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16일 기자 설명회를 열고 고객과 함께 키워 나가는 성장형 AI에이전트 서비스 ‘A. (에이닷)’의 오픈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이번 A.의 출시로 SK텔레콤은 AI비서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SKT, 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빠르게 발전함에 따라 산업현장 등에서 사용되던 딱딱하고 어려운 AI 기술이 아닌 일상생활에서 이용할 수 있는 AI서비스 대한 소비자들의 니즈도 증가하는 추세다.

특히 최근에는 친근한 ‘AI비서’가 신규 AI서비스로 떠오르고 있다. 일정 관리부터 여가시간을 함께 보내줄 수 있는 ‘친구’가 돼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동통신사 SK텔레콤도 실시간으로 학습하는 친구 같은 ‘AI비서’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시장 진출에 나선다. 

◇ SKT, AI비서 ‘A.’ 공개… GPT-3 기반의 뛰어난 대화 성능 ‘눈길’

SK텔레콤은 16일 기자 설명회를 열고 고객과 함께 키워 나가는 성장형 AI에이전트 서비스 ‘A. (에이닷)’의 오픈 베타 버전을 공개했다. ‘A.’은 고도의 자연어 처리 및 감정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관계를 강화해 나가는 AI비서 플랫폼이다.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버전은 같은 날 원스토어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 공개됐다. 

SK텔레콤은 ‘A.’은 고객의 한정된 시간이 더 소중한 일에 사용돼야 한다는 생각으로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고객이 스마트폰을 사용하며 마주하는 번거로운 행동을 대신 처리해주고, 좋아할 만한 앱이나 노래, 영화 등을 알아서 추천하고 재생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고도의 작업을 필수적인 것은 고객과의 대화에서 AI가 특정 작업의 처리가 자연스럽게 가능해야 한다. 이때 SK텔레콤은 A.에 ‘거대언어모델(GPT-3)’가 적용해 서비스의 정확도를 높였다. A.의 기반이 된 거대언어모델(GPT-3)란 테슬라 CEO 일론머스크가 지난 2020년 샘 알트만과 함께 공동 설립한 AI개발 기업 오픈AI에서 제작한 초거대 AI다. 

GPT-3는 사용자가 간단한 제시어를 하나 입력하면 자동으로 수억 가지의 대화 및 서술형 문장을 완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SK텔레콤은 이를 바탕으로 거대언어모델 중 한국어 특화 버전을 자체 개발해 고객과 자유 주제로 한국어 대화가 가능한 B2C 서비스 ‘A.’을 출시했다.

GPT-3를 기반으로 완성된 A.은 자유 대화 중에 고객이 원하는 일을 대신 해주는 목적 지향 대화로 자연스럽게 전환도 가능하다. SKT의 다양한 서비스를 묶어내어 일상 대화를 하다가 콘텐츠를 재생하거나 목적지 길 안내를 해주는 등의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A.가 다른 AI비서 서비스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딱딱하고 차가운 AI가 아닌, ‘친근하고 귀여운’ AI라는 점이다. 사진은 음악을 재생해주면서 동시에 춤을 추고 있는 AI비서 'A.' 내의 3D 아바타 모습./ 박설민 기자

◇ ‘A.’, ‘친구 같은’ AI비서… 잘못된 것은 피드백으로 교육 가능

A.가 다른 AI비서 서비스들과 차별화되는 점은 딱딱하고 차가운 AI가 아닌, ‘친근하고 귀여운’ AI라는 점이다. 

기존 AI비서 서비스들이 보통 챗봇이나 보이스챗 등으로 이뤄진 것과는 다르게 A.은 귀여운 3D아바타를 설정 가능할 수 있어 마치 스마트폰 속에 있는 AI비서와 대화하는 것 같은 느낌은 준다. 해당 3D아바타는 음악이 재생되면 춤을 추며 감정 표현을 하기도 해 이용자와의 정서적 교감도 가능하다.

