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중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 중 고개 숙여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박지현 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거듭 당내 쇄신을 호소하다 역풍을 맞고 있는 가운데 조응천 의원이 “제가 현장에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박 위원장의 뜻이)대의에 맞았기 때문에, 결국 박 위원장 편을 들었을 것”이라고 옹호했다.

조 의원은 26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박 위원장의 태도에 대해 “TPO(time·place·occasion, 시간·장소·상황)가 맞았는지,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대화 장소나 형식·절차 이런 것이 맞았나 싶은 생각이 든다”고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제가 평소에 얘기하던 것들과 궤를 같이하는 게 굉장히 많다. 대부분 공감한다”고 평가했다.

조 의원은 “지난해 4.7 재보궐 선거 패배 이후 저는 당의 무능과 위선, 오만, 독선에 대한 반성과 쇄신을 제일 크게 요구했다”며 “이후에도 비대위 안에서 대선 패배 원인 분석, 반성을 요구했는데 차일피일 미루다 또 시기를 늦췄고 저도 답답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외부에서 온 박 위원장이 저보다 몇 배는 더 답답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자신으로선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하는 순수한 충정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발언도 하는 것으로 저는 이해한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상황적으로 박 위원장이 성급했다고 인정했다. 조 의원은 “지방권력을 두고 백척간두에서 싸우고 있는 전시상황 아니겠나. 그런데 누구는 나가라 이렇게 하면 사실 힘이 빠지지 않냐”며 “또 특정 세력에 대해 나가라고 하는 것은 당내에서 충분히 구성원들과 논의하고 동의를 구하고 공감대를 이루려는 노력을 미리 해야 한다. 그런데 그런 게 좀 부족하지 않았나”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또 박 위원장의 사과가 지역에서 소구력이 있을 것 같지도 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국민들은 선거에 임박한 읍소전략, 삼보일배, 무릎꿇기는 ‘저것들 또 저러네’하며 별로 인정을 안 해준다. 실제 어제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가 호소력 없을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면서도 “박 위원장은 정말 진정성 있게 사과를 하려는 것 같다. 그리고 진정성 있을뿐더러 행동까지 수반된 사과를 생각하는 것 같다”고 추측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박 위원장이) ‘내가 이 당에 들어온 이유가 이것인데 그러면 나로서는 최선을 다해야 하겠다’는 순수한 충정에서 기자회견도 하고 발언도 하는 것으로 이해한다”며 “아까도 말했지만 당내 어떤 논의와 동의과정, 이런 것이 생략돼 동조자가 지금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러니 혼자 툭 튀어나온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대국민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연일 586 용퇴론과 팬덤정치 극복 쇄신안을 정면으로 제기하며 당 안팎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박 위원장이 지방선거 후 이재명 상임고문 대신 희생양이 될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했다.

이에 진 교수는 “가장 중요한 배경은 이재명의 부진”이라며 “인천 계양을 지역구는 따놓은 당상으로 여겼는데 거기서도 어떤 여론조사에선 밀리거나 (지지율 격차가) 굉장히 좁혀졌다. 이런 상태로 가면 어차피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기에 (박 위원장이) ‘내가 승부수를 하나 던져야겠다’고 해서 지금 던진 것”이라고 박 위원장의 행동을 평가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패할 경우 진두지휘한 이재명이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이분한테 책임을 지울 수가 없다’라고 하면 그 책임을 누구한테 지우겠나”며 “제일 만만한 게 박지현이다. 결국 (박 위원장이) 희생양이 될 것 같은 느낌이 강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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