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공식적인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이 국가 디지털 산업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IT산업계에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공식적인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 임기를 시작했다. 국내 산업계에서는 집권당이 더불어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바뀌는 ‘정권 교체’가 이뤄진 만큼 다양한 국가 산업 및 정책 기조에도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지속적으로 국가 디지털 산업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IT산업계에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이에 문재인 정부의 뒤를 이어 국정 운영을 시작하는 윤석열 정부의 움직임에 IT산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 尹정부, ‘반도체 초강대국’ 목표… 반도체 산업 수혜 예상

이번 윤석열 정부에서 가장 큰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기대되는 IT산업 분야는 단연 ‘반도체’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자주 강조해 왔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IT산업의 ‘쌀’이 반도체인 만큼 관련 분야에 대한 지원이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산업 정책에 관한 구체적 발표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제 20대 대선 발표된 공약집을 살펴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반도체 산업의 중요성을 크게 강조했음을 알 수 있다.

국민의힘 홈페이지에 게재된 ‘2022년 제20대 대통령선거 중앙정책공약집’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명실상부한 반도체 초강대국’을 이룩하겠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차세대 반도체 산업 육성과 실효성 있는 반도체 산업 지원 대책 마련, 인력 10만명 양성 등의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 ‘1호 결재’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으로 반도체 핵심 인재로 꼽히는 이종호 후보자(사진 좌측)를 임명했다. 또한 첫 민관합동위원장에는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사진 우측)이 유력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뉴시스(공동취재사진)

윤석열 정부의 ‘반도체 사랑’은 정부 주요 부처 인사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10일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직후 ‘1호 결재’에서 우리나라 IT산업의 주축을 담당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장관으로 임명된 이종호 후보자를 임명했다. 이종호 후보자는 ‘벌크 핀펫’ 기술을 개발하는 등 반도체 기술 분야의 핵심 인재 중 하나로 꼽힌다.

3차원 트랜지스터 기술인 벌크 핀펫(Bulk FinFET)은 비메모리 반도체 업계의 표준 기술로 현재 삼성전자, 인텔 등 국내외 대형 반도체 기업들이 사용하고 있다. 지난 2001년 원광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던 이종호 후보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와 함께 벌크 핀펫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또한 지난 9일 윤석열 정부 관계자들과 다수 언론 매체들의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의 첫 민관합동위원장에는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이 유력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이 현재 세계 1위를 달성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대표적 인물로 꼽힌다. 

지난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연구소 연구원으로 삼성전자에 처음 입사한 권오현 전 회장은 연구원 시절인 1992년, 세계 최초 64MB D램 반도체를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이후 삼성전자는 권오현 전 회장의 모토인 ‘초격차’를 유지하며 2017년 인텔을 꺾고 반도체 매출 전 세계 1위를 달성하는데 성공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권오현 전 회장이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삼성디스플레이의 부회장까지 역임한 만큼, 윤석열 정부 핵심 인사 중 한 명이 된다면 국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산업 전반에 힘이 실릴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윤석열 정부 하에서는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인터넷 산업 등 주요 4차 산업들 역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래픽=박설민 기자

◇ AI, 빅데이터 등 4차 산업 분야도 기대… 통신 부문은 ‘걱정 반 기대 반’

반도체뿐만 아니라 인공지능(AI)와 빅데이터, 인터넷 산업 등 주요 4차 산업들 역시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11월 15일 대통령 후보 수락 연설을 통해 “저는 불필요한 규제를 혁파하고 AI 등 4차 산업혁명을 이끄는 기업에 지원을 집중할 것”이라며 4차 산업 발전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피력한 바 있다.

국민의힘 정책국이 지난 2월 4일 발표한 ‘윤석열 후보 공약발표 및 연설문’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가 디지털 경재 패권 국가로의 도약을 위해 마련한 ‘6대 전략’은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소프트웨어 산업 발전 △고도화된 디지털 인프라 구축 △디지털 융합산업 지원 △튼튼한 사이버 안전망 구축  △100만 디지털 인재 양성으로 구성됐다.

특히 윤석열 정부는 ‘인공지능(AI) 산업 육성’ 전략에 따라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통한 AI 산업 저변 확대을 확대하고 AI 역기능 예방 등을 위한 제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를 위해 세계 최대의 AI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의 조성과 행정용 AI 시스템의 구축, AI윤리 정립 방안 등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소프트웨어(SW) 산업 분야도 혁신기업 육성, 소프트웨어 융합 원천기술 연구 지원 등의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될 전망이다. 특히 소프트웨어 융합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서는 SW 컴퓨팅 산업 원천기술개발 과제를 2025년까지 현행 127개에서 200개로 확대하고, 연구 예산도 대폭 상향한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NH투자증권 안재민 연구원도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된 직후 발표한 리포트를 통해 “윤석열 당선인은 디지털 경제 활성화와 관련된 공약에서 AI 산업 육성, 디지털플랫폼 정부 육성, 소프트웨어/메타버스/모빌리티/디지털인프라 산업 육성 등을 언급했다”며 “이는 인터넷 산업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이동통신 분야는 ‘기대 반, 걱정 반’인 상태다. 지난 4월 28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에서 브리핑을 통해 5G중저가 요금제 도입 정책 추진에 관한 발표를 하면서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다만 이동통신 분야는 ‘기대 반, 걱정 반’인 상태다. 윤석열 정부가 정책 공약을 통해 ‘고도화된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해서는 5G 전국망 고도화 및 6G 세계 표준 선도, 마이데이터 생태계 기반 조성, 클라우드 산업 활성화를 약속하곤 있지만 5G통신 갑작스런 요금 인하가 이동통신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실제로 지난 4월 28일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과학기술교육분과에서 브리핑을 통해 5G중저가 요금제 도입 정책 추진에 관한 발표가 있었던 직후,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3사의 주가는 각각 7.5%, 4.8%, 1.1% 하락했다.

다만 증권가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5G중저가 요금제 출시 관련 정책 추진이 이동통신 산업에 별다른 악영향을 미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김홍식 연구원은 “윤석열 정부의 5G중저가 요금제 출시 검토를 요금인하 권고로 해석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평가한다”며 “이는 사실상 소비자피해방지 대책에 가깝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박근혜·문재인 정권 초기에 가입비 폐지·선택약정요금할인 25% 확대에 따른 누적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의 하락 폭은 각각 700원·1,700원 수준으로 최근 규제에 대한 우려는 과도한 편”이라며 “LTE 가입자들의 5G로의 이동 촉진과 8만원대 요금제의 높은 선호도 등으로 6만원대 초반 5G 중가 요금제 출시에 따른 ARPU 영향은 사실상 미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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