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업계, 신진 작가 발굴 및 활동 지원… 볼거리 마련하고 의미도 더해

파라다이스시티에는 다양한 예술품이 전시돼 있어 개관 초기부터 문화예술 호텔로 자리매김했다. 사진은 파라다이스시티 호텔 로비에 전시돼 있는 데이미언 허스트 ‘골든 레전드’. / 파라다이스시티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호텔업계가 호텔 내에 예술품을 전시해 볼거리를 마련하고 나섰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되면서 전시 관람, 영화 예매율이 증가함에 따라 일부 호텔은 전시된 예술품을 심도 있게 소개하는 도슨투 투어를 마련하는 등 ‘아트 호캉스’의 이색 경험을 제안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호텔업계에서는 단순히 예술품 전시로 볼거리만 마련하는 것이 아닌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그들의 해외 활동 및 글로벌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호텔 측의 이러한 활동은 호텔의 품격을 높임과 동시에 사회공헌 성격도 품고, 방문객들에게는 볼거리를 제공해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아트 호캉스의 대표 격으로 꼽히는 호텔은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동북아시아 및 국내 최초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가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호텔·리조트·카지노 등 관광산업을 영위하고 있는 파라다이스그룹의 핵심사업으로 꼽힌다. 전체 부지 면적만 해도 축구장의 46배인 33만㎡에 달한다. 이곳은 개관 당시부터 호텔 곳곳에 일본의 예술 거장 쿠사마 야오이의 작품 노란 호박과 현대미술가 데미언 허스트의 거대한 말 동상 등 유명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는 것과 함께 예술 전시 공간인 ‘파라다이스아트스페이스’를 별도로 마련해 눈길을 끌었다. 또한 전시된 예술품 3,000여점 가운데 90%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파라다이스그룹에서는 예술가 지원사업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은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해외 활동을 지원하는 ‘뉴욕 아트 오마이’ 레지던스 사업을 진행한 바 있으며, 문화예술분야에 공헌한 개인 및 단체를 선정해 ‘파라다이스상’을 수상하고 있다.

파르나스호텔이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대한민국 대표 거장들의 마스터피스 전시회를 개최했다. / 파르나스호텔

서울과 제주에 위치한 호텔에서도 예술품 전시를 통해 방문객 및 투숙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나섰다.

서울 삼성동에 위치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는 지난해 12월 호텔 재개관 1주년을 기념해 모바일 아트 옥션 플랫폼인 ‘플리옥션’과 함께 고객 참여형 ‘자선 아트전시’를 개최했다. 당시 자선 아트전시에 전시된 작품은 개별적으로 판매도 이뤄졌으며, 고객들의 구매금액 중 15%가 자동으로 기부되는 방식으로 ‘지파운데이션’을 통해 미술 교육에 소외된 보육원 아동의 미술교육을 위해 사용됐다.

특히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의 전시품들은 국내 유명 예술 거장들의 작품도 존재하지만, 신진 작가를 발굴하고 이들을 지원하고 있어 의미가 깊다.

올해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호텔 1층 로비에는 김창열, 김태호, 김병종, 김근중 등 현대 미술의 큰 획을 그은 거장들의 작품 27점을 전시하고, 아트페어 개최를 후원하는 ‘트루 럭셔리 위드 아트’를 스타트아트 코리아와 함께 선보였다. 호텔 측은 스타트 아트페어 서울 2022의 공식 후원사로 역량 있는 신진 작가 발굴을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를 공동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마스터피스 전시는 6월 말까지 진행되고 이후에는 젊은 작가들의 트렌디한 작품, 스타트 아트페어 서울 2022의 프리뷰 작품 등으로 변경이 계획돼 있으며, 10월까지 전시가 이어질 예정이다. 호텔에서 전시되는 모든 작품은 스타트아트 코리아를 통해 구매 가능하다.

그랜드 조선 제주는 에디션 알리앙스 도슨트 투어를 진행한다. / 조선호텔앤리조트

그랜드 조선 제주는 글로벌 아트 에디션 플랫폼 ‘에디션 알리앙스’와 협업해 호텔 곳곳에 전시된 다양한 작품들의 해설을 들으며 감상할 수 있는 도슨트 투어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에디션 알리앙스’는 국제적인 갤러리와 역사 깊은 판화공방들의 작품들을 큐레이팅해 국내 작가들이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도록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는 플랫폼으로 조선 팰리스 서울 강남, 그랜드 조선 부산, 그랜드 조선 제주 총 3곳에 입점 돼 있다.

그랜드 조선 제주 투숙객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도슨트 투어는 에디션 알리앙스의 전문 큐레이터와 함께 호텔 내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관람하며 해설을 듣는 프로그램이다.

도슨트 투어는 매주 금요일 6명 정원으로, 본관 투어는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힐 스위트관 투어는 오는 6월 오전 10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진행된다. 호텔 액티비티 센터로 유선 예약 또는 본관 5층 에디션 알리앙스에서 현장 예약을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와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 안다즈 서울 강남 등에서도 미술품 전시를 진행 중이다.

호텔이라는 공간은 그간 투숙객이나 호텔 내 식음(F&B) 시설 이용객, 예식 등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여겨졌다. 이러한 호텔이 최근에는 예술품 전시를 통해 호텔의 품격을 높임과 동시에 개방된 공간이라는 인식을 심어줘 문턱을 낮추는 등 소비자들의 발길을 끌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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