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올 1분기 호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최근 몇달간 주가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어 윤호영 대표(사진)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카카오뱅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카카오뱅크가 올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플랫폼 및 뱅킹 비즈니스 부문의 고른 성장에 힘입어 분기 최대 실적을 낸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호실적에도 카카오뱅크 경영진의 발걸음은 마냥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최근 수개월째 주가가 부진을 거듭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 1분기 분기 최대 실적… 시장 기대치는 하회 

카카오뱅크는 1분기 순이익 668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3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3.2%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4억원으로 63.8% 늘고 매출액은 3,384억원으로 50.5% 증가했다. 1분기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으로 최대 규모다. 

카카오뱅크 측은 “이자 이익 확대와 플랫폼 비즈니스 성장이 수익성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1분기 말 기준 카카오뱅크의 고객은 1,861만명으로 지난해 말 보다 62만명이 증가했다. 1분기 수신 잔액은 33조414억원으로 전년 말 보다 3조153억원이 늘어났다. 여신잔액은 25조9,651억원으로 1,037억원이 성장했다. 이자수익은 2,642억원으로 전년보다 59.6% 증가했다.  
 
카카오뱅크 측은 “고신용대출이 줄었지만 중·저신용 및 전월세보증금 대출 증가로 성장세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대출 잔액은 2조6,912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2,269억원이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은 1분기 말 기준으로 1,100억원을 돌파했다.

플랫폼 부문 수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5% 증가한 253억원으로 집계됐다. 연계대출은 1분기 4,520억원의 대출이 실행되면서 누적 취급액이 4조6,000억원으로 늘었다. 수수료 부문 수익은 47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8% 늘었다. 

이로써 카카오뱅크는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도 호실적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주식시장의  반응은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올 1분기 발표한 실적이 시장의 전망치를 하회하기 때문이다.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1분기 74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던 바 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장의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올 1분기 역시, 시장 전망치를 밑돌 것이라는 예상이 증권사들을 통해 제기됐던 바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 몇 달간 주가 흐름도 신통치 못한 모습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국내 증시에 화려하게 입성한 종목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6일 상장 첫날 단숨에 금융업종 시가총액 1위에 오르면서 단숨에 ‘금융 대장주’ 자리에 등극했다. 이날 카카오뱅크는 공모가(3만9,000원)의 2배에 가까운 6만9,8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8월 18일엔 장중 한때 9만4,400원까지 오르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 작년 고점 대비 주가 반토막… 윤호영 대표 투심 살리기 골머리 

그러나 상승세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약세를 이어왔다. 최근 주가는 4만원 초반 선까지 주저앉은 실정이다.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뱅크는 4만1,2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해 고점(9만4,400원) 대비 56.3% 하락한 수준이다.

시장에선 향후 주가가 공모가(3만9,000만원) 아래까지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피어오르고 있다. 상장 직전 제기됐던 고평가 논란도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앞서 시장에선 카카오뱅크의 공모가를 놓고 고평가 논란이 제기됐던 바 있다. 

이러한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은 최근 은행주들이 금리 인상 기조에 따라 상승세를 보여 온 점과 사뭇 비교되고 있다. 은행주들은 금리 인상기조의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식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새 정부 출범과 함께 대출 규제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호재로 지목된다. 

하지만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좀처럼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카카오그룹주 부진과 더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시장에선 카카오뱅크의 주가 부진을 놓고 은행주가 아닌, 기술·성장주로 인식되고 있는 점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술·성장주는 미국의 긴축 기조와 중국 봉쇄 여파로 경기 둔화 우려가 불거지면서 약세를 보여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호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카카오뱅크 윤호영 대표의 마음은 가볍지 않을 전망이다. 주가 부양을 위해선 차별화된 플랫폼 경쟁력 입증함과 동시에 주주가치 제고책 등이 이어져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주택담보대출 가능 지역을 확장하고 하반기에는 개인사업자 대출 및 수신 상품을 출시할 방침이다. 또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준비도 본격적으로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과연 부진한 주가가 다시 날개를 펼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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