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와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다 12일 선관위 후보 등록을 마쳤다. 본격 선거 레이스에 돌입한 이들은 서로를 향한 공세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6‧1 지방선거가 2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최대 승부처인 서울을 두고 ‘쟁탈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서울 수성에 사활을 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송영길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에게 ‘실패한 시장’ 프레임을 덧씌우며 ‘방어전’에 돌입했다. 반면 송 후보는 오 후보의 지난 1년 서울 시정을 비판하며 맞서고 있다.

6‧1 지방선거 후보 등록 첫날인 12일 오 후보는 선관위를 방문해 후보 등록을 마쳤다. 오 후보는 서울 구로구 개봉3구역 현장에서 진행된 출마선언에서 “앞으로 4년간 제대로 일할 기회를 얻기 위해 승부의 장으로 나가려고 한다”며 공식적으로 출사표를 던졌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도 이날 선관위에 후보 등록을 마쳤다. 송 후보는 선관위 후보 등록 후 페이스북에 “하루에 1%씩 올릴 각오로 뛰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여러 여론조사 결과, 상대적으로 ‘열세’인 위치지만 아직까진 ‘지켜봐야 한다’는 게 송 후보의 생각이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서울시민의 마음은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새 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치러지는 선거라는 점도 이들의 경쟁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 출발’을 위해, 민주당으로서는 새 정부에 대한 ‘견제’를 목적으로 이번 선거를 대하고 있다. 당장 오 후보는 이날 출마 선언에서 윤석열 정부와의 ‘유기적 협업’을 최대의 강점으로 내세웠다. 아울러 지난 1년 시정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며 민주당의 다수 의석 교체에도 힘을 실었다. 

반면 송 후보는 윤 정부의 ‘감시자’ 역할을 자청했다. 그는 이날 YTN ‘뉴스큐’에 출연해 “송영길의 당선은 윤 정부의 예방주사 백신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서울시민의 재산권과 기본권을 지키고 필요하다면 대통령 앞에서도 서울 시민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민심을 가감 없이 전달하는 시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 ′정치 시장 vs 스타일리스트 시장′ 비아냥도

두 후보 모두 후보 등록을 마치면서 본격 ‘선거 레이스’에 뛰어든 가운데, 신경전도 불이 붙는 모양새다. 앞서 서로를 향해 ‘실패한 시장’, ‘도망간 시장’이라고 치고받은 이들의 공방은 이날 더욱 ‘구체화’ 됐다.

오 후보는 이날도 송 후보를 향해 ‘실패한 시장’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는 “송 후보가 인천시장 임기 말에 각종 기관, 언론사 평가가 전부 다 하위권이었던 건 분명한 객관적 사실”이라며 “4년간 운영한 인천시 청렴도도 늘 하위권이었다”고 지적했다. 

9조 원이었던 인천시의 부채가 13조 원까지 늘었다는 점도 주된 공격 대상이 됐다. 앞서 송 후보가 이를 전임 시장의 탓으로 돌린 것도 모순이라는 게 오 후보의 주장이다. 그는 “전임 시장이 빚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며 선거 운동해서 당선됐다”며 “빚을 줄이겠다고 약속해서 취임했던 4년을 전임시장 핑계 대는 것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고 했다. 

송 후보도 공방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이날 앞선 라디오에서 “(오 후보는) 지난번 보궐선거 때 나와서 자신은 재선시장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주일 이내 집값을 잡겠다고 호언장담했다”며 “(그러나) 별로 큰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있는 게 안심 소득을 자랑하는 데 500명 정책실험 가지고 홍보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 후보가 TV 토론을 피하고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송 후보는 “KBS가 요청한 방송기자 토론을 거부해 지금 안 되고 있다”며 “자신은 서울 전문가라면서 송영길이 뭐 무섭다고 TV토론을 회피하는가”라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대결 구도가 형성되면서 ‘네거티브′ 불씨도 살아나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네거티브 전략에 대해 “상대방이 하는 만큼만 하겠다”며 마다하지 않았다. 실제로 오 후보는 이날 YTN ‘더뉴스’에 출연해 “송 후보는 내 적수는 오세훈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한다”며 “시장직에 오르시더라도 굉장히 시끄럽겠구나, 정치를 하시겠구나 이런 생각을 한다”고 송 후보를 비꼬았다. 반면 송 후보는 “(오 후보는) 겉멋을 중시하는 스타일리스트”라고 지적하며 ‘스타일리스트 시장과 일하는 시장의 싸움’이라며 맞불을 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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