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욱 감독 작품 속 독보적 여성 캐릭터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박쥐’ 김옥빈, ‘아가씨’ 김태리와 김민희, 그리고 ‘헤어질 결심’ 탕웨이(중앙). /CJ ENM
박찬욱 감독 작품 속 독보적 여성 캐릭터들.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친절한 금자씨’ 이영애, ‘박쥐’ 김옥빈, ‘아가씨’ 김태리와 김민희, 그리고 ‘헤어질 결심’ 탕웨이(가운데). /CJ ENM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국 영화계 거장 박찬욱 감독은 매 작품 독창적인 여성 캐릭터를 탄생시키며 관객을 사로잡아왔다. 신작 ‘헤어질 결심’에서도 박 감독만의 독보적인 여성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 

먼저 2005년 개봉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 속 금자(이영애 분)는 박찬욱 감독의 작품 속 대표적 여성 캐릭터다. 금자는 스무 살에 죄를 짓고 들어간 감옥에서 뛰어난 미모와 모범적인 수감생활로 ‘친절한 금자씨’라는 별명을 얻게 된 인물로, 13년간 복역을 마치고 출소하는 순간 숨겨왔던 복수 계획을 펼치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특히 톱배우 이영애가 금자 역을 맡아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여 화제를 모았다. 우아하고 세련된 이미지를 과감하게 벗고 복수를 위해 잔인한 일도 서슴지 않는 금자를 완벽히 소화하며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특유의 부드러운 목소리로 내뱉은 ‘너 나 잘하세요’라는 대사는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대사다. 

(왼쪽부터)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포스터. /CJ ENM
(왼쪽부터) ‘친절한 금자씨’ ‘박쥐’ ‘아가씨’ 포스터. /CJ ENM

‘박쥐’(2009) 태주(김옥빈 분)도 빼놓을 수 없다. 억눌렸던 욕망을 일깨워준 신부 상현(송강호 분)과 위험한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인물로, 순수함과 잔혹함을 오가는 종잡을 수 없는 매력으로 관객에게 강렬함을 선사했다. 김옥빈은 개성 넘치는 열연으로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완성, 호평을 이끌어냈다.  

‘아가씨’(2016) 귀족 아가씨 히데코(김민희 분)와 장물아비 손에서 자란 소매치기 고아 소녀 숙희(김태리 분)도 지금껏 보지 못했던 색다른 캐릭터로 관객의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두 여성의 연대를 통해 억압하는 남성으로부터 해방된다는 스토리를 통해 또 한 편의 강렬한 여성 중심 서사를 탄생시키며 호응을 얻었다. 김태리라는 보석을 발견한 작품이기도 하다. 

‘헤어질 결심’ 탕웨이 캐릭터 포스터. /CJ ENM
‘헤어질 결심’ 탕웨이 캐릭터 포스터. /CJ ENM

박찬욱 감독의 독창적인 여성 캐릭터의 계보는 신작 ‘헤어질 결심’에서도 이어진다.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고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헤어질 결심’에서 여성 캐릭터 서래는 한치도 예측할 수 없는 행보를 보여주며 호기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갑작스러운 남편의 죽음 앞에서도 쉽사리 동요하지 않는 사망자의 아내 서래는 자신을 의심하는 형사 해준을 망설임 없이 대하는 인물이다. 예상치 못한 표현과 답변으로 상대를 당황스럽게 하면서도 정작 자신은 태연하고 꼿꼿한 태도를 잃지 않다. 서래는 무엇이 진실이고 진심인지 단 한순간도 정답을 내릴 수 없게 하며 관객의 마음을 흔들 예정이다. 

서래로 분한 탕웨이의 활약도 기대된다. 영화 ‘만추’(2010) 이후 12년 만에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탕웨이는 한층 짙어진 눈빛과 독보적인 분위기로 대담하고 비밀스러운 서래의 매력을 촘촘하게 그려낼 것으로 기대된다.

‘헤어질 결심’은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된 뒤, 6월 29일 국내 관객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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