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31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아들 송주환 씨와 지하철에 탑승해 다음 유세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송영길 캠프 제공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하루 앞둔 31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아들 송주환 씨와 지하철에 탑승해 다음 유세현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송영길 캠프 제공

시사위크=이선민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 투표를 하루 앞두고 ‘서울 순환 지하철 한 바퀴 유세’에 나섰다. 점심시간에는 테헤란로 사거리에서 직장인들을 만나기도 하며 마지막 스퍼트를 냈다.

송 후보는 31일 아침 일찍 을지로역 근처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며 하루 일정을 시작했다. 오전에 신당, 왕십리에서 유세를 마친 그는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에서 아들과 함께 지하철에 탑승해 잠실역으로 이동했다. 지하철 안에서 직접 시민들을 만났다.

평일 많은 시민들을 만날 수 있는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모이는 테헤란로를 골랐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앞에서 유세차에 올라탄 송 후보는 “우리 강남이 뉴욕의 월스트리트처럼 발전하게 하겠다”고 운을 뗐다. 송 후보가 연설을 시작하자 근처에 모인 지지자들은 물론 길을 건너려던 시민들도 휴대폰을 들어 송 후보의 사진을 찍기도 했다.

◇ 송영길, 오세훈 직격

유세에서 △구룡마을 개발 공약 △강남 주민 공공시설 확충 △은마 아파트 재개발 △유엔 아시아 본부 유치 △국제학교 유치 △GTX-D 노선 확충 △김포공항 이전 등의 공약을 설명했다. 그는 또 3선 서울시장이면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인 오세훈 후보를 향해 “윤석열 대통령 앞에 가서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시장”이라고 직격했다.

송 후보는 “지방선거조차 수도권이 여당에 넘어가면 윤석열 정부가 어떻게 되겠느냐”며 “벌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민정수석 기능까지 겸하려고 한다. 김건희 여사는 영부인 역할 안 한다고 하더니 거의 실세가 됐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송영길을 시장으로 만들어 주시면 광화문 촛불 광장을 지키겠다”며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시장이 아니라 민심을 전하는 소신 있는 서울시장을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사당으로 옮긴 후에도 송 후보는 한동훈 장관에게 날을 세웠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서울, 경기, 인천이 지면 윤석열 정부가 얼마나 교만해지겠냐. 벌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소통령이 돼서 민정수석이라는 무서운 장관으로 쌍권총을 찬다”며 “한 장관과 김건희 여사가 사적으로 카톡을 300여 번을 했다고 한다. 사실상 대통령보다 실세가 김 여사가 아니냐”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그는 오 후보를 향해서는 “티비 토론을 살살 도망다니느냐”며 “정상적인 정치를 해야한다. 오세훈 후보, 티비 토론하자. 오세훈 티비 토론 나와라! 김포공항 이전 공약이 그렇게 문제가 있는 공약이라면 토론장에 나와서 조목조목 비판하라”고 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서울 잠실역 8번출구 앞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을 지지자들이 보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31일 서울 잠실역 8번출구 앞에서 유세를 하는 모습을 지지자들이 보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뉴시스

◇ 시민들 향해 “한 번만 뽑아 달라” 읍소

현장 시민들의 지방 선거 호응은 크지 않다.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탓이다. 그럼에도 송 후보를 응원하는 2030 청년 지지층이 눈에 띄었다.

송 후보가 테헤란로를 떠난 후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무리 중 근처에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30대초반 직장인 남성 A씨는 ‘송영길 후보를 보니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밥 먹고 오는 길에 우연히 봤는데, 오늘 처음봤다”며 “원래 송 후보의 정책이 더 마음에 들어서 찍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직장 동료들과 뒤에서 끝까지 구경했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사실 사진 찍자고 했으면 찍어줬을 것 같은데 셀카 하나 같이 못 찍은게 아쉽기는 하다”면서 “그런데 아버지는 국민의힘 지지자라서 걸리면 큰일 났을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도 “정책 경쟁이 돼야 하는데 토론 횟수가 너무 적으니 적극적으로 정책들을 찾아보지 않는 이상 인기투표 같은 선거가 된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20대 직장인 여성 B씨는 “친구들에게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송영길 후보는 알고 있었다”며 “사실 오세훈 후보가 시장으로 있는 동안 뭘 그렇게 잘했는지 모르겠지만, 서울에서 나고 자란 시민으로서 시장에 대한 충격이 컸던 기억이 있어서 민주당을 찍는 것을 주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B씨는 “아직 마음을 정하지는 못했지만 오늘 이야기를 들으니 송영길 후보가 일을 잘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는 한다”고 언급했다.

테헤란로와 달리 사당 지하철 역 앞에는 일반 시민들보다 지지자들이 많았다. 근처 한 상인은 “지금 이 시간에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시간이 아닌데 길목을 잘못 잡았다”며 “지금 사람들 다 직장에 가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다만 사당에는 인형탈을 쓴 2030 여성들이 다수 눈에 띄었다. 토끼탈을 쓴 한 여성은 “힘내셨으면 해서 왔다. 이런데 처음 와봐서 너무 떨린다”며 종종걸음으로 송 후보가 연설하는 유세차량 쪽으로 달려가기도 했다.

막판 총력전을 벌이고 있는 송 후보는 서울 곳곳을 누비며 지지자들에게 ‘한 표’를 부탁했다. 민주당의 ‘험지’ 서울에서 송 후보는 "한 번만 시켜 달라. 일하게 해달라”며 “오세훈 후보 3번이나 시켜줬는데 일 잘하는 송영길 한 번만 시켜 주라”고 읍소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