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선 서울시장'에 오른 오세훈 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을 하며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4선 서울시장'에 오른 오세훈 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을 하며 직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서울 25개 전 지역구 승리.' 오세훈 서울시장이 6·1 지방선거에서 거둔 결과다. ‘현역 프리미엄’ 덕을 본 오 시장은 서울 전 지역구를 이기며 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이 됐다. 게다가 시의회까지 과반을 차지하며 시정에 임할 동력이 탄탄해졌다는 평가다. 반면 연고 없는 서울에 출마했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패배하면서 정치적 타격이 불가피하게 됐다. 

◇ 오세훈, 2번 연속 서울 25개구 전승 기록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시장은 이번 선거에서 득표율 59.05%를 획득하면서 39.23%에 그친 송 후보를 19.82%p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오 시장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57.5%를 얻어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18.32%p 차이로 이겼다. 이번에는 표 차이도 1.5%p 더 벌어졌다. 

또 오 시장은 지난해와 올해 선거 모두 25개 모든 자치구에서 승리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민주당 후보는 단 한 곳에서도 오 시장을 제치지 못했다. 아울러 전체 425개 행정동에서 모두 송 후보를 눌렀다.  

오 시장은 지난 대선 때 서울 표심보다 더 큰 격차로 송 후보를 이겼다. 지난 3월 치러진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서울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보자 4.83%p 높은 득표율을 기록한 바 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기자들과 만나 “작년에는 마음만 앞서서 들어왔다면 이번에는 훨씬 마음이 무겁다”며 “사람의 속을 알면 알수록 신경이 더 쓰이는 것처럼 복잡한 정책의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작년보다 더 큰 엄중함을 느낀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오 시장의 승리는 이것뿐만이 아니다. 절대 열세였던 서울시의회의 지형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국민의힘은 이번에 서울시의회 112석 중 76석을 차지하며 과반을 달성했다. 2022년 서울시 예산 편성 당시 오 시장이 시의회의 반발로 공약사업 예산을 확보하지 못한 것에 비하면, 향후 4년간은 시정 운영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서울은 민주당을 뽑는다’는 공식이 10년만에 사라지면서, 민주당은 ‘텃밭’ 서울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 시장은 지난해 재보궐 선거와 이번 지방선거에서 연속으로 25개 자치구에서 승리했는데, 이는 민주당에서 이탈한 표심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 보인다. 특히 시의회에서도 압승한 것은 오 시장의 시정 운영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표 쏠림’ 현상으로 볼 수 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선거 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눈을 감고 있다. /뉴시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중구 선거 캠프에서 열린 해단식에서 눈을 감고 있다. /뉴시스

◇ 송영길, ‘명분없는 출마’로 책임론 부상

그렇다면 대선 패배 이후 한 달 만에 ‘연고 없는’ 서울에 출마한 송 후보는 어떤 상황일까. 송 후보는 이날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부동산 문제 해법에 대한 자신감 때문에 최종출마를 결심했지만 시민들에게 알릴 수 있을 만한 시간이 부족했던 것이 아쉽다”며 “앞으로 뭘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하지만 서울시를 떠나지 않고 서울 시민으로 살면서 서울현안 문제를 챙겨보고, 특히 서울의 어려운 삶의 현장을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송 후보는 ‘책임론’에 시달릴 전망이다. 송 후보는 ‘대안 부재론’ 속에서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가 됐지만, 출마 과정은 매끄럽지 못했다. 송 후보는 선거 두 달 전인 4월 1일 주소지를 서울 송파구로 옮겼다. 인천에서만 5선 의원을 지냈고 인천시장까지 역임한 송 후보가 연고 없는 서울에서 후보로 나선 것에 대해 ‘명분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어 송 후보는 공천에서 배제되기도 했지만, 당원의 반발로 이후 치러진 국민경선에서 김진애 예비후보를 누르고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됐다.

선거기간 중 일각에서는 당 대표에 인천시장까지 역임한 송 대표가 서울시 선거를 이끄는 위치로 가면서, 기초단위 선거에서 좋은 영향을 줄 것이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왔다. 당시 한 관계자는 “송 후보 지지율이 점점 오르면서 구청장 선거도 ‘해 볼 만 하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투표 결과는 이같은 기대가 무참히 깨졌음을 보여줬다. 민주당은 25개 자치구 중 8곳을 건지는 데 그쳤고, 시의원은 절대 다수였던 4년전에 비해 훨씬 적은 수인 36명만 생환했다. 다만 서울시 자치구 내 구의원 427석 중 국민의힘이 213석, 민주당이 212석을 차지해 전멸은 막았다. 

결국 서울 25개 자치구 뿐 아니라 전체 선거 판세에 큰 영향을 주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했다는 점, 명분 없는 출마를 강행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큰 비판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송 후보는 해단식에서 “8명의 구청장, 36명의 시의원, 200여명의 구의원들이 당선돼 그나마 위안이 됐지만 제가 다른 구청장 후보들 당선에 누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죄송함과 아쉬움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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