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랑풍선이 지난 3월 김진국 신임 대표이사를 영입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노랑풍선이 지난 3월 김진국 신임 대표이사를 영입하고 대대적인 조직개편도 단행했다. /그래픽=권정두 기자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국내 여행업계 3위, 직판여행사로서는 1위의 입지를 구축해온 노랑풍선이 또 한 번 커다란 변화를 맞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초유의 위기를 겪으면서 경영 일선으로 복귀했던 공동창업주들의 뒤를 이어 업계 1위 출신이 운전대를 잡았다. 새롭게 출발하는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정상 궤도를 되찾고 재도약에 나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 하나투어 출신 대거 영입… 재도약 관건은?

2001년 설립된 노랑풍선은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에 이어 국내 여행업계 3위의 입지를 자랑한다. 특히 대리점을 통하지 않고 직접 여행상품을 판매하는 직판여행 부문에서 1위로 자리매김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왔다. 이 같은 성장에 힘입어 2019년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상장을 기점으로 노랑풍선을 위기를 마주하기 시작했다. 2018년 매출액 927억원과 영업이익 35억원으로 정점을 찍었던 실적은 상장 첫해인 2019년 매출액 767억원, 영업손실 2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한일갈등, 홍콩사태 등 업계 전반에 악재가 드리운데 따른 것이었다.

문제는 이것이 시작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이듬해인 2020년엔 코로나19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불거지면서 여행업계가 몰살되다시피 했다. 노랑풍선 역시 2020년 매출액이 199억원으로 추락하고 영업손실은 63억원으로 늘어났다. 

이처럼 생사의 기로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위기를 마주한 가운데, 노랑풍선은 2020년 7월 김인중 전 사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나고 창업주인 고재경 회장과 최명일 회장이 3년여 만에 각자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새로운 전문경영인을 영입하기 어려운 상황 속에 창업주들이 직접 나선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여파는 2021년에도 계속됐고, 실적 악화는 손쓸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노랑풍선은 2021년 매출액 29억원, 영업손실 147억원이란 충격적인 실적을 받아들었다.

이처럼 지난 2년간 전례 없는 위기를 겪은 노랑풍선은 올해 들어 대대적인 새 출발에 나선 상태다.

노랑풍선은 지난 3월 국내 여행업계 1위 하나투어 출신의 김진국 대표를 새 수장으로 맞이하고 ‘구원투수’로 등판했던 두 창업주가 다시 물러났다. 

2004년 하나투어에 입사해 2016년 대표에 올랐던 김진국 대표는 지난 1월말 물러난 바 있다. 그리고 곧장 경쟁사라 할 수 있는 노랑풍선으로 적을 옮기며 업계에 무성했던 ‘설’이 현실로 나타나게 됐다.

뿐만 아니다. 노랑풍선은 김진국 대표 외에도 하나투어 출신 임원을 대거 영입하며 고위 경영진에 대대적인 변화를 줬다. 하나투어에서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던 김혁진 전무가 재무본부장을, 이커머스마케팅부를 이끌었던 오경현 상무는 온라인사업본부장을, 각각 CRM부 부서장과 기획조정실장이었던 구예원 이사 및 김성태 이사는 마케팅 및 온라인 판매부서장과 경영기획본부장을 맡았다. 김진국 대표를 포함해 5명이 한꺼번에 합류한 것이다.

노랑풍선의 이러한 대대적 변화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발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완전히 새로운 국면을 맞으면서 과거의 일상이 대부분 회복되고, 여행수요도 되살아나고 있는 ‘리오프닝’ 시점에 업계 1위 출신 베테랑들을 일제히 영입한 것이기 때문이다. 노랑풍선은 단순히 이들을 영입한 것에 그치지 않고 5개의 사업본부를 근간으로 조직 또한 개편했다.

노랑풍선은 코로나19 기간이었던 지난해 OTA(온라인 여행 에이전시) 플랫폼을 선보이며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를 한 발 앞서 준비한 바 있다. 여기에 업계 1위 출신 업계 전문가들을 대거 영입하고 조직 또한 큰 폭으로 개편하면서 노랑풍선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새 출발에 나서게 된 모습이다.

이처럼 새로운 국면 속에 커다란 변화를 단행한 노랑풍선에겐 시장의 변화와 내부 융합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외부에서 대거 영입된 하나투어 출신 임원들과 기존 직원들이 하나로 융화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재도약을 위한 당면과제로 지목된다.

이와 관련, 노랑풍선 관계자는 “여행 수요가 전에 비해 크게 회복되는 등 나아지고 있지만, ‘포스트 코로나19’를 거론하기엔 아직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새롭게 영입된 임원진들과는 이미 여러 시너지효과 및 성과가 나타나고 있고, 업계 전반에 큰 변화가 찾아올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준비해온 것들이 성공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할 것이다. 아울러 올해 흑자전환을 위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