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일 강원 춘천역을 방문해 철도 인프라 구축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GTX-B 노선 춘천 연장과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의 조기 완공 등 대선 주요 공약의 이행을 약속하고 현장을 점검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뉴시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4일 강원 춘천역을 방문해 철도 인프라 구축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윤 당선인은 GTX-B 노선 춘천 연장과 춘천과 속초를 잇는 동서고속화철도의 조기 완공 등 대선 주요 공약의 이행을 약속하고 현장을 점검했다. /인수위사진기자단-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윤석열 당선인이 4일 강원 지역을 찾았다. 윤 당선인이 이날 강원 지역을 찾은 것은 ‘약속과 민생의 행보’ 일환으로, 후보 시절에 ‘당선된 이후 다시 찾아뵙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이에 윤 당선인은 지난달 11일 대구·경북 지역을 시작으로 지역 순회를 이어갔고, 이날 강원도 방문이 마지막 지역 순회 일정이다. 

그런데 윤 당선인의 ‘약속과 민생의 행보’는 ‘선거개입’ 논란을 불러왔다. 6·1 지방선거를 한달도 안 남겨둔 시점에서 전국을 돌며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과 함께하며 지역 공약을 언급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선거개입이라고 비난했고, 정치권에서도 윤 당선인의 행보를 선거와 연계해 해석하고 있는 상황이다. 

◇ 지역 일정마다 국민의힘 후보와 동행

인수위에 따르면 지난 2일 윤 당선인은 경기 일산·안양·수원을 연이어 돌며 수도권광역철도(GTX) 공사, 1기 신도시, 수원 군 공항 소음 문제 등 경기도 지역 현안을 챙기고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경기 지역 방문에는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가 대부분의 일정을 함께했다. 

윤 당선인은 4일 강원 춘천·원주·강릉시를 잇따라 방문했다. 춘천 일정에 김진태 국민의힘 강원지사 후보와 최성현 국민의힘 춘천시장 후보가 윤 당선인과 함께하며 GTX-B의 강원도 연장 공약 추진 등을 요청했다. 이에 윤 당선인은 “재정 여건이 허락하면 강원도의 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해 저도 최대한 노력할 것을 다시 한번 약속드린다”고 말했다. 원주 부론산업단지 방문에는 김진태 후보 외에도 원강수 원주시장 후보와 박정하 원주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함께했다.

윤 당선인의 지역 행보는 지난달 11일 대구·경북 방문으로 시작했다. 호남, 부산·경남, 인천, 충청, 경기 지역을 차례로 방문했다. 그리고 이날 강원 지역 방문이 마지막이었다.

그런데 윤 당선인은 지역 방문때마다 ‘선거 개입’ 논란에 휩싸였다. 6·1 지방선거에 출마한 국민의힘 광역·기초자치단체장 후보들과 일정을 함께해서다. 경기도 방문에서는 김은혜 후보가 나타났고, 강원(김진태), 인천(유정복), 충남(김태흠), 충북(김영환) 방문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광역자치단체장 후보가 모습을 드러냈고, 지역 발전 공약을 언급했다. 정치권은 이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윤 당선인과 함께하는 ‘여당 후보’라는 이미지를 심어준다고 보고 있다. 

◇ 민주당, ‘당선인 신분 활용한 선거개입’ 비판

민주당은 윤 당선인이 공직선거법상 정치적 중립 의무를 적용 받지 않는 당선인 신분을 활용해 선거에 개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인 이소영 의원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취임을 일주일 앞둔 대통령 당선인 역시 그 영향력은 대통령이나 다름없고 선거 중립 의무를 지키는 것이 당연하다”라며 “취임 전부터 자당 후보 선거 운동과 보수 세력 대결집에 몰두하는 윤 당선인은 자중하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윤 당선인을 옹호했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마다 당선인의 지역 공약 이행 의지를 확인하고 싶어하기에 당선인도 시간을 쪼개 지방 일정을 잡는 것”이라며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정은 지난(2018년) 지방선거 바로 전날 미·북 정상회담이 가장 대표적인 사례”라고 주장했다

인수위 역시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윤 당선인이 대선 기간 약속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지난 2일 기자들과 만나 “당선인이 당선 이후 2개월 동안 지역에 가서 민생을 살피고 당선시켜준 국민께 감사함을 전하는 건 당연한 게 아니겠나”라고 반박했다. 

정치권에선 윤 당선인이 지방선거를 위해 전략적 행보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0.73%p 차이로 신승한 윤 당선인은 향후 2년간 ‘여소야대’ 정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 그렇기에 대선의 연장전으로 평가되는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윤 당선인의 국정 동력이 떨어지지 않는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윤 당선인의 지역 일정은) 명백하고 현존하는 선거개입”이라며 “대선 당시 약속을 지킨다는 명분에 들어맞는지 봐야 한다. 한 달 동안 팽개쳐둔 채 두다 이제와서 지역을 도니 누가 고운 눈으로 보겠는가”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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