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심사당국, 통합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독과점 우려 해소 必 지적
대형기 보유한 티웨이·에어프레미아, 유럽 노선 취항 필요성 부각

스타얼라이언스 소속인 아시아나항공은 대한항공과 합병 시 소속 항공동맹을 탈퇴하고 대한항공이 속한 스카이팀으로 이적할 것으로 보인다. / 뉴시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벼.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의 인수·합병(M&A)을 추진 중인 가운데, 현재 국내외 심사 당국에서는 통합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독과점 및 독과점 노선의 운임 문제 등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대한항공이 이러한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해 해결할 수는 없어 현재로써는 최근 대형 항공기를 도입한 티웨이항공과 장거리 노선 하이브리드 항공사(HSC)를 표방한 에어프레미아의 성장이 간절한 상황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게 되면 계열 저비용 항공사(LCC)까지 포함해 국내 항공 시장의 절반을 독식하게 될 수 있다. 이러한 노선 독과점에 대해서는 국내 심사 당국인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필수 신고 국가인 유럽연합(EU) 등에서도 예의주시 중이며,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과 경쟁 항공사들의 의견을 청취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공정위에서는 지난 2월, 두 항공사의 합병을 조건부 승인으로 허가했다. 향후 10년 동안 통합 항공사가 보유·사용 중인 슬롯(시간당 최대 이착륙 횟수)과 운수권에 대해 신규 진입 항공사의 요청이 있을 시 경쟁제한성을 해소할 수 있는 수준까지 이전(분배)하도록 하는 구조적 조치를 부과할 수 있다는 것이다.

EU를 비롯한 미국과 영국, 호주 등 경쟁 당국도 통합 항공사의 장거리 노선 독과점을 지적하면서 신규 항공사의 진입을 요구하고 있다. EU 측에서는 국내 경쟁 항공사 중 대형기를 보유한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측의 입장을 청취한 것으로 알려진다.

공정위에서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을 성사시키기 위해 지난달 이뤄진 운수권 배분에서 진에어와 에어부산, 에어서울 3개사에는 운수권을 분배하지 않았다. 합병 전부터 고강도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내년에 있을 운수권 배분에서도 이러한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존재하며, 특히 장거리 노선을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 측을 중심으로 분배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프레미아가 취항을 앞두고 순조로운 투자를 통해 이륙 준비를 하고 있다. /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2024년말까지 B787-9 기재를 총 10대까지 확충해 미주 및 유럽 노선 취항을 계획하고 있다. / 에어프레미아

에어프레미아는 현재 보잉사의 B787-9(드림라이너) 대형기를 1대 보유하고 있으며, 올해 연말까지 총 3대를 추가로 도입할 예정이다. 이어 내년과 2024년에도 B787-9 기재를 각각 3대씩 추가로 도입해 2024년말까지 총 10대의 기단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주와 유럽 국가 직항 노선에 취항할 예정이다. 에어프레미아는 노선 확대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도 세워둔 상태다.

에어프레미아가 가장 먼저 취항을 준비 중인 장거리 노선은 인천∼LA 노선이며, 내년 상반기쯤 인천∼독일 노선 취항을 준비 중에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지난달 이뤄진 국토교통부의 운수권 배분에서 에어프레미아는 인천∼독일 노선에 대해 주 5회 운항 운수권을 얻어냈다.

또한 스위스 노선에 대한 국토부 측의 규제도 해소돼 2024년부터는 LCC에게도 개방돼 에어프레미아는 이를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이어 유럽 국가의 주요 노선인 파리·로마·런던 등 여객 수요가 높은 지역의 운수권 확보도 준비 중이다.

티웨이항공이 유럽 및 미주 노선 취항까지 바라보며 에어버스 A330-300 외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티웨이항공 A330-300 항공기 그래픽. / 티웨이항공
티웨이항공이 유럽 및 미주 노선 취항까지 바라보며 에어버스 A330-300 외 장거리 운항이 가능한 중대형 항공기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사진은 티웨이항공 A330-300 항공기 그래픽. / 티웨이항공

이와 함께 티웨이항공도 장거리 노선 취항을 위해 최근 에어버스사의 A330-300 기재를 3대 도입했다. A330-300 기재를 활용해 미주와 유럽, 호주 노선까지 취항지를 확대할 계획으로 보인다.

다만, A330-300 기재의 제원을 살펴보면 항속거리(최대 운항거리)가 9,400㎞ 내외 수준이다. 우리나라에서부터 서유럽 및 남유럽 주요 국가까지 직선거리는 이탈리아(로마)까지가 약 9,150㎞, 프랑스(파리)까지는 약 9,400㎞ 정도다. 항로를 따라 운항하게 되면 거리는 늘어날 수 있다. 사실상 A330-300 기재로는 동유럽 국가 취항이 최대인 셈이다.

티웨이항공 측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서유럽과 미주 전역을 취항할 수 있는 대형기 도입을 올해 1월부터 검토 중인 상황이다. 티웨이항공 측은 당시 보도자료를 통해 “대형 항공사의 합병이 완료되기 전까지 장거리 노선 운항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티웨이항공 측은 현재 유럽과 미주 노선 운수권을 추가로 확보한 후 해당 노선에 적합한 대형기 도입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여기에 플라이강원도 최근 A330-200 기재 임대 계약을 체결하고 미주 중서부와 유럽 전역의 도시로 취항지를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A330-200 기재의 최대 운항 거리는 1만3,450㎞로, A330-300보다 더 먼 곳까지 취항이 가능하다. 플라이강원은 A330-200 기재를 올해 3분기쯤 도입해 인바운드 수요가 많은 노선에 투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향후 5년간 사업계획도 꼼꼼하게 세워둔 상태로, 내년 3∼4분기 이후부터는 미주 노선 등에도 취항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외 국적항공사들이 점차 장거리 노선 취항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향후 통합 항공사가 출범하더라도 경쟁 구도를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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