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민주당의 입장을 밝히고 공식 사과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성 비위 논란을 빚은 박완주 의원을 제명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국민의힘도 마냥 편하지는 않은 모양새다. 당장 민주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꺼내 들면서 역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민주당은 성 비위 사건 후폭풍 진화에 부심이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번 사건으로 인해 다시 한번 참담한 심정으로 성 비위에 대해서는 엄중히,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박 의원이 성 비위 피해자를 ‘면직 처리’하려고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포함해서 이번에 강력한 당 차원의 제명, 징계가 판단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정치권은 직접적인 언급을 자제했지만, 사실상 이번 사건이 6‧1 지방선거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주당으로서는 과거의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성 비위 사건으로 수세에 몰렸던 트라우마가 재현되는 꼴이기도 하다. 민주당이 이번 사안에 대한 재빠른 조치에 나선 까닭이다. 

여론조사 결과에서 지지율이 흔들리고 있다는 점도 민주당의 부담을 더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0일부터 12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은 전주 대비 10%p 하락한 31%를 기록했다. 새 정권 출범 후 컨벤션 효과임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마냥 방심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하지만 기회를 잡은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놔주지 않았다. 이날 국민의힘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선 민주당의 성 비위 사건에 대한 ‘맹폭’이 이어졌다. 김기현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은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을 관통하면서 이어져 온 성범죄 DNA는 개선되기는커녕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날을 세웠다. 김용태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더불어민주당의 역겨운 행태는 계속 이어져 오고 있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 민주당, ‘이준석 성 상납 의혹’으로 역공

십자포화는 당 전체를 아울렀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더불어 M번방 민주당의 성범죄, 의원직 사퇴와 수사가 속죄의 길”이라며 “계속적인 성범죄에 대해 피해자에 대해서는 선택적 침묵으로 국민들 앞에서는 여성 인권을 강조하는 이중적 행동으로 가해자 중심주의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국민의힘이 이번 사안에 대해 공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속사정이 마냥 편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이날 ‘역공의 카드’로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꺼내 들고 나섰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가 이 대표의 징계 절차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한 것을 정면으로 때렸다.

박지현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회의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성 상납과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며 “그런데 징계 절차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민주당은 그나마 수술 중”이라며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라고 맹비난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의힘은 우선 이 대표를 징계하고 민주당과 같은 수술을 개시해야 한다”며 “최소한 그 정도는 해야 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이러한 민주당의 역공을 ‘억지’라고 치부하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대표에 대한 이야기는 말도 안 되는 것”이라며 “이걸 마치 조직적으로 성 비위를 은폐하려 했던 것과 빗대려고 하는 것 자체가 자기들에게 관대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당장 이번 상황이 선거 전면으로 확대될 경우 역풍이 불 가능성도 제기되는 만큼, 조심스러운 분위기도 감지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개인의 사생활에 관한 문제여서 진행 상황은 전혀 모르고 있다”며 “사생활 문제를 파악하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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