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생명의  새 주인 찾기가 무산된 가운데 최철웅 대표이사의 자본적정서 관리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KDB생명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KDB생명이 사면초가에 내몰렸다. 최근 새 주인 찾기가 결국 무산된 가운데 재무건전성 관리에 적신호가 들어왔기 때문이다. 특히 내년 도입될 새 회계기준과 지급여력제도에 대응하기 위해선 자본 확충이 필요하지만 추가 유상증자 추진은 녹록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시장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최철웅 대표이사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 새 주인 못 찾고 또 표류

최 대표는 지난 3월 말 연임에 성공했다. 그는 내년 3월까지 회사를 1년 더 이끌어 나가게 됐다. 임기 연장에 성공했으나 그의 발걸음은 무겁다. 지난달 회사의 매각 작업이 최종 무산되면서 그의 부담이 한층 커졌기 때문이다.

KDB생명 매각작업은 지난 4월 20일자로 무산됐다. 산업은행 측은 이날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CV)가 JC파트너스와 체결했던 KDB생명 주식매매계약(SPA)의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KCV는 2010년 금호그룹 구조조정 당시 KDB생명을 인수하기 위해 산업은행과 칸서스자산운용이 공동으로 설립한 사모펀드(PEF)다. 산업은행 측은 “지난해 6월 JC파트너스가 KDB생명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으나 거래종결 기한인 지난 1월 31일 안에 대주주 변경 승인을 획득하지 못함에 따라 계약 해제를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KDB생명의 매각 작업은 네 번째 무산 수순을 밟게 됐다. KDB생명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은 2010년 6,500억원에 KDB생명을 인수한 뒤, 2014년부터 KDB생명 매각을 수차례 시도한 바 있다. 지난달 산업은행 측은 “시장 상황 등을 다각적으로 고려해 재매각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지만 단기간 내 인수 후보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로선 KDB생명이 인수합병 시장에서 매력적인 매물로 평가되기 어려운 처지이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매각절차 장기화 상황을 겪으면서 영업기반이 위축된데다 재무건전성 지표도 나빠진 상황이다.

한국기업평가(이하 한기평)는 10일 KDB생명의 무보증 후순위사채 신용등급을 부정적검토 대상에서 해제하고, 등급전망을 부정적으로 부여하면서 이 같은 상황을 짚은 바 있다. 

◇ 영업기반 위축·자본적정성 하방압력 어쩌나 

한기평에 따르면 KDB생명의 조정보험료수입은 2017년 3.2조원에서 2020년 2.5조원, 2021년 2.4조원으로 감소했다. 조정보험료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7년 3.5%에서 2020년 2.8%, 2021년 2.6%로 하락했다. 한기평 측은 “매각 진행 과정에서 보험영업력이 장기간에 걸쳐 훼손된 점, 지배구조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단기간내 시장지위가 제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자본적정성 하방 압력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 한기평 측은 “금리상승 영향으로 KDB생명의 RBC 비율은 2020년말 200.6%에서 2021년 말 168.9%로 큰 폭으로 하락했다”며 “또한 후순위사채 및 신종자본증권이 지급여력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말 기준 47%에 달해 자본의 질도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2년 1분기 중 유가증권 계정재분류를 통해 RBC 비율 하락을 일정 수준 방어했지만, 금리 상승세가 지속 될 것으로 예상돼 RBC 비율 하락 압력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RBC 비율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2023년 도입예정인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현재 상황에서 추가적인 유상증자 등의 자본확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한기평은 현 지배구조와 매각추진이력을 고려할 때 유상증자가 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자본성증권 발행한도 소진율도 높아 자본적정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관측했다. 

모회사인 산업은행 측은 KDB생명 측에 막대한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KDB생명을 인수한 뒤, 수차례 유상증자를 진행했다. KDB생명에 투자한 금액만 1조원이 훌쩍 넘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모회사인 산업은행 측에 도움을 받기는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최근 산업은행이 새 정부 출범과 함께 수장 교체, 지방이전 등 다양한 이슈로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상황은 더욱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현재로선 자체적인 고강도 경영 혁신 작업과 경쟁력 강화 노력이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장인 최철웅 대표의 어깨가 무거워진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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