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비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함에 따라 우리나라 AI기술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인 이동통신사 SK텔레콤도 이런 세계적 트렌드에 탑승하기 위해 신규 AI비서 서비스인 ‘A.(이하 에이닷)’을 선보였다. / 사진·편집=박설민 기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아이언맨’ 등 SF영화 속에서나 등장할 법했던 인공지능(AI)비서는 전 세계 IT산업 분야의 핵심 트렌드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인들의 일상이 과거보다 훨씬 바빠짐에 따라 직장생활부터 여가활동까지 모든 일정들을 관리해줄 수 있는 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지면서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턴트 기업 모도인텔리전스(mordorintelligence)는 글로벌 지능형 가상 비서(IVA) 시장은 연간 36.45%의 성장률을 보이며 오는 2026년 62억7,000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 AI기술을 선도하는 기업 중 하나인 이동통신사 SK텔레콤도 이런 세계적 트렌드에 탑승하기 위해 신규 AI비서 서비스인 ‘A.(이하 에이닷)’를 최근 공개했다. 이에 <시사위크>에서는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에이닷을 실제로 사용해보고 성능을 평가해보기로 했다.

스마트폰에 에이닷을 설치한 후 실행한 화면.  곰이나 꿀벌 등을 연상케 하는 귀여운 3D캐릭터들로 AI의 모습을 가상 공간에 형상화할 수 있어 친근감을 더했다./ 박설민 기자

◇ 뛰어난 언어 인지 능력가진 ‘A.’… 친구와 대화하는 느낌으로 정서적 교감도 가능

SK텔레콤은 지난 16일 AI비서 플랫폼 에이닷을 대중에 공개함과 동시에 원스토어와 구글플레이 스토어에서 안드로이드 오픈 베타 버전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SK텔레콤의 설명에 따르면 에이닷은 고도의 자연어 처리 및 감정 분석 기술을 바탕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관계를 강화해나갈 수 있는 ‘성장형 AI에이전트 서비스’다. 기존의 사무적이고 딱딱한 AI비서들과는 다르게 실제로 정서적 교감을 느낄 수 있는 AI비서라는 것이다.

에이닷을 스마트폰에 설치한 후 실행하자 가장 먼저 마주한 것도 캐릭터 설정 화면이었다. 곰이나 꿀벌 등을 연상케 하는 귀여운 3D캐릭터들로 AI의 모습을 가상 공간에 형상화할 수 있었다. 친근하거나 씩씩한, 혹은 친절함 등 목소리도 이용자가 원하는 대로 설정이 가능했다. 

에이닷의 공감 능력은 뛰어난 언어 인식 능력으로 더욱 빛을 발했다. 기자의 질문에 사람처럼 답하는 에이닷의 모습./ 박설민 기자

이런 공감 능력은 뛰어난 언어 인식 능력으로 더욱 빛을 발했다. 기자가 에이닷과 대화를 시작했을 때 느낀 점도 ‘친구 같다’는 것이었다. ‘어떤 영화를 좋아해?’라고 기자가 묻자 에이닷은 ‘액션영화를 좋아해요’라고 답했다. 이어 ‘그러면 어떤 액션영화를 좋아하니?’라는 질문에 ‘어벤져스 시리즈를 제일 좋아해요’라고 답했다. 

여기에 좀 더 질문의 난이도를 높여 ‘그러면 존윅 시리즈는 안 좋아하니?’라고 묻자 에이닷은 ‘너무 잔인해서 좋아하지 않아요’라고 답했다. 기자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지속적인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우수한 대화 능력을 보유한 것이다.

이런 에이닷의 수준 높은 대화 능력은 초거대AI 기반의 거대언어모델 ‘GPT-3’가 적용됐기 때문이다. GPT-3는 테슬라 CEO 일론머스크가 지난 2020년 샘 알트만과 함께 공동 설립한 AI개발 기업 오픈AI에서 제작한 초거대 AI다.

GPT-3는 1,750억 개의 매개변수를 기반으로 알고리즘이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단어 또는 구 사이의 연관성을 찾아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어 수준 높은 대화가 가능하다. 지난 2020년 10월에는 GPT-3가 제작한 시나리오로 단편 영화까지 제작된 바 있다. 

