의, 온라인 수업 등 사회생활뿐만 아니라 OTT, SNS, 게임 등 여가 활동까지 IT기기 없이는 힘들 지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처럼 IT기기의 사용량이 많아지면서 눈 건강이 심각하게 저해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김안과병원이 지난 3월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전국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69.4%가 스마트폰, 태블릿, PC 등의 기기를 사용할 때 안구건조증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최신 IT기기들의 디스플레이에 적용되고 있는 ‘OLED(유기발광 다이오드)’ 패널이 안구 질환의 위험도를 줄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 눈 건강 위협하는 블루라이트, OLED가 LCD 등 기존 디스플레이 패널보다 적다

OLED가 안구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블루라이트(Blue light: 청색광)’ 발생량 때문이다. 기존 LCD패널이나 LED패널에 비해 블루라이트의 발생량이 OLED패널을 사용하면 현저히 적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노트북이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Blue light: 청색광)’에 대해서는 아직 학계 의견이 갈리긴 하지만 오래 노출되면서 황반변성, 안구건조증 등 심각한 안구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지난 2018년 미국 털리도 대학교의 카룬아라스네 교수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블루라이트에 노출된 레티날(비타민 A의 한 형태)은 광수용체(빛을 자극으로 수용하는 화합물)에서 유독한 화학 분자를 생성해 시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저하시킬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OLED가 안구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은 ‘블루라이트(Blue light: 청색광)’ 발생량 때문이다. 기존 LCD패널이나 LED패널에 비해 블루라이트의 발생량이 OLED패널을 사용하면 현저히 적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그렇다면 실제로 OLED패널에서 발생하는 블루라이트의 양은 안구 건강에 안전하다고 볼 수 있을까.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OLED제조사인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OLED패널의 블루라이트 발생량이 기존 LCD패널에 비해 훨씬 적었다.

지난 2014년 IMID디스플레이비즈니스포럼에서 LG디스플레이 측이 한국광기술원 및 자체 조사결과를 토대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LCD TV가 OLED TV보다 3.1배 많은 블루라이트를 발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21년 미국의 안구 건강 특화 인증기관 아이세이프(Eyesafe)로부터 OLED패널 안전 인증을 획득한 바 있다. 아이세이프의 안전 인증은 전체 블루라이트 방출량 중 블루리아트 방출량 중 유해 블루라이트 비중 50% 이하, 유해 블루라이트 비중 0.085% 이하 등 조건을 모두 만족시킬 경우 인증이 발급된다. 

이때 LG디스플레이의 OLED TV패널은 유해 블루라이트의 비중이 약 34%(65인치 기준)로 기준치인 50% 이하를 만족시켰다. 전체 가시광선 방출량 중 유해 블루라이트의 비중도 기준치 이하를 충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 제품들 역시 LCD보다 블루라이트 발생량이 적었다. 지난 3월 삼성 노트북용 OLED패널은 글로벌 제품 안전 인증업체 SGS의 테스트에서 유해 블루라이트 방출량이 현저히 낮아 ‘아이케어 디스플레이’ 인증을 확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삼성디스플레이 측 자체 평가 결과에서도 삼성 OLED 제품은 LCD 대비 유해 블루라이트 방출량이 1/3수준으로 나타났다. 화면 바탕을 어둡게 바꾸는 ‘다크모드’를 적용할 경우엔 라이트모드 대비 유해 블루라이트 방출량이 78% 이상 감소됐다.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 양 사의 OLED 제품들 모두 글로벌 제품 안전 인증 기관에서 테스트한 결과, 기존 LCD제품들보다 블루라이트 발생량이 현저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LG디스플레이(사진 위쪽)가 독일의 국제 인증기관인 ‘TUV Rheinland(TUV 라인란드)’으로부터 블루라이트 및 눈깜빡임에 대한 안전 인증을 받은 모습과 글로벌 제품 안전 인증업체 SGS의 테스트에게 아이케이 디스플레이 인증을 받은 삼성디스플레이의 노트북 제품 모습(사진 아래쪽)./ 각 사

아울러 OLED분야 전문가들의 의견뿐만 아니라 OLED패널이 안구에 미치는 악영향이 기존 LCD나 LED패널보다 양호하다는 의학계 연구 결과들도 존재한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시기능개발 연구소 연구진들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에 게재한 논문 ‘Comparison of ophthalmic toxicity of light-emitting diode and organic light-emitting diode light sources(2020)’에서 OLED의 빛이 LED에서 발생하는 빛보다 눈에 덜 유독하다고 밝혔다.

연구진들은 “각막, 결막, 렌즈, 망막 색소 상피세포 등을 활용해 인간의 안구세포에 OLED가 노출된 후 형태학적, 기능적 변화를 조사했다”며 “각막 및 결막상피세포에서 LED 노출 후 반응성 산소종 생성 및 인터루킨-8의 발현 수준이 OLED 노출 후보다 월등히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청색 파장 에너지가 낮기 때문에 OLED 광이 LED 조명보다 눈에 덜 유독 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이러한 결과는 LED에서 OLED 조명으로 전환해야 할 수도 있음을 나타낸다”고 전했다.

다만 연구진들은 “OLED의 빛이 여전히 특정 안구 독성을 나타냈다는 것을 감안할 때, OLED 광 강도의 임계 한계 및 OLED 유도 독성에 대한 상세한 배경은 더 조사돼야 한다”며 OLED가 눈 건강에 ‘만능’이 아닐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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