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 개최… 내년 하반기 흑자 전환 가능 전망
737-8, 현 기종 대비 연료 효율 14%↑… 원가경쟁력 확보 가능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내년에 새롭게 도입하는 보잉 737-8 기재를 활용해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고 국내 2위 항공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지난 7일 간담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 제주항공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내년에 새롭게 도입하는 보잉 737-8 기재를 활용해 턴어라운드를 이뤄내고 국내 2위 항공사로 성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사진은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가 지난 7일 간담회에서 질의에 답하는 모습. / 제주항공

시사위크|강서구=제갈민 기자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지난 7일 오전 서울 강서구 메이필드 호텔에서 취임 2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장기 사업 전략을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국내외 항공업계는 정상적인 영업이 불가했으며 지난 2년간 힘겨운 시기를 버틴 끝에 위드 코로나에 접어들면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8일부터는 코로나로 인해 규제됐던 인천국제공항의 슬롯 등의 제한도 풀리게 돼 항공사들은 인바운드 수요 확보를 위한 본격적인 국제선 운항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이배 대표는 “코로나 상황에 대규모 적자, 유동성 문제 등을 잘 이겨냈다”며 “(이제) 회복 단계에서 순항 시점이 왔다. 당장 올해는 흑자를 내는 게 어렵겠지만, 정부가 코로나19 규제를 빠르게 풀고 있어 국내 항공 산업도 빠르게 회복할 것이므로 내년 하반기쯤 흑자 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중‧단거리 노선 등의 경쟁력을 복원하고, 장기적으로 국적 2위 항공사로 거듭나는 것을 목표로 내세웠다. 이를 위한 초석은 신 기재 보잉 737-8(B737-MAX8)이다.

김이배 대표는 내년부터 B737-8 40대를 단계적으로 도입해 기단 현대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김이배 대표는 “B737-8은 기존에 사용 중인 737NG 기종에 비해 연료 효율성이 14% 정도 높다”며 “핵심은 신 기종으로, 내년에 우선 5대를 도입해 이를 바탕으로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치솟고, 달러 가치가 높아지면서 항공사들은 유류할증료에 대한 고심이 깊은 상황이다. 국제 유가와 원달러 환율은 상당히 유동적이다. 유가와 달러 가격이 높아지면 결국 항공권 토탈 요금이 높아져 소비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연료 효율이 개선된 B737-8 단일 기재로 기단을 꾸려 운영비를 절감해 항공권을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는 등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고 재무건전성을 개선하겠다는 얘기다.

또한 B737-8의 최대 운항거리(항속거리)는 6,570㎞ 정도로, 현재 제주항공에서 운항 중인 737NG 기재 B737-800 대비 약 1,500㎞가 더 먼 지역까지 취항이 가능하다.

제주항공은 B737-8을 활용해 일본과 중화권(중국·홍콩·대만·태국), 필리핀, 괌, 사이판을 비롯해 싱가포르 등 중단거리 노선에 집중할 계획이다.

김이배 대표는 “동남아시아 대부분 국가는 오픈됐고, 아직 일부 국가에서는 입국 시 코로나19 검사 후 음성증명서를 요구하기도 하지만 올해 연말쯤이면 전부 해제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쯤 2019년 수준까지는 아니겠지만 어느 정도 정상화 단계로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이배 대표는 제주항공 여객 사업 정상화에 속도를 냄과 동시에 항공 화물 사업 진출을 통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계획도 밝혔다. 제주항공은 오는 9일 B737NG 화물기를 도입해 본격적으로 항공 화물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이배 대표는 “여객기 공급이 늘어나 밸리 카고 물량이 늘어나겠지만, 전자 상거래 화물이 꾸준히 성장할 것이기 때문에 사업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해당 항공기도 기존에 사용하던 B737NG 기종과 동일해 유지 관리에 용이하고, 원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주항공은 코로나 시국에 유동성 문제를 지난 2020년과 2021년 유상증자로 2,200억원 정도 유동성 확보를 이뤄내 추가적인 유증 계획은 없는 상황이라는 입장이다.

통합 LCC 출범과 관련해 김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제시한 조건부) 통합 조건이 중국이나 일본 등 해외 당국에서 그대로 승인을 할지, 또 다른 조건을 내걸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5개 항공사 통합으로 통합 LCC가 출범했을 시 운수권이나 슬롯을 우선적으로 그들에게 줄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통합 LCC는 장거리 노선을 가져가겠다고 했는데, 우리는 단거리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나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아직 명확하게 말을 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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