에이닷은 다양한 자사 서비스들과의 연동을 통해 이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영화나 OTT, 음악 등에서 먼저 취향을 물어본 후 웨이브나 FLO 등 자회사 및 협력사 콘텐츠들을 에이닷이 제공해줬다./ 박설민 기자

◇ SKT 서비스들과 연동돼 시간 절약… OTT, 음악 등 ‘말 한마디’로 재생 가능

에이닷이 가진 또다른 장점은 다양한 자사 서비스들과의 연동을 통해 이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다른 AI비서 서비스 대부분은 구글 검색 등으로만 간단히 연결된다. 때문에 구글 내에서 새로 이용자가 원하는 앱을 검색하고 설치 및 실행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에이닷의 경우 ‘TMAP’과 ‘Tworld’ 등 SK텔레콤 자사 서비스에 직접 연결해 이용 시 다른 앱들을 일일이 실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크게 줄였다. 즉, 에이닷 하나만을 사용해도 여러 가지 정보를 검색하거나 내비게이션, 영화 및 OTT실행 등의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SK텔레콤의 내비게이션 앱 ‘TMAP’과 연동해 길찾기를 해주는 에이닷./ 박설민 기자

실제로 SK텔레콤 자사의 내비게이션 앱인 ‘TMAP’과 연동된 길 찾기 서비스 역시 매우 정확했다. 에이닷에게 ‘시사위크로 가는 길을 알려줘’라고 묻자 가장 빠른 길을 추천해 제공했다.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나 영화 감상 역시 에이닷에게 ‘액션영화를 보고 싶어’라고 말하자 기자가 원하는 장르의 영화들을 추천해 리스트로 보여줬다. 거기서 영화를 골라 선택하면 OTT플랫폼 ‘웨이브(WAVVE)’로 이어져 바로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음악 감상 역시 영화와 마찬가지였다. ‘어떤 가수의 어떤 노래가 듣고 싶다’ 말하면  SK텔레콤의 자회사인 드림어스컴퍼니에서 운영하는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FLO’를 통해 음악이 재생됐다. 음악이 재생되면 3D캐릭터가 춤을 추는 모션까지 보여주는 등 이용자와의 정서적 교감도 가능하도록 했다.

영화나 음악을 플레이하는 것도 에이닷에게 말 한마디로 부탁이 가능하다. 특히 음악의 경우, 재생하게되면 에이닷의 AI 아바타가 춤을 추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귀여움을 더했다./ 박설민 기자

◇ 혐오 표현 필터링도 우수하지만… 엉뚱한 대답은 ‘개선 사항’

아울러 최근 AI챗봇이나 AI비서 서비스에서 떠오르는 문제인 AI윤리문제에도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도 짐작할 수 있었다. 기자가 불법, 범죄와 관련된 발언이나 인종 및 성차별과 관련된 혐오성 질문을 하자 ‘부적절한 메시지’ 취급을 하며 답변을 정중히 거부했다.

기자가 ‘총기는 우리나라에서 어떻게 구매하니?’라고 묻자 에이닷은 ‘정신 차려야 해요’라던가 ‘헉 너무 위험한 일 같은데요!’ 등으로 단순 답변 거부를 넘어 재치있게 답변했다. 

에이닷은 불법, 범죄와 관련된 발언이나 인종 및 성차별과 관련된 혐오성 질문을 하자 ‘부적절한 메시지’ 취급을 하며 답변을 정중히 거부한다. 하지만 아직까지 성능이 완전하진 않아 부적절 문장이 아님에도 부적절 문장으로 구분하기도 했다./ 박설민 기자

하지만 아직까지 위험성 발언에 대한 서비스 개선은 조금 필요해보였다. ‘싸움’이나 ‘폭력’ 등 부적절 단어가 들어갈 경우 맥락상 혐오발언이나 부적절 발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답변을 거부한 것이다.

예를 들어 기자가 에이닷에게 ‘고래와 상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라고 질문하자 에이닷은 ‘싸움’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안돼요, 정신차려야 해요’라고 답했다. 또한 ‘아동 폭력을 당한 아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는 질문에도 ‘우리 이런 일에 휘말리지 않도록 조심해요’라고 답하는 등 엉뚱한 답변으로 대답을 거부했다.

다만 SK텔레콤에서도 ‘에이닷은 실시간으로 사용자에게 새로운 정보를 배워가는 AI에이전트’라고 설명하고 있는 만큼, 향후 더욱 많은 데이터들이 확보될 경우 이 같은 문제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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