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사가 취임 첫해부터 혹독한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키움증권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황현순 키움증권 대표이시가 취임 첫해부터 혹독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증시 부진으로 증권업황에 먹구름이 가득 끼면서 주가 및 실적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하반기 전망도 마냥 밝지 못해 황 대표의 어깨가 무거울 전망이다.

◇ 호시절 다 지났나… 증시 침체에 실적 휘청

황현순 대표는 올해 1월부터 키움증권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는 그룹 총괄 부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현 전 대표의 후임이다. 이현 총괄부회장은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그룹 총괄부회장으로 영전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증시호황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 클럽 입성에 성공하며 실적 축포를 쏜 곳이다.

이달로 취임 6개월째를 맞은 황 대표의 발걸음은 무거울 전망이다. 1분기 저조한 성적을 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키움증권의 1분기 연결기준 순이익은 1,4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8.6% 줄어든 2,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감소와 운용 부문 부진 등이 실적 악화 배경으로 제시됐다. 

지난해까지 호황을 누리던 증시는 올해 들어서 빠르게 가라앉았다. 미국발 긴축 정책,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겹치면서 국내외 증시는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이에 투자자의 주식거래도 줄면서 증권사들의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도 쪼그라들기 시작했다. 

여기에 키움증권의 경우, 위탁매매부문 외에 다른 부문도 신통치 못한 실적을 내면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풀이됐다. 이에 대해 김은갑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0일 보고서를 통해 “위탁매매부문이 부진할 때 이를 만회해주던 여타 부문도 부진했다”며 “운용손익은 320억원으로 전 분기대비 적자전환했고, 실적 안정성을 높여주던 기업금융수수료도 전 분기 대비 18%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 하반기 증시 전망도 불확실성 높아… 키움증권 수익 다변화 과제 부상  

당분간 증시 상황은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물가 쇼크와 긴축 공포로 증시 전망은 우호적이지 못한 분위기다. 이는 위탁매매 수수료 수익 비중이 높은 키움증권 입장에선 심란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키움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문 시장점유율 1위 증권사다. 증시 상황이 좋아 주식거래량이 늘면 수익이 크게 뛸 수 있으나, 반대의 상황이 되면 실적이 악화될 수 있는 구조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황 대표의 어깨는 무거워진 상황이다. 위탁매매 부문 외에 IB 등 다른 부문에서 수익성 강화가 보다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키움증권은 최근 종합금융투자회사로 지정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으로서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를 기회 삼아 황 대표는 사업구조 다변화와 IB 역량 강화를 꾀해야 하는 숙제를 마주하고 있다.

더불어 주가 부양도 그의 숙제로 지목된다. 키움증권의 주가는 증시 호황과 실적 호조에 힘입어 지난해 1월 11월 장중 한때 16만7,500원 선까지 치솟았다가 1년 넘게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해 들어선 10만원대 밑으로 떨어지면서 부진한 흐름을 이어왔다. 증시 침체로 증권업황 부진 우려가 커지면서 증권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키움증권은 지난달 자사주 매입 등의 카드를 꺼내 주가 견인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과연 녹록지 않는 시장 상황을 딛고 황 대표가 실적과 주가 부양을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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