이현아 SK텔레콤 AI&CO 담당도 “기존 목소리나 챗봇의 한계가 있던 AI비서 서비스와 달리 SK텔레콤의 A.은 시각화와 실시간 대화라는 인터렉션으로 사용자가 주는 친밀감 등을 강화했다. 이를 통해 감성 영역까지 터치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정보를 ‘배워간다는’ 점도 경쟁사들의 AI비서와 차별화된 강점이다. AI비서는 AI가 보유한 데이터베이스의 한계 때문에 인지하지 못하는 대화 내용이나 명령어가 존재할 수밖에 없다. 특히 인종차별이나 욕설, 편향적 발언 문제는 챗봇 등 AI비서 서비스가 고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제점 중 하나로 꼽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SK텔레콤 A.의 경우 고객이 잘못된 정보나 편향적·폭력적 발언 등에 대해서는 피드백을 할 수 있는 기능이 장착됐다.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필터링하지 못하고 빠져나온 부정적 정보를 이용자들이 직접 고쳐나갈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는 마치 AI챗봇 서비스는 ‘이루다’나 ‘심심이’를 연상케 하는 기능이다.

SK텔레콤 이상호 T3K 담당(CTO)은 “개인정보는 학습데이터는 인터넷에서 수집을 하는거고 수집을 할 때 개인정보 유출과 부정적 편향정보는 모델 학습하기 전에 필터링아웃을 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완벽하게 이뤄지지 않을 우려는 분명 존재한다. 때문에 A.에는 학습 과정과 학습 이후에도 이를 제거하는 모듈이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예를 들어 ‘마약은 어떻게 구해?’와 같은 질문에는 거부 발언이 나오도록 최대한 제어를 하도록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이 발생할 가능성은 존재하기 때문에 대화에 좋아요 나빠요 피드백 기능이 있으며, 이를 통해 지속적으로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키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이미 자사 및 자회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AI·콘텐츠 서비스들과 A.의 연동까지 이뤄질 경우 AI비서 시장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T

◇ AI비서시장, 2026년 63억 달러 규모 예상… 다양한 서비스 연동은 A.의 강점

IT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이번에 A.를 공개한 배경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AI 사랑’에 있다고 보고 있다.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AI사업 분야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 상황에서 AI스피커 등의 서비스로 노하우를 쌓아온 SK텔레콤이 일반 고객 전용 AI서비스 출시에 앞장서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SK텔레콤의 무보수 미등기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3월 AI 태스크포스(TF) 조직인 ‘아폴로TF’를 SK텔레콤의 AI전략 컨트롤 타워로 만들며 SK텔레콤을 AI중심의 기업으로 전환하겠다는 ‘아이버스(AIVERSE) 비전’을 발표한 바 있다. 이때 최태원 회장은 SK텔레콤의 3대 서비스로 △구독 △메타버스 △AI에이전트를 꼽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AI비서 시장 역시 A.의 출시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의 글로벌 컨설턴트 기업 모도인텔리전스(mordorintelligence)에 따르면 글로벌 지능형 가상 비서(IVA) 시장은 지난해 25억8,000만달러 수준이었으나 연평균 성장률(CAGR) 36.45%를 보이며 오는 2026년 62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기존에 다양한 AI서비스들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 SK텔레콤 입장에서 AI비서 서비스 A.의 출시는 사실상 예견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도 있다. 자사 및 자회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AI·콘텐츠 서비스들과 A.의 연동까지 이뤄질 경우 AI비서 시장에서 큰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기자설명회에서 공개된 바에 따르면 A.의 AI 캐릭터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FLO)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 티맵(TMAP)은 물론, T월드, T멤버십 등 다양한 서비스와도 연계한다. SK텔레콤은 이용자가 많은 음악·동영상 서비스의 경우 출시 초 한시적으로 매월 90곡의 음악을 무료로 제공하고, 방송, 영화 등의 콘텐츠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한다.

이현아 SK텔레콤 AI&CO 담당은 “날이 갈수록 버티컬 앱(Vertical App: 특정 수요의 소비층을 공략하는 앱) 굉장히 늘어나고 있어 이를 소비자들이 일일이 찾고 설치하는 것은 매우 번거롭고 시간이 들어 고객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설치나 탐색 작업을 줄이면서도 원하는 작업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수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AI에이전트(비서)라고 생각한다”며 “IT트렌드가 예전 PC시대에서 이제는 모바일 시대로 넘어왔듯 이제는 AI에이전트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본다. SK텔레콤이 A.으로 첫 번째 스타트를 끊은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