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으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무엇보다도 큰 폭으로 적자 전환한 영업이익이 뼈아팠다. 홈플러스는 온·오프라인 경쟁력 동시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은 강서에 위치한 홈플러스 본사 전경. /홈플러스

시사위크=엄이랑 기자  홈플러스는 지난해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으며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무엇보다도 큰 폭으로 적자 전환한 영업이익이 뼈아팠다. 홈플러스는 온·오프라인 경쟁력 동시 강화를 전면에 내세운 가운데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지난달 31일 실적을 공시한 홈플러스는 2021년 회계연도(24기, 2021년 3월 1일~2022년 2월 28일) 매출액 6조4,807억원, 영업손실 1,33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23기) 대비 6.9% 감소(4,855억원↓)했고, 영업익의 경우 933억원에서 1,000억원대를 넘어선 손실을 기록하며 큰 폭으로 적자 전환했다.

세부 실적을 봤을 때 판관비 증가가 적자전환에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매출 대비 원가비율(23기 67.7% → 24기 68.0%)이나 총 이익률(23기 32.2% → 24기 31.9%)의 변동은 0.3% 가량으로 차이는 적었다. 반면 영업활동 간 판매관리에 소요되는 비용인 판관비율의 경우 3% 가량 증가(23기 30.8% → 24기 33.9%)했다.
 
액수로 봤을 때 전기 판관비는 2조2,009억원으로 전년 대비 2.3% 증가(495억원↑)했다. 증가액으로는 주된 요인이라 보기 힘들지만 5,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매출액을 생각하면 뼈아픈 결과였다. 주된 증가 항목은 △지급임차료(257억원↑) △운반비(107억원↑) △광고선전비(100억원↑) 등이다.

악화된 실적과 관련해 홈플러스는 “통상 매출이 높은 연말·연초에 오미크론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고객수가 급감한 것이 매출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각종 규제들이 오프라인 유통업체에만 적용된 상황에서 세 차례에 걸친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대형마트가 제외되는 등 경영환경이 악화된 점도 수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인수된 홈플러스의 실적은 지속 악화되는 흐름을 보였다. 지난 2016년 회계연도(19기) 매출 6조6,067억원, 영업익 3,090억원 기록했던 실적은 매출의 경우 2019년 7조3,001억원까지 성장하기도 했다. 반면 영업익은 2017년(20기) 2,699억원으로 하락한 이래 △2018년(21기) 1,510억원 △2019년(22기) 1,601억원 △2020년(23기) 933억원 등으로 지속 하락세를 보여 왔다. 

실적이 하락하면서 홈플러스는 다수 점포를 대상으로 자산유동화(매각)를 진행해왔다. 지난해에는 △대전 탄방점 △대전 둔산점 △경기 안산점 △대구점 등 4곳의 매각이 완료된 바 있다. 이에 반발한 홈플러스 노조는 지난해 9월 총파업을 진행하는 등 사측과 강하게 대치했다. 이후 홈플러스 노사 간 갈등은 지난 2월 △폐점 점포 재입점 진행 등 고용안정을 골자로 한 합의안을 도출해 일단락된 상황이다.

지난해 5월 취임한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는 지난 1월 신년사를 통해 올해 경영 키워드로 ‘데이터 기반 효율경영’을 내세웠다. 아울러 오프라인 점포와 함께 당일·즉시배송 서비스로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올라인(All Line, 온라인+오프라인)’을 핵심전략으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  

오프라인 경쟁력 강화는 기존 점포 리뉴얼(재단장)이 중심이다. 지난 2월 인천 간석점을 리뉴얼해 선보인 ‘메가푸드마켓’은 신선식품‧즉석식품‧간편식 등 식품군을 강화한 특화 매장이다. 비식품 판매 공간의 경우 체험형 전문관으로 개편했다. 주요 취급품은 △와인 △가전 △완구 등이다. 현재 인천지역 6개 매장(청라·송도 등)과 함께 서울월드컵점 등 총 7개 매장이 리뉴얼을 마치고 운영하는 상황이다.

온라인 사업의 경우 홈플러스는 현재 119개 대형마트를 비롯해 252개 홈플러스 익스프레스(SSM, 기업형 슈퍼마켓)에 온라인 물류 기능을 구축하고 배송하는 상황이다. 이에 온라인 매출은 지난 2017년 5,000억원 수준에서 5년간 연평균 20%씩 성장해 전기 기준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이마트·롯데마트 등 주요 경쟁업체도 홈플러스와 흡사한 내용의 전략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경쟁 업체와의 차별화가 향후 성장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에 앞서 이마트는 지난 2020년 월계점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28개 지점 리뉴얼을 완료했다. 이마트는 신선식품 경쟁력을 강화하면서 △주류·베이커리 등 다양한 식품 전문관 △가전·완구 등 전문점과 함께 문화·엔터테인먼트 등 체험형 콘텐츠를 도입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말 잠실점을 리뉴얼한 ‘제타플렉스’를 선보였다. 당시 선보인 와인 등 주류 전문 매장 ‘보틀벙커’는 출시 초기부터 2030세대의 관심을 이끌어냈다. 이에 롯데쇼핑은 지난 3월 있었던 주주총회에서 주류소매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하는 등 보틀벙커를 향후 리뉴얼 전략의 핵심으로 삼은 상황이다.

홈플러스는 자사 리뉴얼 매장이 ‘초대형 식품 전문매장’을 지향하는 만큼 식품군 강화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샐러드존이나 베이커리 등 식품 전문 매장을 전진 배치하고 있고 소비자들에게서 반응도 이끌어내고 있는 상황”이라며 “간석점에서는 37%, 이외 리뉴얼 점포들에서도 10% 내외의 매출신장 효과를 보이고 있는 만큼 현재 7개인 메가푸드마켓을 연내 17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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