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럴이 더네이쳐홀딩스를 새 주인으로 맞는다. /배럴
배럴이 더네이쳐홀딩스를 새 주인으로 맞는다. /배럴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래쉬가드 시장을 선도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오다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위기에 빠졌던 배럴이 또 다시 새 주인을 맞는다. 직격탄을 안겨줬던 코로나19 사태도 새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배럴이 새 주인과 함께 정상 궤도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 코로나19로 추락했던 배럴, 새 주인 만나 정상 궤도 찾을까

래쉬가드로 널리 알려진 스포츠의류업체 배럴과 내셔널지오그래픽·지프 등의 브랜드를 운영 중인 의류업체 더네이쳐홀딩스는 최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더네이쳐홀딩스가 배럴 주식 376만여주를 약 640억원에 매입하는 것이 골자다.

보다 구체적으로 더네이쳐홀딩스는 배럴의 최대주주인 젠앤벤처스가 보유 중인 223만여주의 주식을 약 380억원에, 76만여주의 주식콜옵션을 약 50억원에 매입한다. 또한 메리츠현대투자파트너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 보유 중인 76만여주의 주식 및 콜옵션행사에 약 208억원을 지급한다. 

거래가 완료되면 더네이쳐홀딩스는 배럴 지분 47.73%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될 전망이다. 거래 완료 예정일은 오는 7월 15일이다. 이와 별도로 더네이쳐홀딩스는 약 120억원을 추가 투입해 배럴이 발생하는 전환사채도 취득할 예정이다.

배럴을 품게 된 더네이쳐홀딩스는 2004년 소형전자기기 및 차량용 전자제품 악세서리 수입·판매 업체로 설립됐다. 그러다 2010년부터 브랜드 라이선스 사업에 진출했고, 2013년부터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이후 내셔널지오그래픽 브랜드가 성공적으로 안착하면서 지프, NFL 등으로 라인업을 확대했고, 2020년 7월엔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더네이처홀딩스는 지난해와 올해 골프 관련 업체인 테일러메이드와 볼빅의 인수를 추진했으나 무위에 그친 바 있다. 이후 곧장 배럴로 눈을 돌린 모습이다.

배럴은 2010년 엑스엑스엘이란 상호로 설립됐으며 2014년 론칭한 배럴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성공가도를 달리기 시작했다. 2017년엔 상호를 브랜드와 같은 배럴로 변경했고, 이듬해인 2018년 2월엔 코스닥시장에 데뷔했다.

이 기간 배럴은 2015년 157억원이었던 연간 매출액이 △2016년 242억원 △2017년 352억원 △2018년 500억원 △2019년 599억원으로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2020년 들어 뜻밖의 악재를 마주했다. 바로 코로나19 사태다. 코로나19 사태로 외부활동이 줄어들고, 특히 여름철 물놀이 및 레저 활동이 급격히 위축되면서 배럴은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2020년 266억원, 2021년 215억원으로 매출이 급감했고, 2년 연속 70억원대 영업손실과 60억원대 당기순손실을 남겼다.

이 같은 실적 위기는 올해도 지속되고 있다. 배럴은 올해 1분기 29억원의 매출액과 28억원의 영업손실, 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액이 증가하긴 했으나 영업손실 및 당기순손실 규모 또한 확대됐다.

이런 가운데 새 주인을 맞게 된 배럴은 앞서도 한 차례 주인이 바뀐 전력이 있다. 배럴은 2010년 서종환 전 대표에 의해 설립됐으며, 2013년 유상증자를 통해 인터파크 공동창업자이자 벤처투자가인 이상훈 대표가 설립한 젠앤벤처스를 새로운 최대주주로 맞았다. 이후 서종환 전 대표와 이상훈 대표는 동업 관계를 이어왔으며,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초유의 위기를 맞으면서 서종환 전 대표가 지분을 모두 정리하고 경영에서도 물러난 바 있다.

더네이쳐홀딩스는 배럴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한편, 내셔널지오그래픽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낮춘다는 계획이다. 때마침 코로나19 사태가 새 국면에 접어든 만큼, 배럴은 지난 2년간의 위기를 딛고 재도약에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받는다.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고, 세 번째 주인을 맞는 배럴이 예전의 성장궤도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