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쿼녹스는 수입차’, 티구안·체로키·라브4 등과 비교해야
美 판매가, RS트림·최소 옵션 적용 약 4,200만원부터
강점은 경쟁모델 대비 작은 사이즈 엔진, 세금 부분 이점 기대

/ 한국지엠
쉐보레가 1년 3개월 만에 국내 시장에 이쿼녹스 신형을 투입한다. / 한국지엠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쉐보레의 중형 SUV 모델 이쿼녹스가 지난해 3월 잠정판매 중단 조치로 국내 시장을 떠났다가 약 1년 3개월 만에 복귀를 알렸다. 이번에 돌아오는 쉐보레 이쿼녹스는 외모를 가다듬고 심장까지 바꾼 점이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쉐보레 이쿼녹스는 안방 시장인 미국에서 올해 1분기 콤팩트 크로스오버 부문에서 3위를 차지할 정도로 상품성이 입증됐으나, 까다롭기로 소문난 한국 소비자에게서 경쟁모델을 제치고 선택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우선 국내 소비자들이 쉐보레 브랜드에 대해 간과하고 있는 점은 ‘수입차 브랜드’라는 점이다. 일부 국내 소비자들은 쉐보레에 대해 국산차 브랜드로 인지하고 있는데, 이는 국내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의 전신이 국산자동차 브랜드 ‘대우자동차’이기 때문이다. 현재는 제너럴모터스(GM)의 계열사 중 하나로, 법인명은 한국지엠(한국GM), 브랜드는 쉐보레로 바꿔 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또한 한국지엠은 일부 모델을 국내에 위치한 인천 부평공장이나 창원공장에서 생산해 국내 시장에 판매하거나 수출하고 있기 때문에 국산차라는 인식이 부각되는 부분으로 보인다.

그러나 다음달에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는 쉐보레 이쿼녹스는 전량 미국 생산 차량을 수입해 판매한다. 쉐보레 픽업트럭 콜로라도나 대형 SUV 트래버스, 풀사이즈 SUV 타호 역시 수입 판매 모델이다. 쉐보레는 국내 시장에서도 투트랙 전략을 짜 국내 생산, 국내 판매 모델은 국산으로 집계하고, 수입해 판매하는 모델은 수입차로 별도 집계하고 있다.

결국 쉐보레 이쿼녹스는 현대자동차나 기아에서 내놓는 준중형 SUV 투싼 및 스포티지와 비교하기보다 동급 수입차 모델인 폭스바겐 티구안이나 지프 체로키, 토요타 라브4, 혼다 CR-V 등과 경쟁 구도를 그리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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쉐보레 이쿼녹스의 국내 출시 가격은 4,000만원대 초반부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 한국지엠

쉐보레 이쿼녹스의 차체 크기도 미국 쉐보레 홈페이지 등록돼 있는 브로셔(전자 안내책자) 데이터 기준 △전장 4,651㎜(183.1인치) △전폭 1,844㎜(72.6인치) △휠베이스 2,725㎜(107.3인치) 등 수준으로, 티구안·체로키·라브4·CR-V 등과 비슷하다.

쉐보레 이쿼녹스와 경쟁 구도가 형성될 모델들의 지난해 국내 시장 판매 실적은 △폭스바겐 티구안(구형 포함) 4,851대 △토요타 라브4(하이브리드 포함) 2,095대 △혼다 CR-V(하이브리드 포함) 1,698대 △지프 체로키 1,659대 등을 기록했다. 해당 경쟁 모델의 국내 판매 가격은 약 4,000만원 초반대부터 5,000만원 중반까지 폭 넓게 형성돼 있다.

이쿼녹스의 국내 판매가격도 4,000만원대 초반 정도부터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국내에서 이쿼녹스의 상위 모델로 판매 중인 트래버스가 5,000만원대 중반 수준으로 가격이 책정된 것을 감안하면 4,000만원대에 판매가 이뤄진다면 가격 간섭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판매가격도 이쿼녹스 전륜구동(FWD) 모델, RS트림에 천공가죽시트 및 보스오디오 시스템 패키지와 8인치 HD 컬러 터치스크린이 포함된 인포테인먼트 패키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및 HD 서라운드 비전 등 세이프티 패키지 등 옵션을 최소한으로 포함하면 약 3만3,225달러(약 4,200만원) 정도다. 여기에 파노라마 선루프를 추가하면 3만4,720달러(약 4,400만원)까지 상승한다. 달러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이쿼녹스의 가격이 더 높게 보이는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단, 이는 모든 수입차 브랜드에서 감안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나마 쉐보레 이쿼녹스의 강점으로는 1.5ℓ 가솔린 엔진을 품었다는 점이다. 경쟁 모델들은 2.0ℓ 또는 2.4ℓ, 2.5ℓ급 엔진을 품고 있다. 상대적으로 작은 엔진 사이즈는 국내 시장에서 연간 자동차세를 절약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1,490㏄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쉐보레 이쿼녹스를 구매한 소비자가 첫 해 납부해야 할 연간 자동차세는 약 27만원 정도다. 그에 반해 2.0ℓ급(1,968㏄) 엔진을 품은 모델은 자동차세가 약 51만원, 2.4ℓ급(2,360㏄) 엔진 모델은 약 61만원 정도를 세금으로 지출해야 한다.

연비는 미국 시장 기준 도심 주행에서 26㏕/gal(마일/갤런), 고속도로 기준 31㏕/gal 수준이다. 국내 단위인 ㎞/ℓ로 환산하면 각각 도심 11㎞/ℓ, 고속 13㎞/ℓ 정도로 볼 수 있다. 연비 부분에서는 아주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지만, 하이브리드 모델을 제외하고는 경쟁 모델과 큰 차이가 없는 준수한 정도다.

쉐보레 이쿼녹스의 국내 출시가격과 도입하는 트림과 옵션 등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지엠 측은 이쿼녹스와 관련한 상세 내용을 6월 초 국내 시장 공식 출시 시점에 공개할 계획이라는 입장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옵션을 탑재하면서도 합리적인 가격에 출시를 한다면 체면을 세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쉐보레는 국내 시장에 이쿼녹스의 재합류로 소형, 대형, 초대형 SUV 라인업의 마지막 단추인 중형 부문을 채우면서 SUV 풀 라인업을 완성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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